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초록,노랑. 3가지 색의 색깔로 어우러진 보도블럭을 연희는 조용히 걷고있었다.
무거워 보이는 빨간색 가방을 꼭잡고 한 전자제품점을 지나고있는데, 낯익은 얼굴과 함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요새 최고의 인기그룹인 'Beloved'였다. 그 중엔 연희의 친오빠
인 연후도 껴 있었다. 왠지 씁쓸한 기분에 연희는 조용히 과거를 회상했다.
' 어렸을적 불의의 사고로 숨진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길러주었던 연희의 사랑하는 오빠, 연후.
철이 들 무렵 부터는 자신이 오빠에게 짐이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차마 떨어질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초등학생때의 학교폭력, 돈을벌기위해 밖에서 살다시피 한 연후. 어쩔수없이 연희는 점점더…
땡깡이 심해질수 밖에 없었다. 그런 연희에게 연후도 지칠무렵, 연후에게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바로, 연예인으로써의 데뷔. 돈을 많이 벌어 예쁜옷과 정원이딸린 동화속의 집에서 살게해주겠다며 웃
으며 연희를 떠나갔던 연후…. 그 뒤로 1여년의 시간이 흘렀고 연후는 가수로써 크게 성공하였다. '
간간히 전화를 해주기는 했지만, 형식적인 내용의 전화였을 뿐이였다. 예를들어 「잘 지내니?」라던지
「시간나면 한번 놀러가자.」,「밥 잘챙겨 먹고 다녀.」등등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마저도 끊긴
상태, 자신은 이미 15살의 작은 숙녀가 되어있었고 오빠는 22살의 화려한 청춘을 보내고 있었다.
보고싶지만 찾아가면 해가된다는 생각에 찾아가지 않았지만 그 날은 너무나 오빠가 보고싶었다.
택시를 잡어 오빠가 머무르는 숙소로 갔다. 팬들로 추정돼는 10대소녀들의 인산태로 나는 접근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검은색의 윤기나는 자동차 한대가 소녀들을 비집고 접근했다.
"꺄아아아아악--! Beloved다--!"
"동민오빠! 여기한번만 봐주세요!"
"건재오빠! 연후오빠! 꺄아아아악--!"
고성방가를 연상케하는 여자들의 비명소리에 나도모르게 귀를틀어막고 있는데, 뒤쪽으로부터
점점더 소리가 가까워져 왔다. 소리가 최고조에 다다랐다고 생각한순간 내가 그렇게 보고싶어
했던 연후오빠가 찌푸린 얼굴로 내옆을 스쳐 지나갔다. 난 너무나 반가워 옷깃을 잡았는데
거칠게 손을 뿌리치며 차가운 한마디를 남겨놓고 숙소로 들어갔다.
"뭐야-넌?"
"………."
'뭐야-넌?' 이라니…. 오빠가 자신을 잊었다는 생각에 나는 너무나 슬퍼서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돈 많이 벌어서 예쁜옷과 동화속에 나오는 집에서 살게해주겠다고 웃으며 떠나간 오빠였다.
하지만 1여년 만에 만난 오빠는 너무나도 틀어져 있었다. 따스한 햇살같은 오빠가 아니라,
최고점의 연예인생활에 찌든 전혀 모르는 사람이였다.
소리지르며 이리저리 밀쳐대는 소녀들을 제쳐 택시를 잡았다. 눈물로 얼룩진 내얼굴을 힐끔
힐끔 쳐다보며 어디로 갈지를 물어보는 택시기사 아저씨…. 나는 잠긴목으로 낮게 대답했다.
"동해바다로…동해바다 아무데나 가주세요…."
"흐흠-네"
지금시각에 무리란것을 알았지만 맘좋은 아저씨였는지 내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동해쪽으로
차를 몰았다. 감겨오는 눈동자로 보이는 세상은 너무나 엉망진창 이였다.
"이봐요,이봐요! 아가씨!"
나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자 신비한 새벽빛이 내 몸안으로 스며들어왔다.
창문을 통해 밖을 보자 강릉 경포대였다. 아저씨께 13만원을 지불하고 백사장을
밟았다. 바다쪽을 향해 걸으려는 찰나, 창문이 열리더니 아저씨께서 내게 5만원을 되려 주셨다.
"무슨…?"
"거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아가씨같은 딸을 둔 아버지로써
충고하나 하는데 죽을 생각이걸랑 일찌감찌 포기하는게 좋소. 아직 할것도 많은 나이에
아까운 목숨 하나 베리서 뭣따 쓸려하는거요? 아픔은 바다속에 묻고 서울로 올라와요.
그럼 이만 내는 가봐야겄소."
그렇게 아저씨는 연기와 자동차타이어 자국을 내며 눈앞에서 사라졌다.
"죽는다라…. 큭큭,그것도 나쁠것같지 않아…"
분명나는 웃고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흘렀다. 이른새벽이라 사람이
없는 경포대 한가운데서 나는 서럽게 울었다. 모든것을 털어내려는듯…. 억지로 아픔을 삼키
려는듯…. 한참을 울었을까 눈두덩이가 따가운 동시에 내앞에 짙은 인영이 드리워졌다.
고개를들어 상대를 확인했는데 순간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고혹스럽게 찢어진눈에
부리부리한 콧날…. 새벽빛에 빛나는 분홍색 입술,설경의 깨끗한 눈만큼 빛나는 새하얀피부.
내 눈만을 똑바르게 쳐다보는 그남자의 눈을 피할수 없었다. 경직돼있는 내 어깨위로 그남자가 손
을 얹더니 낮은 목소리가 공기를 매질로해 내 고막을 울리게 했다.
"너 나와 계약해볼 생각 없다?"
"계약이라니…그게 무슨?"
"나는 스타를 찾고있다. 너가 제격이다. 계약 해본다?"
그는 서툰 한국어로 나에게 계약?을 하자고 했다. 지금의 내 상태는 이성을 따질상태가 아니었
으므로 그 계약을 받아들였다. 그 남자는 눈꼬리가 휘게 웃더니 날 차로 데리고 간다.
은백색으로 빛나는 차. 차에 대해 모르는 나였지만 한눈에 봐도 좋은 외제차라는 것을 알았다.
조수석문을 열어주더니 나에게 타라고 권유하는 남자. 순순히 응한 나는 조수석에 타 안전벨
트까지 완벽하게 매었다. 그런 나를 잠시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보던 남자는 이내 미소를 짓고
는 서울쪽으로 한없이 달리고 달렸다. 뛰어난 승차감에 난 온몸에 모래가 묻어있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잠이 들어버렸다.
첫댓글 고거고거고거..남자 .......사기꾼 아니에요 ????????.... [작가님 다음편 빨리 !!!그리고 길게~~~]
꺄~~ 넘 잼써요 담편 빨리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