|
좌중유강남객(座中有江南客)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 가운데 강남에서 온 손님이 있다는 뜻으로, 말을 삼가거나 경계하여야 할 인물이 있음을 비유하는 성어이다.
座 : 자리 좌(广/7)
中 : 가운데 중(丨/3)
有 : 있을 유(月/2)
江 : 강 강(氵/3)
南 : 남녘 남(十/7)
客 : 손 객(宀/6)
강남에서 온 손님이 있는 자리에서 강남의 이야기를 하면 이따금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옴, 곧 말을 삼가야 함을 이르는 말이다.
강의 남쪽지방을 일컫는 강남(江南)은 지역마다 다수 있다. 강남이라 하면 서울 한강(漢江)의 남쪽으로 많은 사람이 알아듣는다. 개발된 지 50년 조금 넘었어도 대표적인 부촌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수우강남(隨友江南)이나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할 때의 강남은 물론 우리나라가 아니다. 중국에서 장강(長江)이라 불리는 양자강(揚子江)의 남쪽을 가리킨다.
이중삼중의 은유가 있어 복잡하지만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가운데(座中有) 강남에서 온 손님이 있다(江南客)는 말은 기피하거나 경계해야 할 인물이 있으므로 말을 조심하라는 것을 비유한 성어다.
우선 당(唐)나라 말기 정곡(鄭谷)이란 시인의 시구부터 보자. 정곡은 7세 때부터 시를 잘 지었다고 하며 전당시(全唐诗)에 300곡이 넘는 시가 수록돼 있다는 대시인으로 꼽힌다.
그가 지은 '석상이가자(席上貽歌者)'란 시의 뒷부분이다. '좌중에 또한 강남의 나그네 있으니, 봄바람 향해서 자고새를 노래하지 마세요(座中亦江南客 莫向春風唱鷓鴣).'
자고(鷓鴣)는 꿩과의 메추라기와 비슷한 자고새를 말하는데 당시 유행했던 노래 자고곡을 가리켰다고 한다.
자고새는 날 때 남쪽으로만 날지 북쪽을 향하지 않는다(鷓鴣飛但南 不向北)는 특성을 지녔다고 여러 책에서 설명한다.
또한 자고새의 우는 소리가 '가면 안 돼, 형'이란 뜻의 행부득야가가(行不得也哥哥)라고 들려 슬프고 구성진 가락으로 여겼다. 그래서 자고를 노래한 가사마다 헤어질 때 험난한 인생살이나 이별의 슬픔을 표현했다고 한다.
만약 사람의 가슴 속을 후벼 파는 애절한 이 노래를 부르면 자고새의 울음소리의 의미를 알고 있는 강남의 손님은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게 된다.
분위기 깨는 자고새의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한 것에서 자리를 같이 한 사람 중에 기피하거나 경계해야 할 인물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부처님의 심오한 가르침을 제자 가섭(迦葉)만이 알아듣고 염화시중(拈華示衆)의 미소를 지을 수도 있다.
특수한 전문가들의 모임 말고 일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강남의 손님만 알아듣는 고차원의 이야기를 한다고 흥미를 돋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도사 앞에서 요령 흔든다'고 핀잔만 받는다.
어디까지나 청중의 성향이나 수준을 잘 알고 이야기를 끌어가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말로써 인기를 끄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 座(자리 좌)는 ❶형성문자로 坐(좌)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엄호(广; 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坐(좌; 봉당에 사람이 마주 앉은 모양)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집 속의 앉는 곳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座자는 '자리'나 '지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座자는 广(집 엄)자와 坐(앉을 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坐자는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앉다'는 뜻을 갖고 있다. 座자는 이렇게 '앉다'는 뜻을 가진 坐자에 广자를 결합한 것으로 '집안에 앉는 곳' 즉 '자리'라는 뜻을 표현했었다. 고대에는 사람의 지위에 따라 앉는 위치도 달라졌었다. 그래서 座자에는 '계급'이나 '지위'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座(좌)는 (1)앉을 자리. 자리 (2)집이나 불상(佛像)이나 겨울 따위 일정한 물체(物體)를 셀 때에 쓰는 단위(單位) (3)일정한 명사(名詞)에 붙어서 별의 자리나 불, 보살(菩薩)을 안치(安置)하는 대좌(臺座)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자리 ②지위(地位) ③깔개, 방석(方席) ④기구(器具)를 설치하는 대 ⑤좌(座: 산이나 탑을 세는 단위) ⑥별자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자리 석(席)이다. 용례로는 앉는 자리를 좌석(座席), 앉은 차례를 좌수(座順), 마주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좌담(座談), 여러사람이 모인 자리를 좌중(座中), 자리에 꽂힌 바늘이라는 뜻으로 좌불안석을 이르는 말을 좌침(座針),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으뜸이 되는 어른을 좌장(座長), 밑에 깔고 앉는 방석을 좌구(座具), 권력을 잡고 있는 자리를 권좌(權座), 집터의 위치를 가좌(家座), 별자리를 성좌(星座), 자리에 앉음을 착좌(着座), 여러 사람이 함께 모임 또는 그 자리를 회좌(會座), 사람들이 가득하게 앉은 자리를 만좌(滿座), 맨 끝의 자리를 말좌(末座), 윗자리 또는 높은 자리를 상좌(上座), 일정한 차례나 간격으로 벌여 놓음을 열좌(列座), 어떤 자리에 나가거나 나옴을 출좌(出座), 두 사람이 앉는 자리를 복좌(複座), 늘 자리 옆에 적어놓고 자기를 경계하는 말 또는 가르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를 일컫는 말을 좌우명(座右銘), 어떤 문제를 중심으로 좌담을 하는 모임을 일컫는 말을 좌담회(座談會), 고귀한 벗들이 자리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마음이 맞는 고귀한 벗들이 많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모임을 가졌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고붕만좌(高朋滿座) 등에 쓰인다.
▶️ 中(가운데 중)은 ❶지사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물의 한가운데를 상하로 통하는 세로 금으로 중심, 중앙을 뜻함과 형제를 위로부터 차례로 伯(백), 仲(중), 叔(숙), 季(계)라고 일컬을 때의 仲(중)으로서 쓰인 것이다. 또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상형문자로 中자는 '가운데'나 '속', '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전에는 中자가 무언가를 꿰뚫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이것이 군 진영에 깃발을 꽂아놓은 모습을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中자는 진지 중앙에 펄럭이는 깃발을 그린 것으로 '가운데'나 '중앙'을 뜻하고 있다. 中자가 '중앙'이라는 뜻으로 쓰이다 보니 때로는 '속'이나 '안', '마음'과 같은 사물의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中(중)은 (1)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의 뜻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냄 (2)등급 같은 것을 上中下(大中小)로 구분할 경우 그 가운데 등급 중등(中等) (3)중국 (4)장기판에서 끝으로부터 둘째의 가로줄을 이르는 말 (5)마음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운데 ②안, 속 ③사이 ④진행(進行) ⑤마음, 심중(心中) ⑥몸, 신체(身體) ⑦내장(內臟) ⑧중도(中途) ⑨절반(折半) ⑩장정(壯丁) ⑪관아의 장부, 안건(案件) ⑫가운데 등급 ⑬중매(仲媒), 중개(仲介) ⑭중국(中國) ⑮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다음 ⑯가운데에 있다 ⑰부합하다, 일치하다 ⑱맞다, 맞히다, 적중시키다 ⑲급제하다, 합격하다 ⑳해당하다, 응하다 ㉑뚫다 ㉒바르다, 곧다 ㉓가득 차다 ㉔이루다, 이루어지다 ㉕고르다, 고르게 하다 ㉖간격을 두다 ㉗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깥 외(外)이다. 용례로는 중도에서 끊어짐을 중단(中斷), 한가운데를 중심(中心), 사방의 중심이 되는 곳을 중앙(中央),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중추(中樞), 일이 되어 가는 동안 중도(中途),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를 중용(中庸),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를 중추(中樞),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중립(中立), 길을 가고 있는 동안 도중(途中), 하늘이나 하늘 가운데를 공중(空中), 마음 속을 심중(心中), 도시의 안을 시중(市中), 정신을 집중시킴을 열중(熱中), 눈의 안이나 마음속을 안중(眼中), 코의 밑과 윗입술 사이의 우묵한 곳을 인중(人中),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석몰촉(中石沒鏃), 쏜 화살이 돌에 박힌다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석몰시(中石沒矢),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일컫는 말을 중상모략(中傷謀略), 일을 하다가 끝을 맺지 않고 중간에서 그만 둠을 일컫는 말을 중도이폐(中途而廢), 마음속의 욕망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외부의 사악을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중경외폐(中扃外閉), 중원의 사슴이라는 뜻으로 천자의 자리 또는 천자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중원지록(中原之鹿), 중립을 취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중립불의(中立不倚),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마음속에 일정한 줏대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중무소주(中無所主), 덕성이 발라서 과불급이 없는 화평한 기상을 일컫는 말을 중화지기(中和之氣),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함을 일컫는 말을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의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이나 흐지부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야무야(有耶無耶),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일컫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다리가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박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서주(有脚書廚), 만물은 조물주가 만드는 것이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유생불생(有生不生),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됨을 이르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있으나 마나 함을 이르는 말을 유불여무(有不如無),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입은 있으되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정이 거북하거나 따분하여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유구불언(有口不言), 행동이나 사물에 처음과 끝이 분명함 또는 앞뒤의 조리가 맞음을 일컫는 말을 유두유미(有頭有尾),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융통함을 이르는 말을 유무상통(有無相通), 장차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위지재(有爲之才),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변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위전변(有爲轉變), 가기에 잎을 더한다는 뜻으로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달아서 일부러 과장함을 이르는 말을 유지첨엽(有枝添葉),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등에 쓰인다.
▶️ 江(강 강)은 ❶형성문자로 冮(강)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 강; 크다)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江자는 '강'이나 '양쯔강'을 뜻하는 글자로, 水(물 수)자와 工(장인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땅을 단단하게 다지던 도구인 '달구'를 그린 것이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범람하는 강을 다스리기 위해 둑을 쌓는 치수(治水) 사업을 했었다. 그러니 江자에 쓰인 工자는 흙을 높이 쌓아 물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江자는 본래 양쯔강으로도 불리는 중국의 장강(長江)을 지칭하던 글자였다. 예를 들면 중국 상서(尙書)에서는 민산도강(岷山導江)이라 하여 민산(岷山)에서부터 양쯔강(江)까지 물길을 잘 다스렸던 우 임금의 업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江자는 '양쯔강'을 이르던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江자는 큰 하류를 통칭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江(강)은 ①강, 큰 내 ②양자강(揚子江) ③나라의 이름 ④별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물 수(水),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산 악(岳)이다. 용례로는 강과 산을 강산(江山), 강의 남쪽을 강남(江南), 강의 북쪽을 강북(江北),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강풍(江風), 강물이 흐르는 가에 닿는 땅을 강변(江邊), 강물의 흐름을 강류(江流), 강에서 나는 모래를 강사(江沙), 강 기슭을 강안(江岸), 물 줄기가 길고 큰 강을 장강(長江), 강물에 던짐을 투강(投江),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떨어져 있음을 격강(隔江), 강물을 건넘을 도강(渡江), 가까운 곳에 있는 강을 근강(近江), 큰 물이 넘치는 것을 막거나 물을 저장하려고 돌이나 흙 따위로 막아 쌓은 언덕을 방강(防江), 맑게 흐르는 강을 청강(淸江), 세상을 피하여 자연을 벗삼아 한가로이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강호지인(江湖之人), 자연을 벗삼아 누리는 즐거움을 이르는 말을 강호지락(江湖之樂), 마음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며 사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강호산인(江湖散人), 학문이 두각을 나타낸 후 퇴보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강랑재진(江郞才盡), 강이나 호수 위에 안개처럼 보얗게 이는 잔물결 또는 산수의 좋은 경치를 일컫는 말을 강호연파(江湖煙波), 강산은 늙지 않고 영구 불변이라는 뜻으로 불로장생을 비는 말을 강산불로(江山不老), 강과 산 그리고 바람과 달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경치를 일컫는 말을 강산풍월(江山風月), 강산의 도움이란 뜻으로 산수의 풍경이 사람의 시정을 도와 좋은 작품을 만들게 함을 이르는 말을 강산지조(江山之助), 조선시대에 속세를 떠나 자연을 벗하여 지내면서 일어난 시가 생활의 경향을 일컫는 말을 강호가도(江湖歌道) 등에 쓰인다.
▶️ 南(남녘 남, 나무 나)은 ❶회의문자로 울타리를 치고 많은 양을 기르는 곳이 남쪽 지방이었기 때문에 남쪽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南자는 '남녘'이나 '남쪽'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南자는 악기로 사용하던 종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南자의 갑골문을 보면 상단에는 걸개가 있고 그 아래로는 종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南자는 종의 일종을 그린 것이었지만 일찍이 '남쪽'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이 종은 남쪽에 걸려있던 것이기 때문에 '남쪽'을 뜻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유래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南(남, 나)은 (1)남쪽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남녘, 남쪽 ②남쪽 나라 ③풍류(風流)의 이름(아악의 이름) ④임금 ⑤벼슬의 이름 ⑥시체(詩體)의 이름 ⑦남쪽으로 가다 그리고 ⓐ나무(南無)(나)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북녘 북(北)이다. 용례로는 남쪽으로 내려감을 남하(南下), 남쪽으로 향함을 남향(南向), 북쪽에서 남쪽지방을 침범함을 남침(南侵), 남쪽에 있는 산을 남산(南山), 지구를 적도에서 둘로 나누었을 때의 남쪽 부분을 남반구(南半球), 남쪽으로 난 나뭇가지를 남가(南柯), 지축의 남쪽 끝을 남극(南極), 남쪽에 있는 바다를 남해(南海), 남쪽에서 불어 오는 바람을 남풍(南風), 남쪽으로 보냄을 남파(南派), 남쪽으로 감을 남행(南行), 태평양의 적도 부근에 널리 흩어져 있는 많은 섬들을 포함한 넓은 바다를 남양(南洋), 남쪽에 위치한 나라를 남국(南國), 남쪽에 있다고 하는 큰 바다를 남명(南冥), 성의 남쪽을 성남(城南), 강의 남쪽을 강남(江南), 남쪽으로 넘어감을 월남(越南), 어떤 한계로부터의 남쪽을 이남(以南), 남쪽 또는 남방에 대함을 대남(對南), 남쪽 가지에서의 꿈이란 뜻으로 덧없는 꿈이나 한때의 헛된 부귀영화를 이르는 말을 남가일몽(南柯一夢), 남쪽 가지 밑에서 꾼 한 꿈이라는 뜻으로 일생과 부귀영화가 한낱 꿈에 지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남가지몽(南柯之夢), 남쪽 땅의 귤나무를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 나무로 변한다는 뜻으로 사람도 그 처해 있는 곳에 따라 선하게도 되고 악하게도 됨을 이르는 말을 남귤북지(南橘北枳),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남쪽 지방은 남자가 잘나고 북쪽 지방은 여자가 곱다는 뜻으로 일러 내려오는 말을 남남북녀(南男北女), 남쪽은 배 북쪽은 말이란 뜻으로 사방으로 늘 여행함 또는 바쁘게 돌아다님을 이르는 말을 남선북마(南船北馬), 제대로 되는 일도 없이 이리저리 돌아 다님을 일컫는 말을 남행북주(南行北走), 남곽이 함부로 분다는 뜻으로 학예에 전문 지식도 없이 함부로 날뜀을 두고 이르는 말을 남곽남취(南郭濫吹), 수레의 끌채는 남을 향하고 바퀴는 북으로 간다는 뜻으로 마음과 행위가 모순되고 있음을 비유한 말을 남원북철(南轅北轍), 뜻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의 말을 경멸하여 이르는 말을 남만격설(南蠻鴃舌), 남산의 수명이라는 뜻으로 장수를 비는 말 또는 종남산이 무너지지 않듯이 사업이 오래감을 이르는 말을 남산지수(南山之壽), 아름답고 귀중한 물건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남금동전(南金東箭) 등에 쓰인다.
▶️ 客(객)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各(각, 객)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各(각, 객)은 거리까지 '이르다', '붙들어 두다'의 뜻이고, 갓머리(宀)部는 각처에서 집으로 온 '사람'이라는 뜻이다. 합(合)하여 '손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客자는 '손님'이나 '나그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客자는 宀(집 면)자와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各자는 입구로 발이 들어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입구로 발이 들어오는 모습을 그린 各자에 宀자가 결합한 客자는 '손님이 방문하고 있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손님이란 우리 집에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客자에는 '손님'이라는 뜻 외에도 '나그네'나 '지나간 때', '의탁하다'라는 뜻이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客(객)은 찾아가거나 찾아온 사람으로 '나그네'나 '손님'을 말한다. 또는 일부 명사 앞에 붙어서 ‘주장이 아닌', '쓸데없는’의 뜻을 나타내는 말과 어떤 명사 뒤에 붙어서 어떤 사람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나그네 려(旅), 손 빈(賓),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임금 주(主), 임금 제(帝), 임금 왕(王)이다. 용례로는 보통 회원과는 달리 빈객으로 우대하는 사람을 객원(客員), 손님의 자리를 객석(客席), 손님을 거처하게 하거나 응접하는 방을 객실(客室), 객지에서의 죽음을 객사(客死), 쓸데없는 객쩍은 말을 객설(客說), 나그네 길을 객로(客路), 여객 열차를 객차(客車), 타향에서 거주함을 객거(客居), 길가는 손이 음식을 사 먹거나 자는 주점을 객점(客店), 물건을 항상 사러 오는 손님을 고객(顧客), 차나 배나 비행기 등의 탈것을 타는 손님을 승객(乘客), 영화나 연극 등의 무대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을 관객(觀客), 검술에 조예가 뛰어난 사람을 검객(劍客), 반갑고 귀한 손님을 가객(佳客), 몰래 사람을 찔러 죽이는 사람을 자객(刺客), 술에 취한 사람을 취객(醉客),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묵객(墨客), 의협심이 있는 남자를 협객(俠客), 손이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한다는 뜻으로 주객이 전도됨을 이르는 말 또는 사물의 대소나 경중이나 전후을 뒤바꿈을 이르는 말을 객반위주(客反爲主), 손님을 맞이하여 반갑게 대접함을 일컫는 말을 객인환대(客人歡待), 객지에 있는 보배로운 보물이라는 뜻으로 편지 쓸 때에 객지에 있는 상대자를 높여 쓰는 말을 객중보체(客中寶體), 객창에 비치는 쓸쓸하게 보이는 등불이란 뜻으로 외로운 나그네의 신세를 이르는 말을 객창한등(客窓寒燈),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이르는 말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남에게 매여 있는 사람은 주도적인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을 당해 내지 못하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주객지세(主客之勢), 지나가는 길손과 같이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 또는 세상은 여관과 같고 인생은 나그네와 같다는 말을 역려과객(逆旅過客), 자객과 간사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몹시 독하거나 모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자객간인(刺客奸人),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이르는 말을 주객전도(主客顚倒), 오가는 사람 즉 자주 오가는 수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내인거객(來人去客), 자객과 간사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마음이 몹시 독하거나 모진 사람을 이르는 말을 자객간인(刺客奸人)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