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물결 위로 함께 흐르는 바람 소리와 붉은 노을 바람의 흐름 안에 가만히 머무르다보면 계절이 바뀜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지요. 특히 탁 트인 곳에서 바람에 흠뻑 젖어드는 순간은 그 계절이 흘러가는 순간의 가운데에서 함께 생동하는 '나'를 온전히 감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한 해가 저물어 흘러가는 지금, 작열하던 태양이 붉은 한 숨 내뱉어 하늘 위로 흐르는 주황빛 물결이 흐르는, 이 시간과 장면의 흐름 속에 가만히 여러분의 몸을 맡길 수 있는 공간, 억새 물결이 일렁이는 서울 상암동의 '하늘공원'을 소개할게요. 이미 억새가 드리워진 멋진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마인드; 레터에서는 이 아름다운 순간을 보다 더 잘 감각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니만큼, 그 장면 하나하나를 눈으로 보듯, 향기를 맡듯, 맛을 보듯 함께 감각해볼게요.✨ 꽉 막힌 도로, 빽빽한 빌딩 숲에서 잠깐 고개를 돌려 살짝 길을 틀면 금방 위 사진과 같은 풍경을 접할 수 있어요. 조금 높은 곳에 위치한 언덕이기 때문에 가는 길이 제법 숨이 찰 수 있지만, 쿵-쿵- 소리내며 간만에 힘차게 뛰는 심장을 느껴보며 씩식하게 걸어가보는 것은 어떨까요?(너무 힘들면 코끼리 열차를 이용해주셔도 좋아요.😂) 숨이 차고, 땀구멍에 땀이 차올라 송골 맺히려는 그 순간, 은빛 물결이 드리운 아름다운 풍경이 나타나요. 높이 자란 억새가 너른 들판을 꽉 채운 장관, 파란 바다 혹은 푸르른 들판이 주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지요. 몸을 기울였다 일어나는 수많은 억새들이 이루는 보드라운 파도는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길과 같아요. 그것들이 부딪혀 나는 은빛 파도의 소리는 보드라운 촉감과 대조적으로 시원하고 세찬 소리가 나죠. 하지만 뾰족하지는 않아요. 단지 너른 억새밭만큼이나 가슴 속을 넓고 시원하게 열어주는 힘찬 소리이죠. 이 계절에 느껴지는 바람은 차지만 따뜻해요. 봄볕의 안온함과는 다르지만 자유함이 한껏 느껴지는 청명하고 맑은 바람이 유달리 더 깨끗하고 시원하고, 또 눅진한 노을볕과 어우러진 온기가 느껴지기도 해요. 이 계절의 바람은 유달리 달게 느껴지더라고요. 바람을 타고 불어오는 가을볕에 잘 익은 단풍과 낙엽, 그리고 억새들에게서 느껴지는 향들이 어우러져 코와 혀까지 잘 익은 달달함에 젖어들게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안에서 온전히 이것들을 감각하는 '나'가 정말 생생하게 느껴지지요.✨ 무르익어, 이제 곧 지나가버릴 가을. 이제 다음주면 겨울에 가까운 온도로 내려간다고 해요. 아쉬운 가을을 보내주기 전에 여러분 모두 온몸으로 늦가을을 감각하시기를 바라요. 그러니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곳으로 노을과 억새를 감각하러 꼭 한번 다녀오시기로 약속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