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辛丑일 금요일--나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
1. 선일스님이 아침 7시 십분전에 나타났습니다.
등산에 동참하기 위함이죠.
지난번에 와서 하루 유하고 갈 때도 아침에 같이 산에 가려했으나 그때는 비가왔고 이제는 날이 좋네요.
완연한 가을 날씨, 걷기 참 좋습니다.
오늘도 12명이 산엘 갔습니다.
같이 산에 다니니 하시는 말씀 “공기가 참 좋네요, 120살까지 사시겠어요. 이렇게 매일 다닌다구요?”
2. 산에 다녀와서는 북카페에 지홍*선일스님과 같이 앉았습니다. 산행팀에선 콩으로 직접 만든 두유를 산행 후에 한잔씩 주십니다.
허정스님은 피곤하시다면서 산에 안갔죠. 90년대에 허정스님과 같이 살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네요.
숙소는 태화강역 근처에 있는 스타즈호텔로 잡아드렸는데 그 숙소가 무인으로 운영되어서 대략 난감했다고 합니다.
선일스님은 입실 때 고생해서 밤에 나와서 퇴실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충분히 익히고 들어갔다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아침에 나올 때 아예 짐을 다 챙겨가지고 나왔다네요
허정스님은 일어나서 보니 짐까지 챙겨간 것을 보고 약간 당황했다네요...ㅋ
선일스님은 다시 그 호텔에 가고 싶지 않았고 허정스님은 택시타고 절에 왔습니다.
그 사이에 차와 떡, 과일 등의 차담을 드시게 했습니다.
떡 맛있다고 좋아하시네요.
선일스님하고 살 때 떡공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냐고 물으니 법인정사 탄구스님을 만나서 점심 먹기로 했다길래
“밖에서 점심 드셔봐야 먹을 게 없습니다. 특별한 것도 없구요. 우리 보살님들이 음식을 잘하시니 여기서 점심 드셔요.”
저는 밖에 음식보다 절 음식을 좋아하는데 스님들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마침 금요일이라 묘장화보살을 비롯한 금요팀 보살님들이 솜씨가 참 좋거든요.
3. 강장행 보살님이 조카 이름을 지어 달라고 오셨습니다. 4개 정도의 이름을 지어 이중에 선택하라고 권했죠. 보살님은 이중에 제일 좋은 이름이 뭐냐고 물으셨지만 뭐 다 좋죠.
이름을 지으면 다시 지어달라고 하는 오는 분도 있고, 그대로 골라서 쓰는 분도 계십니다.
그런데 지어 가 놓고는 그 이름을 안쓰는 사람도 있겠죠?
이름 지은 후에 보살님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상관견관 사주라서 외부활동 또는 종교활동을 강하게 하는 것이 좋은 형이죠.
그런데 대운이 딱 변하는 시기에 와 있네요.
이렇게 대운이 변하는 때는 갈등이 많을텐데요, 지금껏 해오던 일들에 변화가 있겠네요.
4. 법당에 올라가 사시마지 올린 후에 강의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월성 영가님 6재를 지냈죠.
마치고 나니 12시 20분이 되었습니다. 스님들한테는 12시에 오라고 했는데 자꾸 미안하네요.
그 사이에 어제 시달림 갔던 영가님이 화장을 마치고 반혼재 지내러 오셨습니다.
도성스님 혼자서 지내게 하고는 우리는 공양을 시작했습니다.
금요팀에서는 상다리가 뿌러질 만큼 많은 음식을 준비하셨습니다.
짧은 사이에 대단한 요리를 해주신 보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허정스님은 상황판단을 잘 하시는데, 스님이 많은 관계로 북카페 중앙에서 스님들 6명이 공양하는데도 1층 전체가 자유롭게 곳곳에서 자신의 볼일들을 보고 있으니 이런 개방적인 분위기를 좋게 이야기하시네요.
6재 지낸 강경숙보살님이 스님들 차를 대접해주셔서 우리는 탁자에 둘러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지홍스님이 거의 평생을 진제 큰스님 회상에서 수행하신 것에 대해 서림스님의 질문과 경험담이 시작되었습니다.
본인은 진제큰스님을 친견하고는 실망했고, 그 후 최근 까지 정치적 행보에 대해 역시 실망해서 믿음이 안간다고 했지만, 지홍스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시고 살면서 느끼는 존경심 등에 대해 이야기 하셨습니다.
열딘 토론이 벌어졌는데요, 시간이 어느덧 오후 3시가 되어가네요.
너무 오래 앉아 있으니 포행을 좋아하는 우리 선일스님이 태화강 산책 가자고 제안합니다.
5. 봉고차를 끌고 스님들을 태워 국가정원쪽으로 갔습니다.
강변 도로변 주차는 할 자리가 없고, 전원아파트 앞 둔치 주자장엔 자리가 많더라구요.
저도 국가정원은 오랜만에 걷네요.
국가 정원이 아름답긴 하지만 그래도 산에 다니는 것이 느낌은 더 좋습니다.
평지길은 몸이 개운치 않거든요.
스님들에게 오늘 저녁도 드시라고 하니 선일스님이 즉시 제안하네요.
“오늘은 경양식이 어때요?” “콜”
오늘까지 주무실 계획은 없었지만 특별히 촘촘한 계획을 세우고 다니는 것이 아니니 늦은 오후가 된 이상 울산에서 하루 더 있는 것이 낫겠죠?
포행이 한참일 때 폰을 열어보니 독일에서 손님이 오셨다가 문자가 와 있네요.
포행을 마치고 돌아와 독일보살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 보고 너무 강의가 좋아서 오셨다고 합니다. 제 강의는 그정도 대단치 않은데 그 먼 이국 땅에서 저 같이 소규모 유튜브를 보신 것도 신기하고, 제 강의가 재미있다고 오신 것도 신기하네요.
독일 보살님은 그 유명한 광부*간호사로 파견된 교포셨습니다. 여전히 독일에 거주하고 계신답니다. 한참을 이야기 하다가 ‘스님들과 저녁 공양하러 가니 보살님도 가실까요?’ 했더니 보살님이 저녁공양을 내시겠다는 겁니다.
저녁 드시면서 스님들과 같이 한참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보살님이 저를 찾아 오셨지만 이렇게 좋은 스님들과 함께 저녁공양도 하고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해서 참 좋았습니다.
독일 보살님은 전문 여행가처럼 짐도 간단하고, 잠도 어디서 자도 상관없다고 하십니다.
80세에 이렇게 자유여행이라니 너무나 대단해 보이시네요.
스님들은 ‘야놀자’ 어플로 시청 근처 호텔로 예약해 드렸고, 독일보살님은 회장님께 전화드려서 <홈 스테이>하라고 보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