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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날들] 12
S#1. 음반 매장 (밤)
민철... 문을 열고 나간다.
연수 :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선재 : 가 봐요!
연수 : .............
선재 : 빨리요! 난 괜찮아요!
연수 : (망설이다가 뛰어나간다)
선재 : (그런 연수를 보며 씁쓸하고)
S#2. 음반 매장 밖 (밤)
민철의 차.... 거칠게 출발하면, 연수.. 뛰어올라온다.
멀어지는 민철의 차를 바라보며 서 있는 연수... 허탈하다.
S#3. 민철의 집 앞 골목 (밤)
선재와 연수.. 집쪽으로 걸어온다.
선재 : 들어가요.
연수 : 선재씬 집에 안 가요?
선재 : 같이 들어가지 않는 게 나을 거 같아요.
연수 : ..................
선재 :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잘 얘기하면 형도 이해할 거예요.
연수 : ................ (애써 밝게) 힘내요. 지금은 많이 힘들겠지만 다 잘 될거예요.
선재 : (민철 때문에 힘들면서도 자기를 걱정해주는 연수가 고마워서 끄덕끄덕) 연수씨두요.
연수 : (미소 짓고 돌아선다. 하지만,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선재 : (그 모습이 안스럽다)
S#4. 강변 (아침)
민철과 연수가 함께 갔던 곳이다.
민철의 차..
그때처럼 지붕이 오픈 되어 있고, 민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슬픈 얼굴이다.
S#5. 음반 매장 (아침)
연수.. 멍하니 민철이 준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나래.. 뒤에서 툭 친다.
나래 : 좋았냐?
연수 : ................
나래 : 어제 실장님 만나서 분위기 좋았냐고... 그냥 입이 찢어져서 가더만..
연수 : ...............
나래 : 왜? 뭐 또 잘못 됐어?
연수 : (한숨 쉬면)
나래 : 하.... 진짜 어렵다. 황태자가 뭐길래 이렇게 널 들었다 놨다 정신을 쏙 빼놓는 거냐?
민철 : (매장으로 들어온다)
연수 : (민철을 보고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얼른 돌아선다)
민철 : (연수에게 시선 주지 않고 연수 앞까지 오는데)
나래 : (두 사람을 보고 안 되겠다 싶어 연수 옆에 쌓여 있는 박스를 발로 밀어서 두 사람 사이에 CD가 와르르 쏟아지게 한다)
민철 : (연수 앞에 멈춰서는)
연수 : (허둥거리며 CD를 박스에 주워 담는데)
민철 :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같이 박스에 CD를 주워 담는다)
연수 : (그냥 지나칠 줄 알았던 민철이 자신을 도와주니까 놀라는)
윤주 : (달려와서) 아우.. 조심 좀 하지! 아침부터 이게 뭐하는 짓이야?
민철 : (부드러운) 괜찮아요. (미소 띤 얼굴로 가며) 좋은 아침입니다.
윤주 : (민철의 인사에 입이 찢어지며 쫒아가는) 네! 실장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굿모닝!
나래 : 야! 실장님은 기분 좋은 거 같은데?
연수 : (민철의 마음을 알 수 없다)
S#6. 빅토리 기획실 앞 (낮)
연수... 문 앞에 서 있다.
약간 열려져 있는 문틈으로 민철이 전화를 하며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연수.. 그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다.
문을 열고 들어갈까 망설이다가 용기가 안 나서 돌아서는데, 민철, 문을 연다.
연수 : (돌아보면)
민철 : (매장에서 보여준 얼굴과는 전혀 다른 싸늘한 표정으로 연수를 바라본다)
연수 : (!)
민철 : (연수를 지나서 걸어간다)
연수 : (절망스럽다)
S#7. 뮤즈 가요제 예선장 (낮)
< 뮤즈 레코드 주최 - 이영준 추모 가요제 예선 >이라는 플랜카드 붙어 있다.
미미, 치수를 비롯한 심사위원들... 앉아 있는데, 세나.. 들어온다.
세나 : (시원시원하게) 안녕하세요! 김세나입니다.
미미 : (세나의 이력서를 훑어보더니) 현재 빅토리에서 가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구요?
세나 : 네!
미미 : 근데, 여긴 왜 참가했어요?
세나 : 기다리다가 늙어 죽을 거 같아서요.
미미 : (재밌는 애다 싶은데)
치수 : 시작해요!
세나 : (나름대로 선정한 곡을 부르기 시작하는데)
치수 : 잠깐! 잠깐!
세나 : (?)
치수 : (세나 앞에 있는 보면대 가리키며) 거기 악보 보이죠? 그 곡부터 먼저 불러요!
세나 : (악보를 들고) 이거요?
치수 : 네!
세나 : (당당한) 전 악보 볼 줄 모르는데요!
심사위원들 : (웃고)
치수 : 그럼 그만 나가봐요.
세나 : 나가라뇨? 노래도 아직 안 불렀잖아요!
치수 : 이 가요제는 앵무새처럼 노래만 하는 가술 뽑는 가요제가 아녜요. 기본적인 음악성이 갖진 사람을 원합니다.
세나 : (악보를 던지고) 이런 거 몰라도 내 음악성 끝내줘요! (목청을 가다듬더니 노래를 부 르기 시작한다)
치수 : (기가 막혀 하는) 빅토리에선 어떻게 저런 앨 뽑았죠?
미미 : (흥미롭다는 얼굴로 세나를 보며) 꼭 나 어렸을 때 같네요.
S#8. 뮤즈 레코드 빌딩 앞 (낮)
세나... 걸어나온다.
희망이 없겠다는 생각에 힘이 빠져서 빌딩 앞에 주저앉는다.
S#9. 음반 매장 앞 (낮)
세나... 빅토리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돌아서는데,
매장으로 들어가던 정훈이 세나를 발견하고 쫒아와서 잡는다.
정훈 : 세나씨!
세나 : 선생님!
정훈 : 오늘 예선 보러 간다 그러지 않았어요?
세나 : ..............
정훈 : 잘 안 됐어요?
세나 : ...............
정훈 : 아...그거 축하할 일이네! 내가 그 예선 꽝 되라고 밤마다 물 떠놓고 빈 거모르죠? 세나씨 거기로 가 버리면
내가 빅토리에서 일할 맛이 안 나잖아요! 역시 착하게 사니까 하늘이 돕는구만.
세나 : (정훈이 고맙다)
정훈 : 자! 들어갑시다! 기다리는 사람 많아요! (세나를 끌고 들어간다)
S#10. 빅토리 녹음실 (낮)
정훈.. 세나의 손을 잡고 들어간다.
신인들과 규석... 부스 안에서 박수 치면서 웃고 환호하는 이펙트를 녹음하고 있다.
밖에는 작곡가와 녹음 기사가 앉아서 녹음을 진행하고 있고,
금숙..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다.
금숙 : (마이크 열고) 잘 좀 해! 소리가 작잖아!
세나 : (그런 금숙을 보고 부러운 얼굴이다)
정훈 : (세나의 눈치를 보며) 사람이 많네요. 나갑시다. (세나의 손을 끌고 나가는데)
금숙 : (세나를 보고) 어머! 이게 누구야?
세나 : (!)
금숙 : 난 다신 못 볼 줄 알았는데... 참 끈질기다!
세나 : (노려보다 돌아서는데)
금숙 : 잠깐만!
세나 : (보면)
금숙 : 너두 들어가서 저거 같이 해! 빅토리에 붙어 있을라면 너도 뭔가 해야 될거아냐!
정훈 : (화난) 금숙씨!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세나 : (O.L) 들어갈께요.
정훈 : (!) 세나씨!
세나 : (부스로 들어간다)
금숙 : (고소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고)
S#11. 빅토리 녹음실 부스 안 (낮)
세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박수치고 웃는 효과를 녹음한다.
큰 소리로 웃는 그 얼굴에 눈물이 글썽하다.
S#12. 음반 매장 회의실 (낮)
민철.. 기찬과 얘기를 하는데, 세나.. 들어온다.
기찬 : 어! 세나씨 나왔네요!
세나 : (목례하고) 실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민철 : 무슨 일입니까?
세나 : (기찬을 의식하면)
기찬 : 전 나가보겠습니다. (나간다)
민철 : 얘기해요.
세나 :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민철 : (?)
세나 : 저한테 주신 계약서에 언제까지 음반을 내주실 건지 그걸 확실하게 적어주세요.
기약없이 기다리는 거.. 이젠 자신 없습니다.
민철 : (표정 굳어지는)
세나 : 실장님이 제가 맘에 들어서가 아니라 언니 때문에 계약서 써주신 거, 알고 있어요.
그걸 알기 때문에 이런 부탁 드리는 거예요. 계약에 묶여 세월만 낭비하긴 싫으니까요.
민철 :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런 조항은 계약서에 넣어줄 수가 없어요.
세나 : 실장님! 이왕 봐주신 거, 한 번만 더 봐주세요. 저도 언니도 그 은혜 잊지 않을 겁니다.
민철 : (씩 웃더니) 세나씨 지금 뭘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세나 : (?)
민철 : 내가 계약서를 써준 건 예전에 연수씨와 했던 약속 때문이예요. 하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거기까집니다.
더 이상은 해 줄 수도 없고, 해 줄 마음도 없어요. 앞으론 언니 내세워서 나한테 무리한 부탁하는 일 없었으면 해요.
세나 : (냉정한 민철의 태도에 당황한다)
S#13. 음반 매장 (낮)
연수와 나래..
매장에서 회의실 안의 민철과 세나를 보고 있다.
민철... 회의실에서 나와 연수를 지나쳐 간다.
연수 : (무슨 일인지 걱정스러운데)
세나 : (회의실에서 나온다)
나래 : (달려가서 세나 손을 끌고 온다) 야! 황태자랑 무슨 얘기했어?
세나 : ..............
나래 : 무슨 얘기했냐니까!
세나 : (연수에게) 언니! 실장님하고 잘 되고 있는 거야?
연수 : (!)
나래 : 잘 되기는.... 니 언니 얼굴을 보면 모르냐?
세나 : 어쩐지!
나래 : 왜?
세나 : 실장님, 말도 못하게 쌀쌀맞어. 언니랑 잘 되고 있으면 나한테 그럴 리가 없잖아.
연수 : ...............
세나 : 나 갈께. (나간다)
나래 : (연수를 걱정스럽게 보고)
S#14. 민지의 방 (밤)
연수... 화판 앞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붓을 든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 때 노크 소리가 난다.
연수.. 민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긴장하고 문을 열면 명자가 서 있다.
연수 : (실망하는)
명자 : 부탁 하나 해도 되겠어요?
연수 : 네!
명자 : (쇼핑백을 주며) 이거 민철이 갈아입을 옷인데 내일 출근하는 길에 좀 전해줄래요?
연수 : (쇼핑백을 받고) ............. 네.
명자 : (나간다)
연수 : (쇼핑백을 보고 어떻게 전해줄지 난감하다)
S#15. 음반 매장 (아침)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음반 매장.
연수.. 쇼핑백을 들고 들어간다.
S#16. 빅토리 기획실 앞 (아침)
연수.. 쇼핑백을 들고 망설이다가 노크를 한다.
대답이 없자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간다.
S#17. 빅토리 기획실 (아침)
연수.. 들어와서 둘러보는데, 아무도 없다.
연수.. 긴장이 풀리면서도 한편으론 서운하다.
쇼핑백 안에 있는 셔츠와 양말 등을 꺼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아쉽게 돌아서는데,
민철.. 세수를 마친 모습으로 들어온다.
연수 : (놀라는)
민철 : (연수를 보고도 아무 표정의 변화가 없다)
연수 : (안타까운) 실장님! 왜 저한테 아무 것도 안 물어보세요?
민철 : .............
연수 : 왜 무조건 화만 내구 제 얘긴 안 들으시는 거예요?
민철 : (대답 없이 입고 있던 셔츠를 벗기 시작한다)
연수 : 그날은요. 저두 꼭 실장님한테 가고 싶었는데...
민철 : (O.L 싸늘한) 옷 갈아입는 거 안 보여요?
연수 : (민철의 차가운 태도에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돌아선다)
민철 : 다음부터 이런 심부름 하지 말아요.
연수 : (눈물 글썽해서 나간다)
민철 :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동작이 정지된다)
S#18. PC방 (낮)
세나.. 뮤즈 레코드 사이트에 접속한다.
<이영준 추모 가요제 예선 합격자 발표>라는 난이 보인다.
세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클릭한다.
스무 명 정도의 이름들이 올라와 있는데, 거의 끝부분에 '김세나'라는 이름이 보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를 지르는 세나.
S#19. 정훈 오피스텔 (낮)
선재.. 함께 했던 연수와의 시간을 생각하며 연수에게 들려준 곡을 피아노로 치고 있다.
S#20. 정훈 오피스텔 앞 (낮)
세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다가 피아노 소리에 멈춰 선다.
멜로디가 마음에 젖어든다.
S#21. 정훈 오피스텔 (낮)
선재.. 피아노를 치다가 그만두고 일어나는데,
세나가 보고 있다.
선재 : (놀라는)
세나 : 오빠... 피아노 친단 얘기 왜 안 했어?
선재 : 특별한 것도 아닌데 뭐...
세나 : 방금 친 곡... 제목이 뭐야?
선재 : 어...... 잘 몰라. 그냥 어디서 들은 거야.
세나 : 어디서?
선재 : 라디오에서 들었겠지 뭐...
세나 : 너무 좋다. 한 번만 더 쳐봐!
선재 : 다음에.. 나 먼저 간다. (나간다)
세나 : 오빠! (따라나간다)
S#22. 오피스텔 앞 (낮)
선재.. 오토바이에 타면, 세나.. 뒤에 올라탄다.
선재 : (?)
세나 : 나 뮤즈 예선에 붙었어! 진짜 내 실력으로 붙은 거야! 축하한다는 뜻으로 신나게 한 번 달려주라! 응?
S#23. 거리 (낮)
선재와 세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린다.
세나는 한없이 신나는 얼굴인데,
선재.. 우울한 얼굴이다.
S#24. 음반 매장 탈의실 (낮)
연수...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가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연수.. 떨리는 마음으로 핸드폰을 꺼낸다.
민철의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려서 금방 받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받는다.
연수 : 여보세요!
민철 : (F) 내 방으로 와요. (전화 끊는다)
연수 : (설레는 마음으로 뛰어나가는)
S#25. 빅토리 기획실 앞 (낮)
연수.. 뛰어와서 문 앞에서 가쁜 숨을 몰아쉰다.
떨리는 마음으로 노크를 하고 들어간다.
S#26. 빅토리 기획실 (낮)
연수... 긴장한 얼굴로 들어오면,
민철.. 모니터를 보고 있다.
민철 : (모니터에 시선 둔 채로) 앉아요.
연수 : (앉는다. 민철이 무슨 얘기를 할지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리는)
민철 : 세나씨가 딴 회사 오디션 본 거 알고 있어요?
연수 : (세나 얘기가 나오자 맥이 풀리는) ............아뇨.
민철 : 내가 세나씨한테 계약서를 준 건, 물론 연수씨 때문이긴 했지만,
거기엔 세나씨가 빅 토리에 대해 성실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어요.
연수 : ................
민철 : 그런데, 계약서를 받고도 다른 회사의 오디션에 참가한 건, 그 전제가 깨졌다는 의미예요.
연수 : (!)
민철 : 세나씨한테 전해요. 내일까지 계약서를 갖고 날 찾아오지 않으면, 빅토리를 포기한 걸로 알겠다고!
연수 : ...............
민철 : 얘기 끝났어요. 나가봐요. (시선을 다시 모니터로 돌린다)
연수 : (민철의 냉정함에 가슴이 저리다)
민철 : (무표정한)
연수 : (나가서 문을 닫으면)
민철 : (눈빛이 흔들린다.)
S#27. 여의도 공원 (낮)
선재와 세나..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세나 : (선재의 표정을 살피는데)
선재 : (우울한 얼굴로 말이 없다)
세나 :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오빠! 기분도 좋은데 우리 뽀뽀나 할까? 난 사람 많은 데서 뽀뽀하는 거.. 짜릿해서 좋드라!
선재 : ................
세나 : 부끄러워하기는.. 알았어! 내가 해주지 뭐! (뽀뽀를 하려고 다가가는데)
선재 : (세나를 밀어낸다)
세나 : (!)
선재 : 왜 모르는 척 해?
세나 : (!) 뭘?
선재 : 내가 너 여자로 생각 안 하는 거, 알고 있잖아!
세나 : (알면서) 좋아하는 사람 있어?
선재 : ..............
세나 : 없으면 됐어. (농담으로 넘기려는) 오빠가 아직 어려서 그래! 금방 이성에 눈뜨게 될 거야!
선재 : (O.L) 좋아하는 사람 있어!
세나 : (!)
선재 : 나 그 사람 많이 좋아해.
세나 : 그 여자도 오빠 좋아해?
선재 : ..............
세나 : 안 좋아하면 상관 없어. 오빠가 혼자 끌리는 거, 나한테 문제 안 돼!
선재 : 나한텐 문제가 돼!
세나 : (!)
선재 : 나.. 지금 누구 좋아하고 그럴 상황 아니야. 머리도 너무 복잡하고, 마음도 너무 혼란스러.
그런데도, 순간순간 그 사람 얼굴이 떠올라. 달려가서 얘기하구 싶구, 위로 받고싶어.
지금은 그런 나 자신을 참아내는 것두 너무 힘들다구. 니 감정 헤아려 줄 여유 없어!
세나 : ................
선재 : 난 아마 계속 그 사람 기다릴 거야. 그러니까, 나 기다리지 마!
세나 :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얼굴을 돌린다)
그 때, 세나의 핸드폰 벨이 울린다.
세나 : (전화 받고) 여보세요!
연수 : (F) 세나야! 난데..
세나 : (표정 싸늘해지는) 왜?
연수 : (F) 지금 언니 좀 만나!
세나 : (선재에게 시선 주며) 알았어. 내가 매장 앞으로 갈게. (전화 끊고) 언니야! 나한테 할 얘기가 있대!
선재 : (표정 슬퍼진다)
세나 : (!)
S#28. 커피 전문점 (낮)
연수, 세나, 나래..... 얘기를 하고 있다.
나래 : 뭐? 포기해? 그 계약서가 어떻게 받은 계약선데 그걸 포기해?
세나 : 나 뮤즈로 갈 거야! 그러니까, 언니도 그 집에서 나와!
연수 : (!)
나래 :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세나 : 난 빅토리 떠날 거구, 언니두 실장님하구 희망 없는 거 같구! 그럼 그 집에 있을 이유 없잖아!
이제 언니도 언니 인생 살어! 돈 벌어서 학교도 다시 가구! 이만하면 나한테 할만큼 했어!
연수 : 아직 예선밖에 안 봤다며? 그러다 본선에서 떨어지면 어떡해?
세나 : 안 떨어져!
나래 : 그걸 니가 어떻게 알어?
세나 : 만약에 떨어지면, 이번엔 진짜 끝이야! 빅토리구 어디구 미련 없어!
연수 : ..............
세나 : 그러니까, 언니 빨리 그 집에서 나와! 하루라도 빨리! (선재를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지는)
S#29. 음반 매장 앞 거리 (낮)
연수와 나래... 걸어가면서 얘기한다.
나래 : 아우.. 저 똥고집을 어떡하냐?
연수 : ...............
나래 : 그래도 넌 그 집에서 나오지 마!
연수 : 왜? 언젠 빨리 나오라며?
나래 : 그거야 니가 실장님한테 빠질까봐 그랬지. 근데, 이젠 늦었잖아. 어차피 푹 빠져버린 거, 끝까지 그 집에서 버텨.
아침저녁으로 마주치다 보면 실장님 마음도 돌아설지 모르잖아.
연수 : ...............
나래 : 절대 나오지 마! 알았어?
연수 : 나래야! 나... 두려워!
나래 : 뭐가?
연수 : 그 집에서 나오는 것두 두렵구 그냥 있는 것두 두려워! 그 집에서 나오면 실장님하고 영영 멀어질 거 같애서 두렵구..
그냥 그 집에 있으면 내 뻔뻔스러움에 실장님이 날 더 싫어할 거 같애서 두렵구...
나래 : (안스럽다)
S#30. 야외 까페 (낮)
미미.. 앉아 있는데, 선재.. 다가온다.
미미 : 어서 와요.
선재 : (목례하고 앉는다. 굳은 얼굴이다)
미미 : 잘 지냈어요?
선재 : .........네.
미미 : 잘 지낸 얼굴이 아닌데? 하긴 갑자기 친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됐으니 당연히 생각이 많겠죠. 이해해요.
선재 : 사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미미 : (?)
선재 : 앞으론 저한테 연락하지 말아 주세요.
미미 : (!)
선재 : 저... 그냥 이대로 살아가고 싶어요. 아무 것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 젠 더 이상 저한테 관심 갖지 말아 주세요.
미미 : 빅토리 사장님이 그러시든가요? 날 만나지 말라고?
선재 : 아버진 제가 이런 사실 알고 있는 거 모르세요..
미미 : (!) 이거 섭섭하네요. 난 선재군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보자고 했는데...
선재 : (?)
미미 : 우리 회사에서 이영준 선생님의 곡을 모아서 추모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예요.
난 거기에 선재군의 곡을 같이 담고 싶었어요. 아버지를 추모하는 음반에 아들이 작곡한 곡이 실린다..의미가 있잖아요?
선재 : (!)
미미 : 그런데, 선재군이 친아버님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고 살겠다니... 너무 실망스럽네요. 가슴이 아파요.
선재 : .............. 저에게 아버진 지금 아버지 한 분 뿐입니다.
미미 : (!)
선재 :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일어나는데)
미미 : 잠깐만요!
선재 : (보면)
미미 : (밑에 놓아둔 쇼핑백을 선재에게 주며 - 예쁘게 포장된 LP들이 들어있는 쇼핑백이다)
그래도 이건 가져가요. 이선생님은 선재군이 간직해주길 바라실테니까...
선재 : (?)
S#31. 선재의 방 (밤)
선재.. 쇼핑백을 들고 들어오면,
명자.. 침대 위에 앉아서 선재를 기다리고 있다.
명자 : (걱정하고 있다가 얼굴을 보니까 반가운) 선재야!
선재 : (쇼핑백을 소파 아래에 놓으며) 왜 여기 계세요?
명자 : 그냥..... 너 언제 들어오나 기다렸지.
선재 : 엄마! 저 괜찮아요.
명자 : (안스럽다)
선재 : 너무 어렵게 생각 안 할려구요. 꼭 피를 나눠야만 가족은 아니잖아요. 아이를 못 낳는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남의 아이를
데려다 키우기도 하는데, 전 그것보단 훨씬 나은 경우 아녜요? 엄마는 진짜 내 엄마구, 아버진 엄마를 사랑해서 나까지
받아들여주신 거구요. 그것만으로도 평생 아버지로 모실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명자 : (선재의 손을 잡으며 눈물 글썽하다) 고맙다. 그렇게 생각해줘서 고마워.
선재 : 그러니까, 이제 제 걱정 마세요. 저 엄마 아들 선재 그대로예요.
명자 : (선재를 안아준다)
선재 : (명자의 품에서 눈물 글썽하다. 애써 밝게) 엄마! 며칠 밖으로 돌아다녔더니 엄마가 해준 밥 먹고 싶어요.
맛있는 거 해주세요.
명자 : 그래! 그러자! (나간다)
선재 : (나가는 엄마를 향해 밝게 웃어주고)
명자.. 방에서 나가면, 선재.. 포장을 푼다.
75년에 발매된 양미미의 LP 음반이 나온다.
음반 자켓 뒤를 보면 곡 제목 아래에 '이영준 작사 작곡'이라고 적혀 있고,
맨 아래 쪽에는 영음 레코드라고 찍혀 있다.
선재.. 음반을 턴테이블에 건다. 약간의 잡음과 함께 흘러나오는 양미미의 노래.
선재.. 노래를 들으며 자켓을 가만히 쓰다듬어 본다.
친아버지에 대한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느껴진다.
S#32. 민철의 집 앞 (밤)
연수... 초조하게 민철을 기다리고 있다.
민철의 차.. 도착한다.
연수 : (긴장하는)
민철 : (연수를 보고 차에서 내리지 않는다)
연수 : (조수석 쪽으로 다가가서 창문을 두드린다)
민철 : (귀찮다는 듯이 창문을 내려준다)
연수 : 실장님! 저하고 얘기 좀 해요.
민철 : 난 할 얘기 없는데...
연수 : 실장님! 제발 부탁이예요!
민철 : (문을 열어준다)
연수 : (차에 탄다)
민철 : (시선 주지 않고) 얘기해요!
연수 : 저한테 화나신 거 알아요. 화나실 만하구요. 하지만, 그날은 실장님도 잘못하셨어요.
민철 : (어이없다는 듯 보며) 얘기하자는 게 이거예요? 내가 잘못한 거 일깨워줄려구?
연수 : 그 날, 선재씨 많이 힘들었어요. 자세히 얘기할 순 없지만, 실장님이 저였다고 해도 똑같이 하셨을 거예요.
민철 : (O.L) 아니! 난 연수씨같이 하지 않아요.
연수 : (!)
민철 : 난 연수씨처럼 인심이 후하지도 않고, 정이 헤프지도 않으니까!
연수 : ..............
민철 :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일이야. 연수씨 그런 점이 좋아서 곁에두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런 점들이 날 질리게 하니 말이야.
연수 : (!)
민철 : 한가지 더! 나하구 선재는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피곤해요. 특히 난 선재하고 엉키는 일, 무조건 사양하고 싶어.
그게 뭣 때문이든, 누구 때문이든!
연수 : 제 마음 같은 건 상관 없나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은 실장님인데, 그런 건 아무 상관 도 없어요?
민철 : (잠깐 표정 흔들리다가) 그런 어리광은 선재한테나 가서 부려요.
난 원래 마음 같은 거 볼 줄도 모르고 믿지도 않으니까!
연수 : (!)
민철 : (차에서 내린다)
연수 : (눈물을 글썽이며 앉아 있으면)
민철 : (조수석으로 와서 문을 연다)
연수 : (내린다)
민철 : (문을 쾅 닫고 앞서서 걸어간다)
연수 : (가슴이 무너져내린다)
S#33. 나래의 집 앞 (밤)
나래.. 급하게 집에서 뛰어나온다.
S#34. 나래 동네 언덕 (밤)
나래.. 뛰어오면서 연수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저쪽에 연수가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나래 : (뛰어오면) 연수야!
연수 : (얼른 눈물을 닦는다)
나래 : (연수 얼굴을 보고 놀라서) 연수야! 왜 그래?
연수 : (눈물을 닦는데도 자꾸 눈물이 난다)
나래 : 실장님 때문에 그래? 이 자식 정말 내가 가만히 안 놔둘 거야.
연수 : (울먹이며) 나... 실장님이 나한테 화나서 그런 줄 알았어. 화가 나서, 너무 화가 나서 그러는 거라구 생각했어.
근데, 아니야. 난 아무리 화가 나도 실장님처럼 못 그럴 거 같애. 그렇게 차갑게, 그렇게 무섭게, 절대 못 그래.
진짜 좋아하면 그런 거잖아. 아무리 미운 짓을 해두 만나서 변명 듣고 싶구, 아무리 이해 못할 짓을 해두
그 사람이 말하면 믿어주구 싶구.. 그런 거잖아.
나래 : ...............
연수 : 근데, 실장님은 안 그래. 아무 말도 안 듣구, 아무 말도 안 믿어.
나래 ; (!)
연수 : 날 사랑하면 절대 그럴 수 없을 거야. 절대 그럴 수 없을 거야.. (나래 품에 안겨서 울음을 터뜨린다)
나래 : (속상한) 아우.. 어떡하니? 널 어떡해?
연수 : (나래 품에서 흐느끼는)
S#35. 민철의 방 (밤)
민철... 답답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있다.
연수가 올라오는 소리가 난다.
민철 : (일어나서 문으로 간다. 문을 열려다가 돌아선다)
S#36. 2층 복도 (밤)
지친 얼굴의 연수.. 민철의 방을 바라보다가 민지 방으로 들어간다.
S#37. 민철의 방 (밤)
민철... 방안을 서성이고 있다.
S#38. 연수의 방 (밤)
연수.. 힘이 빠진 듯 구석에 쭈그리고 앉는다.
S#39. 연수의 방 (아침)
시간 경과. 방에 빛이 들어오고 있다.
연수.. 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가 일어난다.
밤새 마음의 정리를 한 듯한 표정이다.
S#40. 음반 매장 (아침)
나래.. 청소를 하고 있는데, 연수.. 들어온다.
나래 : (뛰어가서) 괜찮아?
연수 : (끄덕)
나래 : 어제 그냥 우리 집에서 자고 갈 걸 그랬어. 너 보내놓구 나두 한 잠도 못 잤단 말야.
연수 : 미안해.
나래 : 마음은 좀 편해졌어?
연수 : (끄덕) 나.. 실장님 집에서 나올 거야.
나래 : (!)
연수 :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인 거 같애. 나두 실장님 대하는 거 힘들구, 실장님도 나 보는 거 신경 쓰이실 거야.
나래 : 신경이 쓰이든 말든! 니 걱정이나 해!
연수 : 여기도 관두겠다고 말해야 되는데...
나래 : 야! 좀 천천히 해! 그렇게 한꺼번에 다 저질러 놓구 감당을 어떻게 할라 그러냐?
연수 : 당장은 니네 집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미안해서 어떡하지?
나래 : 나야 니가 컴백하면 대환영이지! 넌 그야말로 전자동 살림 머신 아니냐!
사실 나 세나 랑 살면서 힘들었어. 걔 나보다 더 게을러!
연수 : (미소)
S#41. 서점 (낮)
연수... 참고서들을 주의 깊게 고르고 있고,
민지.. 뚱한 얼굴로 따라다니고 있다.
민지 : 책을 왜 이렇게 많이 사?
연수 : 미술 학원만 다녀서 대학 갈 수 없잖아. 수능도 대비를 해야지. 쉬운 걸로 골랐으니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봐!
민지 : 걱정 마! 다닐 때 되면 어련히 알아서 다닐까봐 그래?
연수 : 그래도 이정돈 준비를 해놔야 내 맘이 편하지.
민지 : (?)
S#42. 극장 (낮)
연수와 민지.. 영화를 보고 있다.
민지 : (손을 내밀면)
연수 : (팝콘을 주고)
민지 : (손을 내밀면)
연수 : (음료수를 준다)
깔깔거리면서 영화를 보는 민지를 착잡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연수.
S#43. 극장 옆 까페 (낮)
민지와 연수.. 차를 마시고 있다.
민지 : 나한테 이렇게 공들여도 이제 소용없는데?
연수 : (?)
민지 : 몰랐어? 우리 오빠 여자 생겼잖아!
연수 : (!)
민지 : 우리 오빠 성격에 나한테 소개시켜준다 그러는 거 보면 대단한 여잔가 봐. 그러니까, 빨리 꿈 깨셔!
연수 : (눈물 글썽하다)
민지 : (놀라서) 뭐야?
연수 : 아니야.. (얼른 눈물을 닦고 웃으면)
민지 : 참... 그 얘기 듣고 속상해서 그러는 거야?
연수 : ..............
민지 : 그러니까, 못 올라갈 나무 쳐다보지 말라 그랬잖아! 쳐다보는 사람 맘만 상한다구!
연수 : (가슴 아픈)
민지 : (말은 그렇게해놓고 연수가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보니 기분은 좋지 않아서 잔을 갖다대며) 마셔! 냉수 먹고 속차리라구!
연수 : (씁쓸하게 웃는다)
S#44. 2층 발코니 (밤) / 민지 방 발코니 (밤)
선재... 생각에 잠겨 발코니에 서 있는데,
민지 방 쪽에서 연수가 나온다.
선재 : 안 잤어요?
연수 : ..........네.
선재 : 형하곤 얘기 해봤어요?
연수 : .................
선재 : 형한테도 시간이 좀 필요할 거예요.
연수 : 선재씨!
선재 : 네?
연수 : 나.. 여기 나갈 거예요.
선재 : 연수씨!
연수 : 걱정하지 말아요. 선재씨 때문에 그런 거 아녜요. 이젠 여기 있어야 될 이유가 없어져 서 그래요.
선재 : (!)
연수 : 그동안 고마웠어요. 힘들 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더 마음만 쓰게 한 거 같아서 미안해요.
선재 : ...................
S#45. 빅토리 기획실 (낮)
민철... 들어오는데, 선재.. 기다리고 있다.
민철 : (표정 굳어지는)
선재 : 간단하게 얘기할게. 형이 그런 것처럼 나도 지금 형하구 마주하는 거 불편하니까!
민철 : .................
선재 : 연수씨 집 나가게 그냥 둘 거야?
민철 : (그말에 놀랐지만 표현 안 하려 애쓰는)
선재 : 언젠간 나가야겠지만 지금은 때가 안 좋은 거 같아. 이대로 나가면 연수씨 너무 상처가 클거야.
민철 : 그럼 니가 못 나가게 해.
선재 :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형한테 왔겠어?
민철 : 차라리 잘 됐어. 명색이 형제간인데 한 여자 놓고 왔다갔다 하는 거, 정상 아니야.
선재 : (!)
민철 : 이쯤해서 정리하는 게 좋아. 넌 정리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니니까 내가 정리하는 수밖에 없겠지.
선재 : 형은 그게 그렇게 쉬워?
민철 : ................
선재 : 다행이야. 쉬운 사람이 칼자루를 쥐고 있어서...
민철 : 나가봐.
선재 : (나간다)
민철 : (연수가 나간다는 말에 불안해진다. 연수에게 전화를 하려고 전화를 드는데, 그 때 전화가 온다)
연수 : (F) 저예요. 실장님!
민철 : (!)
연수 : (F) 실장님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잠깐 나오실래요?
민철 : (긴장하는)
S#46. 커피 전문점 (낮)
연수.. 앉아서 민철을 기다리는데,
민철.. 창밖에서 연수를 바라보고 있다.
연수 : (민철을 보면)
민철 : (들어온다)
연수 : (차분한) 앉으세요.
민철 : (차분한 그 모습이 더 불안하다)
연수 : (말을 꺼내려는데)
민철 : 집에서 나간다구요?
연수 : (!)
민철 : 선재가 걱정을 많이 하던데...
연수 : .................
민철 : 갈 덴 정했어요?
연수 : 나래 집으로 들어가면 돼요.
민철 : 민지한테는 얘기했구요?
연수 : 아침에 말했어야 되는데 못했어요. 나 없어지면 아주 속시원해 할텐데.. 그래도 말이 안 나오드라구요.
실장님이 미안하다고 전해주세요.
민철 : 매장 일은 계속 할 거예요?
연수 : 아뇨.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 알아볼 거예요.
민철 : (연수가 정말 자기의 시야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에 불안하다)
연수 : 그동안 세나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민지한테 별 도움이 못 된 거 같아서 너무 죄송해요.
민철 : (깍듯하기만 한 연수의 행동이 가슴 아프다)
연수 : 이런 얘기.. 또 실장님을 거북하게 해드리는 거 같아서 그렇지만...전 실장님이 걱정돼요.
민철 : (!)
연수 : 실장님은 마음 같은 거 볼 줄도 모르고, 믿지도 않는다고 하셨지만, 전 그래도 실장님이 저한텐
마음을 많이 보여주셨다고 믿어요. 근데, 그 마음이 저 때문에 다시 닫혀 버렸을까봐 그게 걱정 돼요.
민철 : ..................
연수 : 일어날께요. 실장님 퇴근하시기 전에 나올 거니까 여기서 인사드려야겠네요. (고개 숙이고 나간다)
민철 : (돌아서는 연수의 모습을 보니 어쩔 줄을 모르겠다)
S#47. 연수의 방 (낮)
연수.. 슬픈 얼굴로 짐을 싸고 있다.
선재.. 들어와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연수 : (시선 느끼고) 어! 선재씨!
선재 : 짐 다 챙겼어요?
연수 : 챙길 것도 별로 없어요. 들어올 때 그대론데요. 뭐. (가방을 갖고 일어나는데)
선재 : (가방을 뺏어서 내려놓는다)
연수 : (!)
선재 : 나랑 송별회 하러 가요!
연수 : 네?
선재 : 그래도 이별하는 건데 송별회는 해야죠!
연수 : ................
선재 : 들고 다니기 힘드니까 가방은 두고 가요. 내가 내일 나래씨 집으로 갖구 갈께요.
연수 : 귀찮을텐데...
선재 : 괜찮아요. 렛츠 고! (문을 활짝 열어준다)
연수 : (미소 짓고 나간다)
선재 : (슬픈 마음이다)
S#48. 여의도 윤중로 (저녁)
벚꽃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연수와 선재.. 걸어온다.
선재 : 어때요? 이만하면 송별회 할만 하죠?
연수 : (끄덕)
연수, 선재 : (벚꽃과 사람들을 구경한다)
S#49. 여의도 윤중로 노천 포장마차촌 (저녁)
선재와 연수.. 포장마차에서 군것질을 하고 있다.
선재 : (맛있게 먹는다)
연수 : 선재씨 먹는 거 보면 다 맛있어 보여요.
선재 : (웃으면서 더 맛있게 먹는)
연수 : (미소 지으며 고개를 돌리면)
선재 : (연수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S#50. 빅토리 기획실 (저녁)
민철.. 일이 손에 안 잡혀서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민철 : (전화 받으면) 여보세요!
선재 : (F) 나야!
민철 : 무슨 일이야?
선재 : (F) 여기 여의도 윤중로야. 벚꽃놀이 하는데!
민철 : 그래서?
선재 : (F) 연수씨랑 있어. 형이 데리러 와!
민철 : (!)
선재 : 8시까지만 기다릴께. 그 이후에도 형이 안 오면, 형 마음 연수씨한테 없다고 생각할 거야.
그리구, 앞으로 형 때문에 내가 연수씨 앞에서 망설이는 일도 없을 거야! (끊는다)
민철 : (갈등하는)
S#51. 여의도 윤중로 (밤)
선재... 핸드폰을 끊고 돌아선다.
연수를 향해 웃으면서 손짓한다.
S#52. 빅토리 기획실 (밤)
민철... 소파에 누워 있다. 시계를 본다. 7시 55분이다.
잠을 청하는 듯 눈을 감는다.
S#53. 여의도 윤중로 (밤)
연수와 선재.. 걸어다니고 있다.
선재 : (시계를 본다. 7시 55분이다. 쓸쓸해지는 표정이다.)
연수 : (주변을 둘러보며) 세나도 부를 걸 그랬어요. 지금이라도 부를까요?
선재 : 연수씨!
연수 : (보면)
선재 : 여기서 잠깐 기다릴래요?
연수 : 어디 갈려구요?
선재 : 송별횐데 꽃 한 다발 줘야죠.
연수 : 꽃은 무슨...
선재 : 기다려요. 이쁜 걸로 사올께요.
연수 : 빨리 와요.
선재 : (걸어간다)
연수 : (손을 흔들면)
선재 : (돌아서는 얼굴에 슬픔이 가득하다)
S#54. 여의도 윤중로 (밤)
연수... 사람들 사이를 거닐며 선재를 기다린다.
S#55. 여의도 윤중로 (밤)
민철.. 급하게 차를 세우고 내려서 뛰어간다.
S#56. 여의도 윤중로 (밤)
민철.. 연수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지금 못 만나면 영원히 연수를 놓칠 것 같은 애타는 마음이다.
사람들 사이에 섞여 만날 듯 스쳐가는 두 사람.
민철 : (드디어 연수를 발견한다. 막상 발견하고 나니 차마 다가갈 수 없어 바라보고 있다)
연수 : (다른 곳을 바라보다가 민철을 발견하고 눈물 글썽하다.)
민철 :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가다가 걸음 점점 빨라진다.)
연수 : (얼어붙은 듯이 그 자리에 서 있다)
민철 : (연수를 뛰어가서 포옹한다)
연수 : (!)
민철 : (강하게 끌어안는다)
선재 : (좀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보다가 쓸쓸히 돌아선다)
S#57. 민철 집 동네 골목 (밤)
선재... 슬픈 얼굴로 걸어오는데, 핸드폰 벨이 울린다.
선재 : (전화 받는) 여보세요!
미미 : (F) 나 양미미예요.
선재 : 안녕하세요!
미미 : (F) 아버님이 만드신 노래를 들어보니까 어때요? 마음이 바뀌지 않았나요?
선재 : ............... 아뇨. 제 생각은 바뀌지 않습니다.
S#58. 선재의 집 앞 (밤)
미미... 차 안에서 전화를 하고 있다.
미미 : (실망하는) 그래요? 역시 그렇군요.
선재 : (F) 앞으론 사장님하고 만나는 일 없을 겁니다. 건강하세요.
미미 : 잠깐만요!
S#59. 민철 집 동네 골목 (밤)
선재 : (?)
미미 : (F) 나 지금 선재군 집 앞이예요.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만나요.
선재 : ................
S#60. 미미의 차 안 (밤)
미미.. 운전을 하고 있고,
선재... 조수석에 앉아 있다.
말이 없는 미미의 얼굴.. 뭔가 비장함이 엿보인다.
선재.. 그런 미미를 보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느낀다.
S#61. 정동 문화예술극장 앞 (밤)
미미.. 차에서 내려 건물을 올려다본다.
선재.. 그런 미미의 모습을 보면서 의문이 점점 더 커져간다.
S#62. 정동 문화예술회관 (낮)
미미... 선재와 함께 걸어 들어온다.
선재 : (회관을 둘러보며 ?)
미미 : 여기가 어딘지 알아요? 1975년 가수왕전이 열렸던 곳이예요.
선재 : (!)
미미 : (걸어내려가서 영준이 앉았던 자리를 가리키며) 여기 앉아요!
선재 : (앉으면)
미미 : 그 자리에 이영준 선생님이 앉아 계셨어요.
선재 : (!)
미미 ; (무대 위를 가리키며) 난 저기서 이영준 선생님을 바라보면서 노래를 했죠.
그날이 내 인생의 마지막 무대일 줄은 까맣게 모른 채 말이예요.
선재 : 마지막 무대요?
미미 : 그래요. 난 그날 대마초를 피웠다는 이유로 가수왕을 뺏기고 구속이 됐어요. 그 이후론 다신 무대에 설 수가 없었구요.
선재 : (!)
미미 : 그것뿐이 아니예요. 그날 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던 분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죠.
사람들은 나 때문에 너무 속이 상해서 과음을 하신 탓이라고 했어요. 결국 내가 그분을 돌아가시게 만든 꼴이 됐죠.
선재 : ...............
미미 : 난 분하고 억울했어요. 난 대마초를 피우지 않았으니까! 누군가의 음모였으니까!
선재 : (!)
미미 : (뒤로 가서 성춘이 앉았던 자리에 앉는다)
선재 : (?해서 보면)
미미 : 그 날 여기에 앉아 있던 사람이 그 음모의 주인공이예요. 여기 앉아서 모든 걸 지켜봤죠.
이선생님과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채 행복해하는 모습을 웃으면서 지켜봤어요. (눈물이 글썽하다)
선재 : .......................
미미 : 처음엔 잊어버리고 살려고 했어요. 다 잊어버리고 살고 싶어서 미국까지 도망을 갔죠. 그런데,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 사람은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까지 선생님의 모든 걸 빼앗아 갔으니까..
선생님이 그렇게 사랑하던 부인과 아들까지 말이예요!
선재 : (!)
미미 : 그래요. 이 자리에 앉아 있었던 사람, 바로 빅토리의 이성춘 사장이예요!
선재 : (충격 받는)
미미 : 난 정말 선재군 어머님을 이해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딴 사람도 아니고 이성춘 사장과 재혼을 할 수가 있었는지...
그 사람, 늘 이선생님을 무너뜨릴 기회를 노리던 사람 이었는데 말이예요.
선재 : (벌떡 일어나며) 말도 안 돼요!
미미 : 못 믿겠어요? 그럼 어머님한테 가서 여쭤 봐요. 가장 잘 알고 계시는 분이니까!
선재 :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뛰어나간다)
미미 : (담배를 꺼내 문다)
S#63. 1층 거실 (밤)
선재.. 뛰어들어와서 무서운 얼굴로 명자를 바라본다.
명자.. 소파에 앉아 있다가 깜짝 놀란다.
명자 : 선재야! 왜 그러니?
선재 : ................
명자 : 선재야!
선재 : 엄마!
명자 : 왜?
선재 : 엄마!
명자 : 왜? 왜 그러는 거야?
선재 :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이번만은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야 돼요.
명자 : (불안하다)
선재 : 아버지하고 돌아가신 친아버지.. 어떤 관계였나요?
명자 : (!)
선재 : 정말 아버지가 제 친아버지를 몰락시켰나요?
명자 : 선재야!
선재 : 말씀해 주세요!
명자 : 그런 거 아냐! 두 분은 그냥 경쟁 관계였을 뿐이야. 그냥 같은 일을 하는...
선재 : (O.L) 아버지가 제 친아버질 노렸다면서요?
명자 : (!)
선재 : 친아버질 이기려구 수단 방법 안 가렸다면서요?
명자 : (비틀거리며 소파에 주저앉는다)
선재 : 왜 저한테 얘기 안 하셨어요? 친아버지가 있단 얘기는 하면서 왜 그 얘긴 안 하셨어요?
더 숨기시는 건 없어요? 제가 모르는 게 또 뭐가 있는 거예요?
명자 : (눈물을 흘린다)
선재 : (소리지르는) 왜 아버지랑 결혼했어요? 왜 하필이면 이 집이냐구요! 왜요?
명자 : (흐느끼면)
선재 : (명자를 노려보다가 뛰어나간다)
명자 : 선재야!
S#64. 민철의 집 앞 (밤)
선재.. 충격에 휩싸인 얼굴로 집에서 뛰어나온다.
그 때, 성춘의 차.. 도착한다.
성춘 : (차에서 내려) 선재야!
선재 : (성춘을 지나치는데)
성춘 : (선재를 잡으며) 선재야! 애비 말 안 들려?
성춘을 쳐다보는 선재의 분노에 찬 얼굴에서
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