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무한능력을가진무느님
언니들 하잇?
콧구멍이 벌렁 벌렁 해지는 콧구멍방
콧구멍이 벌렁 벌렁해진 나를 위해
감성 돋고 생각이 너므 많아서 멍때리는 내가 쓰는
좋은 시+ 좋은 글귀를 써보게씀~
( 시 )
당신이 지진이라면
김행숙
여보세요, 떠나겠다는 나의 결정이 두려워요. 당신으로부터 먼 곳에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당신이 지진이라면 먼 곳에서 지진이
란 무엇일까요? 호숫가의 오리들도 놀라지 않아요. 나는 낮잠을 깨지
않아요. 네 시간 다섯 시간이 흘러가요. 나의 낮잠은 비뚤어진 입을
틀어막고 한량없이 귀가 커져요. 펄럭이는 귀는 검은 밤에 젖어요. 귀
가 커다래지니까 이곳이 얼마나 조용한 곳인지 알겠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내가 옛날 전화기를 들고 있다면 검은 전화선을
따라 수억 개의 지붕 위를 건너 텔레파시의 화신처럼 나타날 수 있을
까요. 옛날의 연인들은 전화선을 손가락에 감거나 목에 감았어요. 주
술 같은 것이었어요. 허공을 만지는 일도 그런 걸까요? 허공에 대해
공부했다는 한의사는 내게 생활습관을 고치라고 말했어요. 밤에 잠을
자고 아침에 밥을 먹고 그리고 허공을 자꾸 만지지 말라고 했어요. 여
보세요, 여보세요, 귀를 막은 채 비명을 지르지 말라고 했어요. 침을
맞으라고 했어요.
나의 아침에 당신은 저녁 8시예요. 당신의 새벽에 나는 오후 2시에요.
먼 곳, 먼 곳, 먼 곳을 향해서 당신이라고 부르는 오후 2시에 나는 또
손이 저려요. 오후 3시에 침을 맞아요. 식전 30분에 나는 한약을 먹어
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는 먼 곳의 지진을 느끼지 못해요. 먼 곳에
서 당신이 죽을까봐 두려워요. 당신이 죽은 지 일년이 지났는데 나는
슬퍼하지도 못했을까봐 진짜 두려워요.
( 이 시 보자마자 아! 내가 찾던 시다 이러면서 반함♥
필사만 열번을 한듯?)
차이와 통일성
김행숙
너의 손목은 술병 근처에서 손을 펼친다. 식탁 위에 동그랗게 빛이 모아져 있었다
언젠가 나는 크게 화를 낸 적이 있다. 누구에게? 혼자 잠을 깬 너에게? 혼자 잠을 잔 나에게?
가끔 나의 감정으로부터 분리되는 것 같다. 나는 나의 기쁨의 솜털을 모르며.
나는 나의 고통의 소용돌이를 모르며. 나는 나의 사랑의 부리로 쪼아대는 검은 바위를 모르며.
모르는 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졸다가..졸다가..깬 것처럼 어쩔 줄 모르는 순간이 찾아왔던 것이다.
기차를 타고 있었다면 백 킬로미터,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면 천 킬로미터쯤 옮겨갔을 것이다.
산의 허벅지를 뚫고 갔으며, 구름의 깊은 복부를 찢으며 날아갔을 것이다.
비행기가 조금 흔들렸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안내방송이 정중한 문어체로 흘러나왔다.
누가 비명을 지를 것인가
메아리처럼 돌아오는 것들이 잠옷을 입고 있었다.
침대에서 조용히 사라진 너의 손목이 술병 근처에 나타난다.
술병이 너의 푸른 손목 근처에서 도드라진다.
너의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란 그런 것.
술병, 비 내리는 창문, 오전 두 시의 슬리퍼와 오후 두 시의 슬리퍼, 안경, 손톱깍이...
너는 또 발을 쥐고 웅크리고 있다.
톡, 톡, 손톱깍이가 내는 소리에 중독된 너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손톱과 발톱을 가진다.
너는 안경을 벗었다, 썼다, 벗었다, 네가 또 안경을 쓸 때.
또 안경을 벗을 때. 너는 변하는 것에 중독됐는가. 변하지 않는 것에 중독됐는가.
너의 죽음은 언제부터 네 주변을 어슬렁거렸는가.
(당신이 지진이라면 때문에 '타인의 의미' 시집도 빌려버림 반함 또 반함!)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란 걸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것도 필사 열번은 한거 같다 너므 좋아♥)
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아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놓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몇 날 밤을 잠 못 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그대의 그 말은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을 한 알 한 알
들어내고 적갈색의 빈 병을 환하게 했었지.
아, 그곳은 비어 있는 만큼 그대의 마음었지.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 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
한밤, 약병을 쥐고 울어버린 나는 알았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사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
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다.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끝에 역력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묻은 손으로 짚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나 이런 시 엄청 좋아해 헤헷...
지금은 나이 드신 분들의 그런 이야기?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ㅠㅠ 넘 넘 좋음!)
남과여
이원규
여는 남의
허벅지에 다리를 올리고
남은 여에게 팔베개를 해주다
입춘의 몸에
고로쇠 물이 오르면 주저 없이 장작불을 지피는 것이니
남은 여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컥 터지는 울음 참기도 하고
여는 그의 속눈물을 받아들여
아이를 배기도 하지만
활활 타올라
아궁이 속 불이 되고
한 줌 재가 될 때까지
굴뚝 연기만 높이 올리는 것이니
누군가
깊은 눈빛이 있어
저기 저
외딴 산마을 강마을
두 평 토방의 남과 여
한 줌
푸른 연기로 오르는 것을
알아보든 말든
(너므 좋음...걍 좋음 시인도 좋고 시도 좋고♥)
( 글귀 )
내가 드라마국에 와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연출의 기본은
드라마는 갈등이라는 것이다
갈등없는 드라마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최대한 갈등을 만들고 그 갈등을 어설프게 풀지 말고 점입가경이 되게 상승시킬것
그것이 드라마의 기본이다
드라마국에 와서 내가 또 하나 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이야기는
드라마는 인생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라마와 인생은 확실한 차이점을 보인다
현실과 달리 드라마 속에서 갈등을 만나면 감독은 신이 난다
드라마의 갈등은 늘 준비된 화해의 결말이 있는 법이니까
갈등만 만들 수 있다면 싸워도 두려울 게 없다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는 준비된 화해의 결말은 커녕,
새로운 갈등만이 난무할 뿐이다.
- 그들이 사는 세상 -
생각해보면 나는 순정을 강요하는 한국 드라마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단 한 번도 순정적이지 못했던 내가 싫었다.
왜.
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상대를 더 사랑하는 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을까
내가 이렇게 달려가면 되는데..
뛰어오는 저 남자를 믿으면 되는데..
무엇이 두려웠을까.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 남자에게 순정을 다짐했다.
그가 지키지 못해도
내가 지키면 그 뿐인거 아닌가.
- 그들이 사는 세상 -
(이 드라마만 스무번은 넘게 본 거 같다
우울할때, 기쁠때, 보고싶을때, 쓸쓸할때...본닷
넘 좋닷! 특히 이 두 대사는 나에 대해서 말하는거 같아서 더욱더!)
노래까지!! 첨부ㅋㅋㅋㅋㅋ
첫댓글 그사세 진짜 짱이지 언니ㅠㅠㅠㅠㅠㅠㅠㅠ글귀 너무 좋다!!!
브금도 시도 다 감성터져 ㅠㅠㅠ 언니 스크랩 해갈게!!!
내가 요즘 생각이 많았솨 ㅠㅠ 메일로 업어가서 힘들때마다 볼께 !!! 고맙고맙 ㅎ
아.. 사랑하고싶다..
아 좋다...그나ㅑㅇ다 좋다..고마워 언닝 ㅜㅠ
남과여조탕 인연... 잔잔해지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네 ㅠㅠ 언니고마워!
시가 너무 예쁘다..
이따 컴퓨터로 다시 보러 올게 지우지 말아주랑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도 시가 너므 좋아..ㅠㅠ 요즘 김행숙 시인한테 푸욱- 빠졌어...
[시] 고마웡
언니거마워 ㅡ3ㅡ 메일로 가져가꼡~
우와 진짜 좋다!!! 보고싶을때마다 읽게 메일로 스크랩해갈게 노래도 너무 좋다!!!
언니 고마워ㅠㅠ 메일로 스크랩해두고 두고두고 읽을까해.. 요즘 맘이 넘 심란했는데 고마워ㅠ
남과 여 좋다 브금도!!! 분위기 있어 완전 !!
[좋은시] 시는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는것같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