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지역 신규입주 아파트의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1년 사이 전세가가 절반가까이 하락하고 거래시장마저 형성되지 않아 물량만 쌓이고 있다. 이같은 역(逆) 전세대란은 아파트 매매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수개월째 동반하락에 들어갔으며 전반적인 폭락세로 이어지고 있다.
3일 천안시에 따르면 올 들어 7월말 현재 신규입주 아파트는 모두 11개 단지 7078세대에 달했으나 실제 입주세대는 2852세대로 입주율이 40%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8월중 입주를 시작하는 아파트가 현대 아이파크 등 3개단지 2354세대에 달하면서 공급초과가 이어져 신규아파트 공실률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규입주 아파트 단지마다 공실률이 높아지고 전세물건이 수 백 건씩 쌓이면서 최근 1년 사이 전세가가 절반까지 떨어지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매매가 역시 30평형대의 경우 최근 3개월 사이 신규입주 아파트는 2000만∼3000만원씩 하락하면서도 매물이 쌓이고 기존 아파트의 경우 아예 거래가 실종돼 더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행정수도와 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개발기대감으로 매매와 전세가가 동반인상 할 것이란 일부의 전망이 빗나갔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분양가에 대한 거품논란이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실제 쌍용동 월봉 대우·일성·벽산아파트 등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우수해 전세수요가 꾸준했던 지역들도 거래가 실종되면서 32평형(이하 기준층)의 경우 최근 7000만원대로 내려 3개월 사이 최고 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최근 입주한 현대 6차 34평형 역시 입주를 앞두고 1억2000만원까지 호가하던 전세가가 최근 급매물의 경우 6000만 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입주개시 3개월이 되도록 빈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고속철도 천안아산역과 인접한 불당동 아파트 단지 들 역시 최근 입주를 시작했지만 전세물량이 넘치면서 평균 전세가가 매매가의 40% 수준에 형성되고 있는 실정이다.
코리아나부동산 최 모 중개사는 “공급과잉으로 전세물량은 많은데 찾는 수요가 끊어졌다”며 “연말까지 전세가와 매매가 동반하락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가 하락은 매매가에 직접 영향을 미쳐 입주예정 아파트 프리미엄이 최근 수개월 사이 3000만∼4000만원씩 폭락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정모씨(42)는 “실수요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며 “실입주자 조차도 살고 있던 집이 팔리지 않거나 전세를 빼지 못해 입주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