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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탄의 일반적인 지칭. |
유도 미사일로도 번역되는 유도탄(guided missile)이라는 용어는 발사된 후 표적에 명중할 수 있도록 유도 또는 지시되는 일체의 미사일 무기에 적용된다. 유도되지 않고 자유 비행을 하는 로켓과는 상이하다. 전술용 미사일은 전장(戰場)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단거리 유도탄이다. 장거리 유도탄, 즉 전략 미사일에는 순항형(巡航型)과 탄도형(彈道型)의 2종류가 있다. 순항 미사일(cruise missile)은 저고도(低高度)의 수평 비행로를 따라 거의 끊임없는 추진력을 제공하는 흡기식(吸氣式) 엔진으로 추진된다. 탄도 미사일은 비행 초기에만 로켓 엔진으로 추진되고, 나머지 비행 구간에서는 자체 유도장치에 의해 약간의 수정만을 받으며 자유탄도(自由彈道)를 무동력으로 날아간다. 전략 미사일은 통상 핵탄두를 장착하며, 전술용 미사일은 통상 고성능 폭약을 장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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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탄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자공학·컴퓨터·센서(sensor)·항공전자공학의 발달과 추진 및 항공역학의 향상이 낳은 성과의 하나였다. 전장무기로 제작된 전술용 미사일들은 다양한 용도로 설계되었지만, 센서·유도·제어 체계의 유사점들에 의해 한 부류의 무기로 포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20년 내에 사실상 모든 유도체계가 기억장치, 복잡한 항공감지장치, 컴퓨터 등과 빈번히 조합을 이루어 작동하는 자동조종장치를 포함하게 되었다. 유도방식으로는 5가지 기본방식이 각각 단독으로 또는 2가지 이상이 조합을 이루어 사용되었다. 즉 지령(command)·관성(inertial)·액티브(active)·세미액티브(semiactive)·패시브(passive) 방식 등이다.
지령유도에는 발사기지 또는 발사대에서 발사체를 추적하는 것과, 무선·레이더·레이저임펄스에 의하거나 가느다란 전선 또는 광(光) 파이버를 따라 지령을 보내는 것이 포함된다. 관성유도는 고도로 정밀한 소형 자이로스코프대(臺)를 이용하여 비행중인 미사일의 위치를 계속 측정한 정보를 통해 코스를 유지하도록 지령을 내리는 컴퓨터에 중계하도록 되어 있다. 액티브 유도방식에서는 미사일이 스스로 일으키는 방사(放射)를 이용하여 표적을 추적한다. 세미액티브 유도에는 미사일 자체 이외의 레이저 빔과 같은 다른 유도원(誘導源)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로 표적을 비추거나 지적하는 것이 있다. 또한 발사체 내의 추적장치가 표적에서 발사된 에너지를 감지하여 표적물을 추적하는 것도 있다. '열추적' 공대공(空對空) 미사일을 포함하는 패시브 유도체계들은 에너지를 방출하지도 않고 외부의 유도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지도 않는다. 그대신 표적 자체에서 나오는 전자파 등의 복사(輻射)를 '추미'(追尾)하도록 되어 있으며, 때로 발사하기 전에 사람이 표적을 식별하고 추미를 조작할 필요가 있다.
전술용 미사일은 대전차공격용·공대지(空對地)·공대공(空對空)·대함(對艦)·지대공(地對空) 미사일 등 5개의 주요범주로 나뉜다. 대전차 미사일은 상당히 긴 사정과 큰 위력을 가졌다. 고체연료의 서스테이너 로켓(sustainer rocket)으로 추진된 이 미사일은 양력(揚力)과 제어를 공기역학적 수직안정판에 의지했다. 추적은 미사일 꼬리에 있는 조명장치를 이용하여 목시(目視)로 했으며, 유도 지령은 수동식 조종간으로 하도록 되어 있었다. 프랑스제 SS-10/SS-11형 미사일과 미국제 TOW(tube-launched, optically tracked, wire-guided) 미사일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미국은 1950년대말에 전술용 공대지 유도 미사일을 항공기 투하용의 표준무기로 배치하기 시작했다. 이 미사일 유형의 제1호는 AGM(aerial guided munition)-12 불퍼프(Bullpup)였는데, 이 미사일은 목시 추적과 무선 유도방식을 채택했다. AGM-78 스탠더드 ARM(antiradiation munition)은 기억장치를 내장했으며, 비행중에 레이더의 여러 주파수에 맞출 수 있었다. AGM-64/65 매버릭(Maverick)형의 로켓 추진 미사일은 처음에는 텔레비전 추적방식을 사용했으나, 이후 그것의 변형 미사일들은 적외선 추적방식을 채용함으로써 보다 먼 사정거리에서 밤에도 표적을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AGM-64 매버릭, AGM-65 매버릭). 소련은 이런 모든 미사일 체계에 상응하는 온갖 공대지 미사일을 광범위하게 배치했다.
초창기 공대공 유도 미사일은 제트 엔진의 후부 배기관(tail pipe)에서 나오는 적외선 복사를 따라 추적비행했지만, 표적기(標的機)의 뒤쪽 사분원까지밖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것의 변형 미사일들은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복사를 감지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추적장치를 갖추었다. 1974년 미 해군이 선보인 AIM(air-intercept missile)-54 피닉스는 종반부의 호밍(homing)을 액티브 레이더로 하는 세미액티브 레이더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사정권이 160㎞가 넘고 최고 6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표적으로 삼을 수 있었다. 공대공 미사일은 굴절성과 치사성(致死性)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유도방식을 결합하여 사용하도록 개량되었다. 또한 장치가 복잡한 광학적 레이저 근접신관(近接信管)이 일반화되었다.
대함 미사일은 군함의 두꺼운 방어벽을 관통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런 종류의 무기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서방에서 처음에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소련은 대함 미사일을 서방측 해군의 우위를 무산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공중과 지상 또는 함상에서 발사하는 다양한 대함 미사일을 광범위하게 개발했다. 그후 서방 국가들도 저마다 대함 미사일을 개발하게 되었다. 프랑스제 에그조세(Exocet) 미사일은 주로 액티브 레이더에 의해 유도되었으며 중도에는 관성 자동조종장치로 보완되고 비행 종반부에는 패시브 레이더와 적외선 호밍으로 종종 보완되었다. 이런 종류의 미사일은 폭격기와 해안 정찰기에 실어 운반할 수 있고, 함상과 지상 발사대에 탑재되었다. 미국제 터보제트 추진의 하푼(Harpoon) 미사일에는 적함의 근접방어체제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물수제비 공격 프로그램을 입력할 수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의해 유도되는 미사일들은 '물 위로 솟았다 잠수했다 하는' 식으로 나가면서 목표물을 공격했다.
지대공 유도 미사일, 즉 SAM(surface-to-air missile)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 독일을 필두로 개발되고 있었다. 그러나 소련에서 정교한 SAM 체제들이 급속도로 개발되고난 1950년대와 1960년대에서야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1958년에 선보인 소련의 SA-2 가이드라인은 표적물 포착·추적과 미사일 추적, 지령 유도를 위한 각종 레이더를 선두에 탑재했고 이후 그 변형 미사일들은 광학 추적장치를 갖추었다. 1960, 1970, 1980년대 소련은 다수의 개량된 지대공 체제를 개발했다. 이 미사일 체제는 대부분 세미액티브 레이더 호밍 방식을 이용했으며, 그 방식들은 1960년대 호(Hawk) 미사일을 비롯한 미국제 샘(SAM) 미사일에도 쓰였다. 호크 미사일에 이어 1985년 보다 장거리 사정에 능한 패트리엇(Patriot) 미사일 체제가 등장했다. 이 미사일은 1991년 걸프 전쟁 때 실전에 투입되었다. 패트리엇 체제는 단 하나의 위상단열(位相段列) 레이더를 사용한다. 이 레이더는 단 하나의 대형 안테나를 회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안테나에서 전자공학적으로 신호를 달리 내보냄으로써 빔의 방향을 제어한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지령유도로 제어되며 미사일에 의한 추적 호밍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의 호밍에서는 미사일 자체에 내장되어 있는 레이더가 보내는 정보를 발사기지의 사격관제계(射擊管制系)가 이용하도록 되어 있다. 1982년 포클랜드 분쟁 때 사용된 영국제 레피어(Rapier) 미사일은 유도 교정을 위해 미사일의 진로와 표적으로 가는 길 사이의 차이와 마이크로파의 무선신호를 측정하는 텔레비전 카메라를 추적기에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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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미사일은 대포(탄도 미사일의 경우) 또는 유인 항공기(순항 미사일의 경우)의 확대판으로 볼 수 있다. 초장거리 사정에서 전략무기를 사용하자면 가장 현대적인 유도체제로도 미사일의 탄두를 표적물에 일관된 정확도로 명중시킬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전략 미사일들은 거의 예외없이 핵탄두를 장착한다. 핵탄두는 표적을 파괴하기 위해 그것에 직접 명중돼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사정거리가 짧은 전술용 미사일들은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다같이 장착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대사정거리가 300㎞인 소련제 탄도 미사일 SS-1 스커드(Scud)이다.
전략사정(戰略射程) 무기들은 전적으로 핵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순항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 제작기술의 적극적인 개발은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세계 핵강대국들에 한정되었다. 탄도 미사일 군비경쟁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은 줄곧 정확도는 높이고 폭발력은 낮추는 무기 간소화 방향으로 나아갔다. 소련은 미사일의 대형화와 폭발력의 제고에 집중했다. 미국의 미사일들은 대부분 1Mt(메가톤) 미만의 탄두를 장착한 반면, 소련의 탄두들은 보통 5Mt을 초과했으며 최대 탄두는 25Mt에 달했다. 순항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에는 화학 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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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탄도 미사일은 지상에서 발사할 수도 있고 해저의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도 있다. 사정거리에 따라서 중거리 탄도 미사일(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IRBM)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ICBM)로 나뉜다. IRBM은 사정거리가 약 960~5,600㎞이며, ICBM은 5,600㎞가 넘는다. ICBM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는 방법이 그 지상배치에 있어서 오랫동안 과제로 부각되어왔다. 1960년대에 미국과 소련은 그들이 보유한 ICBM을 지하에 설치한 사일로(silo)라는 콘크리트 통에 저장하기 시작했다. 이 사일로 중 일부는 핵폭격에 대비하여 보강되었다. 소련은 '냉발사'(冷發射) 방법을 개발했다. 그것은 가스로 발사한 미사일이 사일로를 빠져나간 뒤 로켓 엔진이 점화되도록 함으로써 사일로를 조금만 수리하여 재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사정거리와 투사중량(投射重量)의 증대를 위해 탄도 미사일은 통상 다단식(多段式)으로 되어 있다. 비행이 진행되면서 하단(下段)이 떨어져나감으로써 고단부(高段部)로 갈수록 가속할 중량이 줄어든다. 이로써 미사일은 더 멀리 날 수 있고 더 큰 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된다.
탄도 미사일의 비행진로에는 연속되는 3단계가 있다. 발사(boost) 단계로 불리는 1단계에서는 로켓 엔진이 미사일을 특정 탄도궤도에 올려놓는 데 필요한 정확한 양의 추진을 제공한다. 그런 다음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의 종단(終段)이 지구 대기권 밖에서 2단계인 미드코스(mid-course) 단계의 비행을 한다. 비행의 최종 단계에서는 지구의 중력이 탄두를 대기권으로 다시 끌어당겨 목표지점으로 떨어뜨린다. 이때 대기권으로 다시 들어오는 탄두는 '재돌입 운반체'(reentry vehicle)라고 부르고 RV로 약칭한다.
대부분의 탄도 미사일은 관성유도 방식으로 목표물의 근접지에 도달한다. 동력을 공급받는 발사단계 후반에는 대기가 아주 희박하여 수직안정판과 같은 공기역학적 비행 조종장치는 작동할 수가 없으므로 진로수정을 로켓 엔진 자체로 할 수밖에 없다. 이 수정은 주(主) 엔진을 선회축으로 회전하도록 짐벌(gimbal) 장치를 다는 것으로서, 로켓의 배기관 내에 베인(vane)이라고 불리는 날개판을 설치함으로써, 또 어떤 경우에는 추력(推力) 모터 또는 스러스터(thruster)로 알려진 소형 로켓 엔진을 설치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이 기술을 추력조종(thrust-vector control)이라고 한다.
현대 탄도 미사일의 선구는 독일의 V-2이다. 그것은 액체산소와 에틸알코올을 추진제로 하고 수직안정판을 장착한 1단 로켓의 미사일이다. 최대 사정이 약 320㎞에 달하도록 하기 위해 V-2는 처음에 수직 상공으로 발사되어야 했고 그런 다음 최대사정을 얻을 수 있는 각도인 50°에 약간 못 미치는 비행각으로 전환해야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이런 미사일 4,000기가 이동 기지들로부터 연합군측 목표물을 향해 발사되었으며, 1기당 5명을 죽인 것으로 추산되었다. V-2는 새로운 군사과학기술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종전 후 미국과 소련은 이 새로운 미사일들을 입수하고 동시에 그것을 개발한 독일의 과학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미국은 발터 도른베르거와 베르너 폰 브라운을 포섭하고 V-2 60기 이상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반면, 소련이 무엇을 또는 누구를 차지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1957년 소련은 최초의 유인 인공위성 스푸트니크(Sputnik)와 함께 하나의 다단식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을 나중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SS-6 새프우드(Sapwood)라고 불렀다. 이 일로 미국에서는 '미사일 갭' 논쟁이 불붙었고, 그결과 미국의 IRBM인 소어(Thor)와 주피터(Jupiter)의 완성에 최우선 순위가 부여되었다. 이 2종의 IRBM은 모두 액체연료의 1단 로켓 미사일로, 유도방식은 관성유도였고 탄두는 1.5Mt급이었다. 이 미사일들의 해외 배치가 정치적으로 어려워지자 미국은 ICBM의 개발을 서둘렀고, 그결과 1963년말 소어와 주피터의 임무는 끝나게 되었다.
소련의 SS-6 체제는 북반구의 고위도지방에서 발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극히 불량한 기상조건이 그 성능을 형편없이 떨어뜨렸다. 1960년 한 미사일 엔진이 시험중에 폭발하여 전략 로켓 부대의 부대장을 포함한 수백 명의 참관인이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마 이 기술적인 실패의 결과로(그리고 미국의 소어 미사일과 주피터 미사일의 배치에 대응한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음) 소련은 IRBM인 SS-4 산달(Sandal)을 미국에 보다 가깝고 기후가 보다 온화한 곳에 배치하려고 시도했다. 이 미사일은 1Mt의 탄두를 탑재했으며 사정거리가 1,440~1,600㎞이었다. 이 시도가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촉발했으며, 그후 SS-4는 중앙 아시아로 철수되었다.
그사이 미국은 미국 영토에 배치할 실전용 ICBM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 최초의 것이 아틀라스(Atlas)와 타이탄(Titan) 1호로, 이 미사일들은 액체연료 엔진을 사용하고 무선유도와 관성유도(또는 양자병용) 방식을 채택했으며, 최대사정이 1만 800㎞에 달했다. 초기의 액체연료들은 저장하기가 어렵고 채우는 데 시간이 낭비되어 반응시간이 비교적 느려짐으로써 아주 위험했다. 개량된 펌프를 사용함으로써 타이탄 1호의 반응시간은 1시간 이상에서 20분 미만으로 단축되었다. 이어 미사일 내에 계속 채워 저장할 수 있는 제2세대의 액체연료가 개발됨으로써 반응시간이 약 1분으로 줄어 들었다. 그러나 저장할 수 있다고 해서 액체연료에 내재하는 위험이 줄어든 것은 아니어서, 1960년대초에 고체연료로 추진되는 제3세대의 미사일이 쓰이게 되었다.
고체 추진제는 종래의 액체 추진제보다 만들기도 쉽고 저장하기도 안전하며 무게는 가볍고 신뢰도는 높았다. 고체연료를 사용한 미국 최초의 미사일은 미니트맨 1호이다. 이것은 처음 철도 차량으로 이동하는 체제로 구상되었지만 1962년 사일로에 배치되었다. 소련이 개발한 최초의 고체연료 ICBM은 SS-13 새비지(Savage)로, 이것은 750kt의 탄두를 8,000㎞ 이상 운반할 수 있었다.
소련과 미국 양국은 초기에 지상 배치용 ICBM의 생산에 힘쓰는 동시에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탄도 미사일(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SLBM)을 개발하고 있었다. 1955년 소련은 최초의 SLBM인 1~2Mt급의 SS-N-4 사크(Sark)를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1958년 디젤 전기 모터를 동력원으로 하는 잠수함에 탑재·배치되었고 뒤이어 핵추진함에도 배치되었다. 발사를 표면에서 해야만 되었고 사정거리가 560㎞밖에 되지 않았다. 미국의 폴라리스(Polaris) 프로그램은 1960년 실시되었다(→ 폴라리스 미사일). 폴라리스 A-1은 각각 1Mt의 탄두 하나를 탑재하고 사정거리는 2,240㎞이며, 폴라리스 A-2는 사정거리가 2,720㎞이다. 미국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반면, 소련은 1978년까지 저장 가능한 액체연료를 사용하다가 SS-N-17 스나이프(Snipe)에 고체연료를 채택했다. 1980년대 중국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2단 로켓의 CSS-N-3 SLBM을 배치했다. 이것은 사정거리가 2,720㎞이고 2Mt의 탄두 1개가 탑재되었다.
1970년대초에 이르러 ICBM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여러 가지 다양한 과학기술이 무르익고 있었다. 종래의 원폭장치보다 훨씬 가벼운 열핵탄두(熱核彈頭)가 1970년까지 ICBM에 채택되었다. 보다 큰 투사중량을 발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설계가들은 각 탄도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多彈頭)를 첨가할 수 있게 되었다. 향상된 훨씬 가벼운 전자회로는 보다 정확한 유도로 이어졌다.
이들 기술의 통합을 향해 내디딘 제1보가 다탄두 즉 복수(複數) 재돌입 운반체방식(multiple reentry vehicle/MRV)과 부분궤도 폭격체제(Fractional Orbital Bombardment System/FOBS)이다. 소련은 이 2가지 능력 모두를 1967년 실용화하기 시작한 최초의 '중'(重) 미사일 SS-9 스카프(Scarp)를 통해 선보였다. FOBS는 저궤도발사를 기초로 하여 공격목표로부터 반대방향으로 발사된 뒤 지구궤도를 부분적으로 돌다가 낙하하도록 계획되었다. 이러한 투사방법을 쓰면 무엇이 공격목표가 되고 있는지 판정하기가 아주 어렵게 된다. MRV 기술을 이용하면 같은 탄도 미사일에서 여러 개의 탄두가 나와 같은 목표를 공격함으로써 그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 아니면 재돌입 운반체의 특성이 주어질 때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구역이 되는 아주 좁은 탄도 '족적'(足跡) 내의 다른 목표물들을 개개의 탄두가 공격하게 된다.
미국은 MRV를 폴라리스 A-3에 채택했다. 이 폴라리스 미사일은 1964년에 배치된 이후 200kt의 탄두 3개를 탑재하고 4,480㎞의 거리를 비행했다. 미국은 다음 단계의 기술로 복수 각개 목표 재돌입 운반체(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MIRV)를 소개했다. MRV와 달리 각개 목표 RV들은 서로 멀리 떨어진 목표물들을 공격하도록 방출될 수 있었기 때문에 미사일 본래의 탄도궤도에 의해 설정된 족적을 근본적으로 확대했다. 이 미사일의 복잡한 조작체계는 가외의 중량을 요했고, 그것은 MIRV 방식의 미사일은 폭발력이 보다 낮은 탄두들을 탑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것은 또한 RV들을 그 탄도상(彈道上)에서 방출할 때 탄착정도가 커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최초의 MIRV 방식 미사일은 미국의 미니트맨 Ⅲ이다. 1970년 배치된 이 3단의 고체연료추진 ICBM은 170~335kt으로 추정되는 MIRV 3개를 탑재했고 사정거리는 1만 2,800㎞였다. 이어서 포세이돈형과 트라이던트형의 미사일이 1970년대에 잇따라 나와 1980년대의 MX로 통칭되는 피스키퍼(Peacekeeper) 미사일을 위한 길을 닦았다. 피스키퍼 미사일은 300kt의 탄두 10개를 탑재하고 1만 1,200㎞의 사정거리를 갖는 3단 ICBM이다. 피스키퍼의 탄착정도향상은 부분적으로 미사일의 위치를 외부에서 별이나 인공위성과의 상대적 위치측정으로 수정하는 천문항행(天文航行) 체제를 이용한 데 기인했다.
소련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근본적인 발전이 고체연료로 추진되는 SS-24 스캘펄(Scalpel)과 SS-25 시클(Sickle)에서 이루어졌다. 이 ICBM들은 탄착 정도를 높였고 배치방식에 있어서 새 세대를 대표했다. SS-24는 철도 차량에서 발사되었으며 SS-25는 은폐된 발사기지들 사이를 왕복하는 바퀴 달린 발사대에 탑재되었다.
미사일의 유도를 별이나 인공위성과의 상대적 위치 측정으로 수정한 후에도, 최종낙하 때의 요동으로 인해 탄두가 탈선할 가능성이 있었다. 2가지 기술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기동핵탄두, 즉 MaRV(maneuverable reentry vehicle)가 미국의 IRBM인 퍼싱 Ⅱ 미사일에 처음 채택되었다. 이 미사일은 1984년 유럽에 배치되었다가 1987년 중거리 핵전력(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INF) 조약에 따라 철거된 것이다(→ 중거리핵전력협정). 퍼싱 Ⅱ의 탄두는 레이더 역유도(Radag:radar area guidance) 장치를 담고 있었다. 이 장치는 탄두가 강하하는 곳의 지형을 내장된 컴퓨터의 저장된 정보와 비교한다. 그런 다음 탄두의 활강을 조절하는 수직안정판을 관제하도록 지령을 내린다. 이런 장치에 의한 최종단계의 수정은 사정거리 1,760㎞인 퍼싱 Ⅱ의 오차범위를 45m라는 근소한 폭으로 좁혔다. 또다른 기술의 개가는 정밀유도탄두 또는 PGRV(precision-guided reentry vehicle)이다. 이것은 표적을 능동적으로 찾아낸 다음 비행관제를 이용하여 재돌입의 오류를 사실상 '시정비행'한다. 이 기술의 개발로 탄착정도가 핵탄두를 재래식 폭약으로 대체해도 좋을 만큼 높아질 수 있다.
탄도 미사일이 예측할 수 있는 진로를 따라 날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방어는 오랫동안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것은 탄도 미사일의 RV들이 크기가 작고 굉장한 속도로 비행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말부터 미국과 소련은 모두 핵으로 장비된 여러 층의 대(對) 탄도 미사일(antiballistic missile/ABM) 체제를 계속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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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유일한 차이는 순항 미사일은 대기권 내에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대기권 내의 비행이 갖는 하나의 장점은 전통적인 방식의 비행 관제가 유인 항공기의 기술응용으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저공으로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은 대공 방어망을 쉽게 피해나갈 수 있다.
대기권 내 비행의 주된 단점은 전략적인 거리를 비행하는 동안 계속해서 동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미사일의 연료문제에 집중된다. 일부 전술적인 사정의 대함 순항 미사일은 터보제트 엔진으로 동력을 공급받아 초음속에 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정거리가 1,600㎞ 이상이 되면 이 엔진은 막대한 양의 연료를 요하게 된다. 그리고 그만한 연료를 적재하자면 미사일을 유인 제트기 크기에 맞먹을 정도로 크게 만들 필요가 있고, 그렇게 되면 미사일이 적의 방어망을 피할 수 있는 순항 미사일 고유의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정·규모·연료소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문제는 터보팬(turbofan) 엔진이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크기 정도로 소형화되면서 해결되었다. 터보팬 엔진은 안정적이고 연료소비가 경제적이었다.
탄도 미사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순항 미사일의 개발에서도 유도가 해묵은 과제였다. 전술용 순항 미사일은 일반적으로 무선이나 관성유도를 이용하여 표적의 근접지에 도달한 다음 여러 가지 레이더나 적외선장치로 표적을 추적한다.
그러나 무선유도는 조준선 범위라는 제약을 받게 되며, 관성유도 체제에서는 비행시간이 길어지면 정확도가 떨어지기 쉽다는 문제점이 있다. 순항 미사일에 적합한 장사정(長射程) 유도는 내장된 전자식 지도조합(地圖照合) 장치에 의해 수시로 수정될 수 있는 관성유도 체제가 계획될 때까지는 실용화할 수 없었다.
실용화한 최초의 순항 미사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사용한 V-1이다. 이 미사일은 시속 640㎞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사정거리는 240㎞가 넘었다. 경로관제는 압축공기로 작동되는 자이로스코프와 자기 컴퍼스의 조합으로 달성되었고, 고도는 단순한 기압고도계로 조정되었다. 이 미사일은 비행할 때에는 소형 프로펠러로 무장되었다. 이 프로펠러는 규정된 횟수로 회전을 한 다음 발사대로부터 안전거리상에서 탄두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탄두의 폭발은 충돌식이었다.
1945~48년 미국은 일련의 순항 미사일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나크(Snark) 계획은 1945년 시작된 공군의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907㎏의 핵이나 재래식 탄두를 8,000㎞의 거리까지 보낼 수 있는 아음속(亞音速:시속 960㎞) 순항 미사일을 생산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처음에 스나크는 터보제트 엔진과 관성항법 체제를 사용했고, 대륙간 사정에 대비하여 천측(天測) 항법 모니터를 보완용으로 이용했다. 스나크와 그 후신인 스나크 Ⅱ는 정도(精度)와 높은 연료소비의 문제로 1961년 해체되었다.
미국의 또다른 개발은 V-2를 기초로 하여 대륙간 초음속 미사일로 설계된 내버호(Navaho) 계획이었다. 그것은 V-2의 기본구조에 새로운 조종 날개면을 장치하고, 로켓 엔진을 터보제트와 램제트의 조합으로 대체한 것이었다. 초음속의 수직상승 및 관제와 관련된 기술부문을 제외하고는 내버호가 설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다른 면은 거의 없었다.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지속적인 초음속 비행에 필요한 램제트 엔진의 고장이었다. 제대로 점화되는 엔진이 극히 적었는데, 그 원인은 가지각색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1958년 취소되었지만, 내버호에서 개발된 기술들은 다른 여러 분야에 이용되었다. 드디어 레드스톤(Redstone) 미사일에서 로켓 부스터가 엔진으로 쓰이게 되었다. 이 엔진은 머큐리 유인 우주선들을 추진하는데 사용되었으며, 같은 기본 설계가 탄도 미사일인 소어 미사일과 아틀라스 미사일에 사용되었다.
관성자동항법 방식의 유도체계가 그후에 제작된 순항 미사일(하운드 도그)에 채택되었고, 미국의 핵잠수함 '노틸러스호'가 1958년 북극의 얼음 밑을 통과할 때 이용되었다. 전후 3번째로 나온 미국의 순항 미사일의 개발성과는 매터도르(Matador)였다. 이것은 1,350㎏의 탄두에 960㎞ 이상의 사정거리를 갖도록 설계된 지상발사 아음속 미사일이다. 개발 초기에 매터도르의 무선조종 유도는 근본적으로 지상의 조종자와 미사일 사이의 조준선상(照準線上)에 한정되어 있었다. 때문에 미사일의 최대 사정 전체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1954년 자동 지형식별 유도(아트란[Atran]) 체계가 추가되었다. 아트란은 유도의 중간단계와 최종단계에서 레이더를 이용한 지도조합을 이용함으로써, 오랫동안 순항 미사일의 과제였던 정확도 문제에 획기적인 해결책이 되었다.
미공군이 스나크·내버호·매터도르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는 동안 해군은 관련기술들을 탐구하고 있었다. 레귤러스(Regulus)는 매터도르와 아주 유사한 것으로 1955년 가동되었다. 그 제1호는 3.8Mt의 탄두를 탑재한, 잠수함과 수상함에서 발사되는 아음속 미사일이었다. 그러나 해군이 경사진 갑판의 대형 신식 핵항공모함과 탄도 미사일 탑재 잠수함을 선호함으로써 바다에서 발사하는 순항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그늘 속에 묻히게 되었다.
1970년대초 전자공학의 진보 결과, 유도와 제어의 오랜 문제를 가볍고 저렴한 재료를 사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신뢰도가 높은 방법들이 출현했다. 그 가운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이 등고선지형도 작성방식 또는 테어콤(Tercom) 방식인데, 종전의 아트란에서 고안된 이 방식은 중간단계와 최종단계의 정확도를 현저하게 높였다. 테어콤은 디지털식 등고선지도 작성용의 레이더나 사진 영상을 이용했다. 테어콤 검문소(checkpoint)로 알려진 선정된 비행 지점들에서 이 유도기구는 미사일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레이더 영상을 프로그램화한 디지털 영상과 조합한다. 그리고 미사일을 정확한 진로에 올려놓도록 그 비행로에 대한 수정지령을 내린다. 테어콤 검문소들 사이에서는 고도의 관성유도기구가 미사일을 유도한다. 따라서 전파탐지를 극도로 어렵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레이더를 발사할 필요가 없다. 비행이 진행되면서 레이더 지도의 크기가 축소되고 정도가 향상된다. 엔진 설계의 개선도 순항 미사일의 실용가치를 높였다. 1967년 윌리엄스인터내셔널에서 무게가 32㎏ 미만이면서 180㎏ 이상의 추력을 내는 소형 터보팬 엔진(지름 30㎝, 길이 60㎝)을 생산했다. 새로운 연료혼합으로 연료 에너지가 30% 이상 증가했고, 그것은 곧 사정거리의 연장으로 이어졌다.
베트남 전쟁이 끝날 무렵 미 해군과 공군은 순항 미사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후에 토마호크로 명명된 해군의 수중발사 순항 미사일(sea-launched cruise missile/SLCM)은 586㎝로 공군의 공중발사 순항 미사일(air-launched cruise missile/ALCM)보다 76.2㎝ 짧았다. 그러나 기구의 구성부분들은 아주 비슷했고 흔히 같은 공장에서 제작되었다. 지상발사 순항 미사일(ground-launched cruise missile/GLCM)은 수송·조립·발사 차량(wheeled transporter-erector-launcher)에서 발사하도록 설계되었다. 반면 SLCM은 잠수함의 튜브에서 강철통에 담긴 채로 해면으로 방출되거나 수상함의 장갑된 상자형 발사대에서 직접 발사되었다.
마침내 실전용으로 배치된 미국의 순항 미사일들은 30m 고도에서 2,400㎞의 거리를 비행하는 중거리용 무기들이었다. SLCM은 3종류로 생산되었다. 그 하나는 전술사정 440㎞의 대함 미사일로, 관성유도와 액티브 레이더 호밍을 결합했고 고성능 폭약의 탄두를 장착했다. 다른 2가지는 중사정(中射程)의 지상 공격용으로, 관성유도와 테어콤 유도방식을 결합했고 고성능 폭약이나 200kt의 핵탄두를 장착했다. ALCM은 SLCM과 같은 핵탄두를 탑재한 반면, GLCM은 10~50kt의 폭발력이 낮은 탄두를 장착했다. ALCM과 SLCM은 크기가 작고 비행고도가 낮아 레이더로 잘 탐지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반면 속도가 시속 약 800㎞의 아음속이어서 일단 탐지되면 대공방어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미공군은 레이더 흡수제와 같은 스텔스 기술과 표면 반사가 되지 않는 매끄러운 모양을 합체한 고급 순항 미사일의 제작에 착수했다. 이 고급 순항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2,900㎞가 넘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