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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가 다되어가는 시점에서도 하늘은 마냥 파랗기만하다 오늘은 아르바이트가 빨리끝나는 날이라 마음이 괜히 조급해진다. 보너스도 받았으니 가는길에 장을 봐가 지호가 좋아하는 계란후라이랑 햄을 사가 밥을 해줘야 겠다. 작은입에서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아이가 생각나자 벌써 마음이 들뜬다. 아마 아이는 지금부터 대문밖에 쪼그려 앉아 자신이 언제오나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5.... 4... 3... 2 . 1.
" 사장님 저 ..먼저 가볼게요.. "
" 이녀석 시계만 보고있었구나. "
" 아니..그게- "
우물쭈물 자신의 시계를 보고 있었다는건 어떻게 아셨는지 털털하게 웃어재끼는 사장님을 보고 그제야 안심이 된다. 지안이꾸벅 인사하자 인심좋게 생긴 남자가 부엌에서 무언가를 잔뜩 챙겨 지안의 품안으로 안겨 주었다.
" 그래. 알아- 이거 가져가 지호나 주렴- 조심하고 응? "
" ..감..사합니다. "
사람의 베푸는 호의가 아직도 어색하기만한지 잔뜩 주춤하다가 지안이 다시 허리를 숙였다. 연거푸 숙이는 허리에 자신이 더아프다며 어서 가라며 손짓하자 지안이 이제서야 조그만가방을 매고는 가게밖으로 나섰다. 지호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랑 간식거리였다.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자신의 일자리는 너무도 편하고 안락한 곳이였다. 오늘따라 왠일인지 조급한 마음이 든다. 파랗기만하던 하늘이 서서히 먹구름이 몰려들자 지안이 걸음을 서둘렀다. 중간엔 눈앞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쏟아지는 폭우에 진우가 사장님이 싸주신 간식거리들을 품안에 들고 뛰기시작했다.
" 흐아... "
10분정도 계속 뛰었더니 숨이 턱끝까지 찼다. 허리를 숙이고 몇번더 숨을 삼키고는 지호가 기다리고 있는 집안으로 들어갔다. 창문이 없어서인지 집안은 온통 물바다였고 이제야 지호가 있을 집이 이런상황이란것을 깨달은 지안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자신의 동생을 찾았다.
" 지호야. "
" ..아..빠.. "
창문으로 쏟아지는 비를 다 맞고 있었던건지 머리는 흠뻑 젖은 지호가 자신을 힘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동생 상태가 이상했다. 작은몸집이 숨쉬는것도 버거워 콜록이며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아이는 이미 뜨겁게 열이 나고 있는 상태였다. 계속 자신을 찾으며 뜨거운 숨을 내뱉는 아이를 안아들고 지안이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이렇게 심하게 아픈 아이는 처음이라 심장이 쿵쿵 뛰었다.
" 으엥... "
좀처럼 투정을 부리지 않던 지호가 열에 들떠 지안의 목을 끌어안으며 연신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지호의 둥그란 눈에서 눈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자 지안이 그런 지호를 힘주어 껴안고는 폭우치는 빗속을 헤쳐나갔다. 이미 젖은 자신의 남방을 벗어 지호를 덮은 지안이 속살을 다비추는 하얀색 반팔티셔츠만을 걸친체 동네에 있는 병원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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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 커다란 창문에 부딪히며 떨어지는 비를 무심코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언제였던가 자신이 구해준 하얀얼굴의 소년이 떠올랐다. 그리고는 곧 쓰러질껏같은 낡은집을 생각해내고는 승현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무너진거 아냐?
" 저기. "
" 뭐. "
" 아니...아니에요. "
" 이새끼가 진짜! "
요새따라 자신을 너무 무시하는 펠틴을 보며 승현이 긴다리를 들어올리고는 곧 걷어찰것 같은 포즈를 취했다. 확씨. 저리안가? 펠틴은 그저 개같은성격의 주인을 침울한듯 바라보다가 다시 하늘이 뚫어진것처럼 쏟아지는 비를 올려다 보았다. 괜찮을까? 창문이 없던 집안에서 비를 맞고있을 두형제를 생각하고는 펠틴이 급히 현관으로 향했다.
" 어디가 "
" ..... 아무래도 그 두명을 데리고 와야 될것같아서요. "
" 지랄하지말고 가만히 있어. 인간을 어디 데리고와 - "
" 그렇지만. "
" 그렇지만이고 저렇지만이고 안돼. "
자신의 주인의 단호한 표정에 펠틴이 덩치에 안맞게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그 착해보이는소년은 자신의 제안을 거절할생각인듯 싶었다. 폐라고 생각하는걸까. 후두둑. 쏟아지는 빗방울에 펠틴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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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
간호사는 빗속을 해치고왔는지 흠뻑젖은 소년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얀 티셔츠는 그대로 속이 비쳐 푸른 멍이 잔뜬든 피부를 그대로 노출했고 소년의 입술은 파랗게 질려 덜덜 떨면서도 자신의 품안에 있는 아이를 간호사에게 보였다.
" 아이가...아퍼서...그래서- "
" 잠시.. 열이 심하네. 기달려요 의사선생님불러올테니까. 여기 잠시 눕혀놔요. "
병원응급실이 으레다그렇듯 복도에 있는간이 침대에 지호를 눕혀놓은 지안이 입술을 꾹하니 깨물었다. 열에 들떠 제정신이 아닐텐데도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놓지 않는 작은 손을 보자니 가슴이 묵직해져온다.
" 크흠. "
" 아..... "
하얀 가운을 입은 사내가 지호의 살펴보더니 간호사에게 이것저것을 지시해놓고는 등을돌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의사가 아이를 살펴본시간은 3분조차 되지 않았다. 그억울함에 잠시 사라져가는 뒷모습에 의사를 응시하던 소년이 간호사에 물음에 바로 고개를 다시했다.
" 아이가 몇살이지? "
" ...네..이제 6살.. "
" 어머..6살인데 이렇게 작아? "
소년의 표정이 어두워지는것을 느낀 간호사가 헛기침을 하고는 소년에게 종이를 내밀었다.
" 일단. 상태가 많이 안좋은거 같아. 여러가지 검사부터 해보고 이거 적어줄래? 하루정도 입원해야 될거같거든? 부모님은? 다른 보호자는 안계시니? 젖은 옷부터 갈아입혀야겠다. 여기 싸인하면 바로 입원복이랑 의사선생님 다시 불러줄게. "
지안이 간호사가 나눠준 서류종이에 조목조목 빠르게 인적사항을 적었다. 그리고 마지막 싸인까지 정갈하게 자신의 이름을 한번더 써놓은 지안이 간호사에게 넘겨주자 간호사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아무말없이 지호에 병실을 안내했다. 병원냄새가 그득한 병실안은 텔레비젼소리에 비가와서인지 평소보다 크게 울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간호사가 오자 목소리를 줄이긴했지만 그것도 금방이었다. 다시 왁자지껄 하게 떠드는 소리에 간호사가 한숨을 내쉬고는 지호의 작은 병원복을 건네준 간호사가 지안의 상태를 보고는 혀를 끌끌 찼다. 너도 젖었잖니. 일단 너도 하나 갖다줄테니 입고있어. 금방의사선생님 모셔올께. 재빨리 돌아서는 간호사 뒤에 꾸벅 인사를하고 침대위에 누워 금방이라도 꺼질듯 색색이는 소리를 내며 자신을 향해 다시 손을 뻗는 지호에 손을 잡아주고는 조심조심 아이의 옷을 벗기고 병원복을 입혔다.
" ..아빠.. "
" ...응-"
" 아빠... "
" 이제 괜찮아질꺼야. 의사선생님 온데. "
" ..응.. "
" 집에 아이스크림 많이 있어.. 그러니까.. "
지금쯤 녹아 이상한 모양이 됬겠지만. 지호가 얼른 낳는다면 지호가 좋아하는 과자나군것질을 양껏 사줄생각이였다. 이렇게 힘이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동생은 마냥 가엽기만해 가슴이 옥쬐어 온다.
" 잠깐 볼게요. "
꽤나 준수하게 생긴 의사가 색색 거리고 있는 아이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더니 긴한숨을 내쉬었다. 부모님은? 아직 안오셨니?
" 제가..보호자인데요.. "
" ..그래? "
지안을 아래위로 훑어본 의사가 그럴만도 하겠군이라는 말을 조그맣게 내뱉고는 아직도 왁자지껄 소리내며 떠들고있는 같은병실 환자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장신의 남자에게 경고를 받은 환자들이 수근수근 의사를 보며 흘낏거렸고 의사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주고는 지호의 뜨거운 볼을 매만졌다.
" 여섯살인데 이렇게 작으면 안돼. 물론 영양불균형으로 체력이 많이 딸리는 상태에 비도 많이 맞으니까 독감을 걸리는게 당연하지. 링거 맞고가 약은 3일치 먼저 줄테니까 그후에 다시 오고 - 영양실조야. 내참 요즘같은 시대에 아이가 영양실조라니. "
혀를 쯧쯧찬 의사가 병실에서 사라지자 언제 조용해 졌냐는듯이 다시 크게 웃으며 떠드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며 지안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신의 탓이다 . 모두 제탓이였다. 나름 잘해오고있다는 생각이 한없이 무너진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1억5천만원이라는 큰 액수의 빛은 아직도 지안의 등에 무겁게 엎혀있었고 집에는 전기와 가스가 나간지 오래였다. 오늘처럼 비가온다면 큰일이었다.무엇보다도 창문을 다시해놓을 돈이없었다.
" 아가. 고개를 저쪽으로하렴. "
링거를 가느다란 팔뚝에 꽂아논 간호사가 울지도않고 링거바늘을 참아낸 지호가 대견스럽다는듯이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었다. 그리고는 형제가 안타까웠는지 안쓰러운 표정을 잔뜩 지으며 지안에게 병원복을 건네주었다.젖은옷은 이리줘. 병원에 탈수기 있으니까 탈수하고 선풍기에 말리면 링거 다맞을때 쯤이면 다말라있을꺼야.
" 아뇨..괜찮아요..제가 ..말릴게요. "
" 괜찮데도. 여기서 기다릴게 얼른 옷갈아입고 나와. " " ...정말 괜찮아요.. "
" 젖은옷 줄때까지 안가고 기다릴테니 알아서해 "
".....감사합니다. "
허리를 꾸벅 숙인 지안이 지호를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고는 화장실로 향했다. 아무래도 아르바이트를 하나더 구해야 될것 같다. 조금있으면 지호 초등학교도 다녀야할텐데 빛은 더욱 늘어날것만 같아 걱정이다. 화장실 칸막안으로 들어가 비에 잔뜩 젖을 옷을 벗으려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낑낑 거리며 낡은 청바지까지 벗은 지안이 병원복을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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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됐어요. "
" 뭐? "
" 못됐다고요!! "
비가 한참 쏟아진 어제 삐진듯이 잠들었던 펠틴이 화가난다는듯이 울분을 터뜨리자 승현이 기가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지금 뭔개소리야.니가 나한테 진짜 한번 혼나야겠구나. 벌떡 일어나자 펠틴이 움찔하는게 느껴졌지만 거기에 미칠 승현이 아니였다. 성큼성큼 긴다리로 펠틴앞에슨 승현이 빡하고 엉덩이를 걷어찼다.
"으악. "
" 니가말하는 둘이 누군데. 여자야? 그래? 그래서 니가 아주 미친듯이 도울려고하는구나. 그치? 여자지? 이 변태같은 새끼야. "
" 아닙니다. "
절대 아니라는듯이 고개를 붕붕 저은 펠틴이 훅 하고 한숨을 뱉었다. 자신은 나름 정중하고 예의 있는 사신이것만. 이남자 앞에서면 마냥 철부지 어린아이같은 느낌이 든다. 어젠 잘 견뎌냈을까? 창문밖으로 시선을 던지던 펠틴이 쇼파에 뒹굴누워 에어컨 리모컨을 다시 쪼물딱 거리는 자신의 주인에게 한심하다는듯이 고개를 저었다.
" 이돼지새끼!! 너 내 뒤에서 뭐했어! "
"헉."
자신의 조그만 반항을 알아차린 승현이 마냥 놀랍다는듯이 눈과입이 떡 벌어진 펠틴을 보고 승현이 이를 갈았다. 이 개새끼. 진짜 뭔짓했구만. 뒤가 꾸려서 슬쩍 찔러보았더니 역시나가 역시나다. 승현이 던지는 쿠션을 피해낸 펠틴이 빠르게 앞치마를 매고 소리쳤다.
" 딸기 쉐이크 대령하겠습니다!! "
" ...이런 돼지새끼가."
금방이라도 살벌한눈으로 한대칠것같은 눈이 조금은 수그러듯 하자 펠틴이 씩 웃었다. 그래봤자 자신의 주인은 딸기를 환장하듯이 좋아하는 게으름뱅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띵동.
" 뭐야 어떤새끼야 - "
나지금 기분안좋은데 너마치 잘걸렸다는듯식의 눈빛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승현이 병원복을 입고 자리에서 서성이는 형제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쟤넨 뭐야.
-달칵.
지안이 지호를 꼭 껴안고 열리는 검은색 문을 멍하니 응시했다. 급하게 뛰어온건지 지안의 하얀 이마에는 땀으로 젖은 머리가 잔뜩 헝크러져있었다.
" 아... "
" ......뭐냐? "
삐딱하게 서서 자신을 날카롭게 보는 사내는 저번에 자신을 구해줬던 그 사람이였다. 놀란듯이 깜빡이던 지안이 지호를 고쳐안고는 허리를 꾸벅 숙였다.
" 저..저기..일자리를..구하신다고해서. 숙식제공이랑...그래서 왔는데.. 혹시 구하셨나요.. "
" 뭐야.. 누가 뭘제공하고 뭘구해."
" 그게..."
우물쭈물 소심한 눈초리로 승현을 흘낏 거리던 소년이 다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해요. 제가 잘못찾아왔나봐요.
" 아니야! "
헐레벌떡 뛰어왔는지 앞치마를 고대로 입고나온 펠틴이 승현을 옆으로 밀어내고 주안을 잡아당겼다.
" 아니야. 여기있어. 숙식제공에 오천만원선불 맞습니다! "
" ...아 "
눈이 동그래져선 승현과 펠틴을 보던 주안이 다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아니... 죄송해요 역시...
" 뭐가 역시입니까. 얼른들어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승현의 살벌한 눈초리가 펠틴의 뒷통수를 후려 쳤지만 펠틴은 그마저도 상관없다는듯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지안의 팔뚝을 잡고 집안으로 안내했다. 정말이지 오지랖이 넓은건지 착한건지. 아니면 생각이 없는건지 도무지 알수없다며 승현이 분하다는듯이 대문을 걷어찼다. 씨발. 저돼지새끼는 내말을 쳐들을려고 하지않아.
연재가 조금 늦었지요..죄송합니다. 조금씩밖에 안써져서.그래도 다음부터는 빨리 쓰도록 노력할게요 부족하지만 매번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부탁합니다. ㅠ.ㅠ 댓글이 없으니 쓸힘마저 나오질 않네용.. |
첫댓글 러브라인은 어떻게될까ㅎㅎ
아기 너무 불쌍해요 ㅜㅜ 주인공도 형이 아빠가되고 넘 불쌍하네요ㅠㅠ 다음편 기다리고 있어요
재밌어요ㅋㅋㅋ다음편다음편ㅜㅜ잘봤어요~
지안이와 지호 형제 너무 애처롭네요.
승현이는 지도 두 형제 걱정했으면서 왜이렇게 까칠할까요...나중에 후회할려고...
오늘도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승현이 지안일 어케 대해줄지 ㅋㅋㅋㅋㅋ 기대되네요 ㅋㅋ 펠틴도 귀여워욬ㅋㅋ
젬있게 보고가요...
안들어오는줄 알고 걱정했는데 역시 들어오게되는군요ㅜㅜ아가가 이제아프지않았으면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