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가 된 성도
푸른 길을 걸으며 문득 이제는 여름 속으로 깊이 들어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가로수들이 얼마나 무성해졌는지 푸른 길의 하늘로 솟은 나뭇잎들이 검푸름으로 가득합니다.
나무의 계절을 보면 꽃이 피고 나무를 감싸듯이 가득한 나뭇잎들의 시기를 지나면 나무는 주렁주렁 열매가 맺으며 계절을 맺습니다.
그 계절이 지나는 동안 꽃과 잎과 열매에게 영광을 다 내어주며 그 모든 것을 붙들어 주는 이가 있으니 바로 가지입니다.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잎이 우거지고 가을에 열매가 자신의 계절을 차지할 때 나무에 붙어 묵묵히 숨어 그 영광을 뒷받침하고 그들이 다 떠난 겨울에 나무에 붙어 새봄의 잎을 기다리는 나무가지를 보면서 그 길이 주님의 사람이 깊어져 가야 할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걷던 길을 멈추고 한참이나 서서 가지들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에는 꽃과 같은 성도 잎과 같은 성도 열매와 같은 성도가 하나둘 늘어 가득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가지와 같은 성도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성도는 누구나 꽃이던 시절, 잎이던 시절, 열매이던 시절을 지나게 됩니다. 그리고 가지로 이어지는 것이 진정한 영성의 길입니다.
저도 목회 여정 동안 잎으로 꽃으로 열매로 살아왔지만 지금 주님이 제게 바라시는 것은 가지가 되는 것임을 절감합니다.
주님에게 깊이 그리고 완전히 붙어있어 그 생명을 온전히 받아들여 잎이 피고 꽃이 필고 열매가 되도록 그렇게 수고 하고 나무와 일생을 같이하는 나뭇가지가 되는 것이 진정한 영적 성숙의 자리인데 그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 길은 감추어진 길이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 교회를 지금까지 이뤄온 모든 성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간절히 구합니다. 저와 모든 성도가 생명나무인 주님께 붙어있는 가지가 되어 보내시는 모든사람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영광스런 사역의 길을 걸어가도록 기도합니다.
주님! 제가 주님께 온전히 붙어있게 하사 모든 이를 복되게 하소서. 이는 내 평생의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