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면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 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그건 편집자 마음이라 할수 있다.
다만 이런 기사를 읽고 휘둘리는 사람들이 과연 정확한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것인가는 정말 의문스럽다.
욕을 하고 비판을 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하자.
루머가 사실로 변하면서 최진실은 자살했고 나훈아는 성기를 잃었다. 단 하나의 영향력 있는 언론이 그것이 어찌된 영문인지 비춰줬더라도 균형있게 생각하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늘었을 것이다.
이 글을 다 읽고도 김상곤 교육감에 맞선 경기도의회의 방안이 정말 깡패스럽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다면 그렇게 주장해도 좋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무슨 명분을 내세우는지는 알아보자.
무상급식 관련 경기도 교육감의 방안은 첫번째 시도가 지난 7월달 300명 이하의 학생수를 가진 초등학교에 대한 전면무상급식 방안이다. 그리고 두번째 시도가 이번에 제안한 도내 초등학교 5,6년생 전원에 대한 무상급식이다. 모두 한나라당이 장악한 도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되었다. 여기까진 여러 매체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그 이상은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많은 매체에서 '의도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상대방의 얘기도 들어보자.
경기도의회의 주장은 300명이하든 5,6학년생이든 '전원'에 대한 무상급식은 아직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현재 급식을 위해 지원되고 있는 예산이 300여억 정도인데 이것은 기초생활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계층의 자녀에 대한 예산이다. 이 금액은 이번에 삭감액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돈이다. 즉, 무조건 지원되기로 보장된 액수인 것이다.
여기서 출발해서 교육감은 300명미만의 초등학교 재학생(7월안)이나, 5,6학년 전원(12월안)에게 확대해서 먹이자는 것이고 도의회와 도지사는 그럴 것이 아니라 지금 지원대상인 저소득층의 범위를 넓혀 학년이나 초등학교 학생수에 관계없이 조금 더 어려운 학생들에게 먼저 급식비를 지원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도의회는 5,6학년 전원에 대한 예산(600여억)을 전액삭감하면서 차상위계층에 대한 범위확대를 위한 예산(160여억)을 편성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가?
정리하자면.. 도교육감의 제안대로 통과되든 안되든 당장 내년에
1. 정말 어려운 기초생활대상과 차상위계층 초등학생은 학년과 거주지를 불문하고 급식비를 지원받는다.
그리고 도교육감의 제안이 통과한다면
2. 경기도에 사는 5,6학년 학생은 누구나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다. 그 부모가 사장이든 실업자든 아무런 부담을 받지 않는다. 반면, 단점으로.. 지금 4학년이 되고 급식비를 원활히 내지 못할만큼 어려우나, 기초생활대상이나 차상위계층으로 인정받지 못한 초등학생은 여전히 부담을 지게 된다. 초등학생 전원에 대한 무상급식은 예산부족으로 단계적으로 실행될수 밖에 없으니 어쩔수 없는 현상이다. 이 예산이 600여원 든다.
만약 도의회의 제안이 실행된다면.
3. 5,6학년 전원에 대한 급식은 없다. 그러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차상위계층의 범위는 더 넓어진다. 이를 위한 예산 160여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600-160억 차액.. 400억원 정도를 다른 예산을 위해 쓸수 있다. 예컨대.. 급식실이 없는 학교에 시설을 만들거나 직영을 못해 위탁을 받던 학교가 직영을 위한 준비를 할수 있게 된다.
..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물론.. 이러한 사실을 다 알고도 도교육감의 방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가장 큰 이유로.. 전원무상급식을 해야지 저소득층계층 자녀들이 창피함을 이유로 무상급식비를 신청하지 않고 굶는 현실을 피할수 잇다고 한다.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이유만으로 충분히 급식비를 낼수 있는 초등학생들을 국가예산으로 먹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예산이 풍족해져서 무상교육처럼 전원 무상급식을 할수있다면야 금상첨화다. 하지만 만약 지금 5,6학년에게 돈이 간다면.. 부잣집 자녀의 급식비 몇십만원은.. 아이들 핸드폰 교체비용으로 사용될 것이고..
그 댓가로 1,2,3,4학년 저소득계층의 자녀는 무상급식을 신청할 자격조차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창피해서 무상급식을 신청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면 지원방안을 숨기면서 지원이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는 다른 방식은 도저히 없는걸까??
..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하다.
사실 경기도민도 아니고 진보운동가도 아니고 한나라당 알바도 아니고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 난 아무런 이해관게가 없는 사람이다.
그냥 사람들이 비판과 판단을 할때 한쪽 주장과 의견만을 토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과 진행방향을 알고 했으면 하는 바람때문에 적은 것이다.
살인자를 다루는 법정에서조차 살인자의 진술을 듣는 것이 당연한 절차가 아닌가. 설사 그의 말이 허황되고 논리에 맞지 않아 사형을 언도하고 도덕적으로 비난할지라도 살인자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본 진술을 듣고나서 판단해야 마땅하다.
무상급식의 문제에 대해서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여러 진보언론이 상대방의 의견을 과연 제대로 다룬 적이 있는가. 도의회의 제안대로라면 지원자격이 되겠지만 교육감의 계획대로라면 여전히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내년에 밥을 굶을지도 모르는 3학년 학생에 대한 얘기를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난 경기도의회의 방안이 살인자의 허황된 진술보다도 비합리적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래서 다같이 한번 들어보자고 적어보았다.
감정적인 욕설과 반대가 아니라 논리적인 비판과 의견이라면 언제든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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