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아니면 쇼나 하라고?' 뿔난 아이스하키팀 엄마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합의
'메달권 아닌데' 이낙연 발언에 분노
'힘빠진 선수 모습 보기 안타까워'
'1등이 아닌 선수는 쇼나 하라는 건가요!'
한국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수비수 박채린(20)의 어머니 이은영(50)씨는 남북단일팀 논란이 답답하기만 하다.
남북은 지난 17일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평창 회의'에서 결정된다.
10년 넘게 올림픽만 바라봤던 선수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갑작스럽게 ㄱ려ㅑ정된 단일팀 합의 소식에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바라보는 선수 부모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이은영씨는 17일 '화가 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지난해 6월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과 부모들은 분노했다.
부모들이 뜻을 모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평창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단일팀 구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부모들은 '(여자아이스하키가) 어차피 매달권도 아닌데...'라고 말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에 크게 상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어차피 1등을 못하는 선수들이니까 북한 선수들하고 같이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치적인 쇼라 하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며 '올림픽에서 1등 하는 게 선수와 부모들 모두의 목표였는데, 갑자기 희망이 사라진 기분'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결국 누군가는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정치권은 올림픽을 단순한 이벤트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 골리 한도희(24)의 어머니 우희준(52)씨는 '대통령이 하라는데 아이들이 어떻게 반대할 수 있겠는가.
애들만 불쌍하다'고 했다.
11세 때 처음 택그마크를 단 한도희는 13년째 대표생호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주전 콜리 신소정(28)에 밀려 13년 동안 10경기도 뛰지 못했다.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신소정의 부상으로 모처럼 기회를 잡았다.
한도희는 4경기에서 3실점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우씨는 '도희가 올림픽에서 한 경기라도 뛰고 싶다는데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맏언니 한ㅁ수진(30)의 어머니 조효상(61)씨는 '갑자긋러운 단일팀 추진 솟기에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지금은 열심히 운동하라고 조언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