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
정 우 민
인도 전역에서 40만명이 지원해서 단 200명만 입학이 가능한 천재들만 입학한다는
명문공대 ICE에 입학한 란초(아미르 칸)는 입학 첫 날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는
학장의 훈시를 듣는다. 무한 레이스(경쟁)을 외치는 학장은 자신이 총장에게서 선물받은
볼펜을 자랑한다. 우주에서나 물속에서나 어떠한 환경에서도 끊기지 않고 쓸 수 있는
볼펜을 개발하는데 엄청난 연구비가 들었다한다. 이때 란초가 질문을 한다 . ‘그거 그냥
연필을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 당돌하고 명쾌한 질문에 비루학장(별명은 바이러스 ,
보만 이라니)은 당황한다.
기숙사 같은 방을 쓰게 된 파르한(마드하반)은 야생동물 사진작가가 되고 싶지만
아버지가 두려워 꿈을 숨긴다. 또 다른 룸메이트 라주(셔만 조쉬)는 대기업 취직이
지상목표다. 지참금 없어 노처녀가 된 누나, 전신마비로 앓아 누운 아버지를
부양해야 하는 탓이다.
신입생 환영을 위한 굴욕적인 의식(바지를 벗고 엉덩이를 두드리며 선배폐하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의식)을 피하던 란초는 갇힌 골방앞에서 오줌을 누는
선배의 급소를 감전시켜 통쾌한 설복을 한다.
한 학기에 42번의 크고 작은 시험을 치는 것을 고민하는 라주에게 란초는
‘알 이즈 웰 (All is well),모든 것은 잘될거야라는 뜻’의 유래를 얘기한다.
란초가 살던마을에 한 야경꾼이 있었다 그는 밤마다 ‘알이즈웰,알이즈웰
’을 외치고 다녔고 사람들은 안심하고 잠을 잤다. 그런데 도둑이 들고 나서
보니 그 사람은 야맹증 환자였다. 사람들은 야맹증환자의 소리에 안심하고
잔거였다. 란초는 ‘마음은 쉽게 겁을 먹기에 속여 줄 필요가 있다. 큰 위기가
닥치면 ‘알이즈웰’ 주문을 외워 그러면 문제를 해결할 용기를 얻게 될거야’
라고 말한다.
공대 졸업반이던 조이 로보는 카메라가 달린 창의적인 작은 헬기 제작에 몰두하다
과제물 마감기간을 지키지 못해 비루학장에게 찍혀 졸업을 못하게 된다. 비루는
조이가 보는 앞에서 조이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졸업은 없다고 통보한다. 좌절하고
있는 조이를 위해 란초는 그의 카메라가 달린 헬기를 수리하여 날게 했고 헬기는
학생들의 환호와 함께 조이방의 창문앞으로 날아 오른다. 그러나 카메라에 들어온
건 목을 메고 죽어 있는 조이의 시체였다.
란초는 조이의 죽음에 대해 학장에게 따지고 학장은 그럼 너가 강의를 해봐라면서
수업실로 끌고가 강의를 하게 한다. 칠판에 낯선 단어를 쓴 란초는
30초안에 정답을 맞춰 보라고 한다. 학생들이 미친듯이 찾아 봤지만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그 단어는 친구이름인 파르한과 라주를 섟은 글자였다.
(FARHANITRATE , PRERAJULISATION) 란초는 모두들 미친듯이 레이스만 펼치는 공부
방식을 비난하고 대학이 스트레스 공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서커스의 사자는 채찍의 두려움 때문에 의자에 앉는 법을 배우지만 사자는
잘 훈련됐다고 하지 잘 교육이 됐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학장의 딸 피아(카리나 카푸르)는 현직 의사이다. 방금 선물받은 1000만원짜리
시계를 잃어버렸다고 했을 때 약혼자의 태도를 보라는 란초의 지시를 따라 해보니
약혼자가 바로 난리를 피운다. 약혼자가 속물임을 한 번에 증명한 란초에 마음이
끌린다.
란초일당를 제거하기 위해 어려운 문제를 낸 학장에 대항해서 피아는 아버지의 학장
사무실 열쇠를 란초에게 준다.시험지를 훔친 사실을 알아낸 비루 학장은 라주에게
란초를 고발하면 너는 무사히 졸업할 수 있다는 협박성 제안을 한다. 라주는 고민하다
기숙사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한다. 머리와 다리를 크게 다친 라주는 란초에 의해
응급실로 호송되어 생명을 건진다. 신기하게도 몸은 마비되었지만 정신은 있어
보는 것 듣는 것을 인식한다는 피아의 설명에 란초와 친구들은 세상의 모든 희망적인
말과 즐거운 상황을 총동원하여 라주를 기쁘게 하려 애쓴다. 친구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마침내 라주는 재활에 성공하여 나중에 ‘예스맨’이 아닌 자신의 소신으로 대기업에 입사한다.
비오고 홍수져서 정전된 밤 피아의 언니가 어쩔 수 없이 분만할 사항에 처하자 란초는
학생 휴게실에서 친구들과 축전지로 전기를 만들고 분만사항을 노트북 영상통화로 피아와
주고받으며 아이를 받는다. 분만중간에 아기 머리가 걸려 어려움을 격자 란초는
진공청소기에 고무를 붙여 마침내 아기를 받는데 성공한다. 모두가 환호했지만 아이는
울지 않는다. 란초는 그전에 피아의 언니의 배에 대고 ‘알이즈웰’이라고 했을 때
뱃속에서 태아가 발로 차던 기억이 나서 ‘알이즈웰’을 외치니 아이의 발이 킥을 한다.
휴게실의 모든 학생들이 모두다 ‘알이즈웰’을 연호하자 드디어 아이가 울면서 깨어난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비루학장은 손자를 낳게 해준 란초에게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한다.
그리고 좋은 학생이 나타나면 꼭 전해주라던 총장이 준 비행사볼펜을 란초에게 준다.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던 파르한은 공학자가 되라던 아버지에게 진심을 담아 설득을 한다.
결국 태어날 때부터 자기아들이 공학자가 되길 바랐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주려고 산 새
노트북을 전문가용 카메라와 바꾼다.
차투르는 엄청 시끄럽게 공부하고 살인적인 방귀를 끼고 남에게 뒤집어 씌우는
고약한 버릇이 있어 별명이 소음기이다. 차투르가 스승의 날에 학장에게
잘보이려고 아부성 개회연설을 하는데 사서가 힌디어로 적어준다. 뜻을 알려주려고
하는데 차투르는 뜻은 필요 없다며 그냥 외운다고 고집한다. 주입식암기를 하는
차투르의 약점을 이용,연설내용을 란초가 고치는데 헌신을 강간으로 단어를 바꿔치기 한다.
개회식이 열리고 교육부장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차투르는 '교수님은 몇 십 년 동안 끊임없이
학생들을 강간해오셨습니다. 우리의 강간능력을 세계에 보여주자' 라면서 웃으며 자랑스럽게 연설한다.
개회식은 웃음바다로 아수라장이 된다. 옥상에 올라가서 열받은 차투르가 병을 깨며
자기를 망신시켰다며 그리곤 누가 성공하는지 내기를 한다. 차투르가 벽에다가
날짜를 새긴다. 10년뒤 여기서 만나자고.
이 영화는 차투르와 파르한 ,라주 세사람이 10년뒤 그날이 되어 란초를 찾아가면서
회상하는 영화이다. 원래 란초의 이름은 푼스크 왕두이고 란초집안의 정원사의
아들이다. 너무 공부를 하고 싶어 란초의 교복을 입고 학교를 몰래 다니다 란초의
공학자학위까지 따준다. 이들은 의문의 사나이 란초를 찾다 마침내 결혼식직전에
피아를 빼내어 어느 시골학교에서 같이 왕두와 재회한다. 왕두는 400개이상의 특허를
가진 발명가로서 아이들을 자유롭게 가르치며 연구중이었다. 차투르가 일생이 걸린
중요한 계약을 따내야하는 당사자가 바로 왕두였다.
작년 한 해, 불법 다운로드 시장을 휩쓸다시피 한 영화 한 편이 있었다. 바로 인도 영화
‘세 얼간이(3 idiots)’다. ‘세 얼간이’는 인도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2009년
영화이다. 이영화의 개봉 과정도 이례적이다. 불법 다운로드로 영화를 먼저 접한
네티즌들의 호응이 극장 상영까지 이어졌다. 개봉조차 안 한 ‘세 얼간이’는 한국관객평점
사상1위(네이버 평점 1위)를 기록했고, 개봉 전까지 2만 건이 넘는 리뷰가 붙었다.
하지만 3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2시간 20분으로 줄었다. 발리우드의 단골 메뉴인
뮤지컬 장면 3개 중 2개가 삭제된 ‘코리안 버전’이다.
‘세 얼간이’의 감독은 ‘문나 형님, 의대 가다’와 ‘계속해요, 문나 형님’으로
조폭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라즈 쿠마르 히라니다.
란초역의 아미르 칸은 46세 동안 배우로 ‘가지니’에서 기억상실에 걸린 사나이의
복수극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했다.
배우집안에서 난 피아역의 카리나 카푸르는 인도의 대표적 여배우로 ‘비르자르’
에서 20년동안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청년의 변호사로 열연했다. 4각턱인데 우
리나라 같으면 대번에 턱을 깍는 안면융곽 성형술을 했을 것이다. 계속보면
사각턱과 모인 눈이 매력이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란초가 주문처럼 외치는 ‘알 이즈 웰’이 자연이 흥얼거려진다.
맺음
란초 왈 “너의 재능을 따라간다면 ,성공은 뒤따라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