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교적 시원한 오전을 수영장에서 지내고
오후엔 리조트를 벗어나 쇼핑몰에서 오후를 보내기로 한다.
아침 단장을 끝내고 룸을 나설 때면
엄마는 직진동숙처럼 행동이 빨라진다며
딸들이 웃는다
"얘들아, 준비 끝냈어 얼른 나가자"
"엄마, 여기좀 잠깐!"
뒤돌아보니
찰칵!
"직진동숙의 모습 찍었다 히히"
엄마는 오늘 수영장에 안들어갈란다
수영장을 등지고 앉으면 넓은 바다다
바닷바람이 아주 시원하다
중학교 교과서에서 바다에 가면 시원한 이유를
육지와 바다의 기압 차이라고 배웠다
기압이 낮은 육지의 공기는 쉽게 데워져 위로 상승하고
그 공간을 상대적인 바다의 찬 공기가 메우기 때문에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며
육지보다 덜 데워진 바다의 찬바람때문에 시원하다고
(확실한 것인지는 나도 모름)
육지는 바다보다 온도변화가 빨라
쉽게 데워진 육지의 공기가 위로 올라가고
그 공간을 바다의 덜 데워진 공기가 메우기 때문이었나
(이것도 확실치 않음)
설명을 하니 응응~~~
심드렁한 딸들
얘들아 엄마 공부 쫌 했다는 사람이야
편안히 기대어 책을 읽기에 아주 좋다
음~~~ 이맛이야
진정한 휴가를 만끽하는 기분이다
꿈꾸던 그 그림 속에 내가 들어와 있다.
햇살이 하도 좋으니 셀카를 찍어도 뽀샤시하게 나온다
물론 어플로 찍은 것이지만
쇼핑몰에 들어서자 마자
혹시 예약이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있을 지도 모르니
우선 맛사지부터 받기로 한다
깔끔한 입구부터가 맘에 든다
그동안 여행다니면서 받은 맛사지는
룸으로 오는 출장 맛사지가 주로 였는데
이런 고급스런 샵에 들어서니 기분이 좋다
발 씻겨주는 자리도 이렇게 정갈하고 깔끔하다
내 발을 편안히 내주어도 좋을 만큼
발 씻는 함지에는
동글동글 자갈이 들어있고
예쁜 꽃이 놓여있어 기분좋다
어머 이 꽃을 어떻게 밟으란 말야
누워서 아주 편안하게 발을 맡기도 있었더니
어느새 한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으음~~~ 아주 좋아
점심은 큰딸이 추천하는 '마담 콴' 으로.
싱가포르 출장 갔을 때 먹었던 기억이 아주 좋았는데
이마고쇼핑몰에 마담콴이 있다며 반가워한다.
피겨선수 김연아의 워너비 '미쉘콴'의 엄마가 하는 거 아냐? 했더니
으이그, 엄마 또 ~~~~
맛사지 받고 나와
릴렉스한 모습으로 다소곳하게 음식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아침을 많이 먹었지만
꽤 늦은 점심이라서 허기도 느껴진다
실내장식이 멋스럽고
무엇보다 종업원들의 세련된 매너와 정중함이 참 맘에 든다
우리를 서빙한 사람은 나이가 많이 든 분인데
유니폼을 입고 일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음식 하나하나 먹는 법이나 재료,
적당한 소스 등을 설명해준다
고개만 끄덕끄덕이다가 종업원이 가고나면
근데 뭐라그래?
마담콴 바로 앞에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다
딸들은 오랫만에 스타벅스 만난게 그리도 반가운가보다
점심 먹고 조오기서 커피 마셔요
여기 이마고 쇼핑몰엔 곳곳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다
스타벅스 컵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풍긴다
큰딸의 스타벅스 닉네임은 '한나'
미국 스타벅스에서 주문할 때 닉네임을 물어보길래 당황해서
'최' 라고 했더니
주문자를 부르는데 '최'라는 발음을 못하고 엉뚱한 이름을 부르길래
나도 새로 정해놨다
"쵸이"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곧 일몰시간이 된다
서둘러 택시를 부르고 리조트로 돌아왔다
오늘은 늦은 점심으로 저녁생각도 없다
식당좌석예약은 하지 않고
어제 보아둔 해변에서 썬셋을 감상하기로 한다.
어김없이 이 시간이 되면 몰려드는 구름들
오늘 저녁도 어김없이 구름과 함께한 썬셋
하늘에 바다에 붉은 빛이 사라져갈 무렵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주변을 돌아보니 모두 실내로 사라지고 아무도 없다
딸들과 나는 아쉬운 마음에
잎이 넓다란 남국의 나무 밑에서 잠시 더 감상하기로.
이제 곧 와르르 무너지듯 비를 쏟아부을 것이다
룸에서 들리는 요란한 천둥소리
번쩍거리는 번개가 오히려 아늑함을 준다
오늘 밤 다같이 짐을 꾸리고
내일
짠딸은 공항으로
나와 큰딸은 이틀 더 묵을 가야섬으로 간다.
첫댓글 멋지고 행복하게 사는 최샘 부럽습니다. 항상 즐거움과 행복으로 만탕되길 기원드려요.
감사합니다. 자주 오셔서 소식 주셔요. 그동안 멋진 사진들 많이 모으셨을 텐데 보고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