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은 근무하고 쉬고 가볍게 매미산을 다녀오고 20일은 백두대간의 미련을 접고 벌초를 하러 고향에 갔습니다. 늙은 몸에 예초기 짊어지고 서투른 솜씨로 왱왱거리는 기계음을 내며 아버지 어머니 산소 벌초를 하였지요. 형님, 형수님 산소까지 땀을 흘리며 안간힘을 쓰며 조카들과 나중에는 윗대 산소 벌초를 문중 사람들과 같이 한 형님들과 벌초를 마쳤습니다. 도로가 막힐 것 같아 부랴부랴 늦은 점심 먹고 고속도로로 들어 섰지만 역시나 였습니다. 조치원 IC에 들어서면서부터 막히던 도로는 기흥 오는 내내 전 구간이 심한 정체여서 1시간이면 오는 길을 무려 4시간도 넘어 와야 했습니다.
26일은 대학 같은 과 동문들의 산행이 있었습니다. 8명 일행 중 우리 동기가 4명이니 동기 나들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과천 대공원역 2번 출구에서 만나 대공원 옆으로 해서 약수터 지나 과천 매봉을 향해 갑니다. 그러더니 매봉도 안 오르고 옆으로 우회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그래도 매봉은 올라야지 하니 혼자 다녀오랍니다. 완전 경로 산행입니다. 할 수 없이 혼자 매봉을 올랐다가 우회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기에 전화해보니 통과해서 헬기장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헬레벌떡 쫓아가서 합류하여 막걸리 마시고 청계사로 하산합니다. 마을 버스가 20분은 기다려야 한다기에 따가운 햇살길을 걸어 내려와 갈테면 가라는 불친절한 음식점에서 질펀한 이슬로 몽롱해진 정신으로 버스타고 전철 탔는데 졸다가 갈아 타는 역을 놓쳐서 안산까지 갔다가 되돌아 옵니다. ㅎㅎㅎ
27일은 청계산 일찍 산행 약속. 어제의 낮이슬에 컨디션이 말이 아니고 비도 온다고 하여 걱정을 하였지만 여하튼 7시 버스 정류장에 나가 1550-1번 버스를 타고 양재로 가서 또 한분 만나 화물 터미널. 거기서 옥녀봉. 전에 고등학교 반창회 등산 때 갔던 등산로로 가려고 찾는데 영 길이 이상하고 간신히 찾아 나선 길은 저의 그 길이 아닙니다. 여하튼 올라가서 매봉 바로 밑에 도착하니 아뿔사, 철조망으로 나가는 길을 모조리 막아 놓았습니다. 철조망을 따라 한참을 헤매다가 간신히 철조망이 좀 낮은 곳을 찾아 겨우 넘어 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젠장. 청계산 등산로 옆으로는 서울 대공원에서 모조리 철조망을 쳐 놓았습니다.
혈읍재에서 다시 일행 두 명과 합류하여 석기봉에서 망경대로 향합니다. 오늘 좀 무리하는 것 같습니다. 이수봉 갈림길에서 과천 매봉으로 향하고 매봉을 우회하여 대공원 쪽으로 하산하는데 그 길이 너무도 지루하게 긴 코스입니다. 과천역에 도착하니 등산 시간 5시간이 넘습니다. 다시 20여분을 더 걸어 생태집에서 점심 먹고 오늘 등산을 끝냅니다. 예상보다 길게 등산을 하였는데 역시 체력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무언가 결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