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프롤로그
야유회 잘 다녀 왔지요? 다들 몸살이나 안났는지
후기가 늦어졌네요.... 글이 좀 길어서
질려서 아무도 안 읽으면 어쩌나?
염려도 되지만 워쩌겠시유. 그래도 쓸건 써야쥐.
#S 1. 소풍날 같은
2005년 8월 하구도 21일 일욜 새벽 4시쯤 깼을까?
잠이 오지 않는다. 마치 소풍날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캔디 님도 깨워달라 하지. 11명이 가기로 했는데
중간에 빠지는 사람이나 없는지?
소나기도 온다하고. 시장도 봐야하고.
한잠 더 자고 싶지만 늦잠자면 어쩌나 싶고....
(노인네도 아닌데 별 걱정 다하는)
그러는 사이에 날이 훤해오고 있었다.
하얀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파란하늘
오늘 날씨는 참 좋겠다 싶어 맘이 놓인다.
새참부터 쐬주 마실 생각에 아침밥을 한술 먹었다.
아침 8시쯤 길에 나가니 버스하나가 횡하니 지나간다.
할머니들처럼 뛰어가서 손이라도 들어볼걸
후회도 하면서 무작정 기다려 본다.
8시 26분이 되도록 아까 놓친 버스말고는 보이지 않는다.
약속시간 4분전 '에라 택시를 타야지'
근데 조금 전까지도 흔하게 지나치던 택시가 보이질 않는다.
속을 쐭이는구만......
#S 2. 날을 누가 잡았는지 기막히게 좋은.....
어제까지만 해도 연일 비가 내렸는데.... 그것도 주룩주룩
오늘은 하늘이 말짱하다... 누가 이렇게 좋은 날을 잡았지?
아주 기막히게 좋은날을.....
(야유회 끝나고 저녁때 비 내리는 걸 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얼마나 기막힌 타이밍인지)
#S 3. 도시 탈출
무슨 전쟁은 아니지만 꽉짜여진 일상과
다람쥐쳇바퀴 같은 일상에서의 탈출이다.
이 탈출 작전에 모두 11명이 동참하기로 했는데
1명은 일상에서의 발목 부상으로
또 1명은 어제 꿈나라를 늦게 가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했다.
체육관 앞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는 동안
늘푸른산 님이 건네주는 모닝커피 한잔으로
아직 몽롱한 잔(자잘한zzz∼) 졸음을 밀어냈다.
근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어디서 장을 보지?
우리가 어디 계획하고 답사하고 그러는가
재미없게시리. 그냥 무작정 부딨쳐보는 거다.
율량동 어귀
대형 마트는 문 열려면 아직 이른 시간
히∼그래도 슈퍼(농축산물판매장)는 있었으니
한군데서 모두 해결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S 4. 우리 가는 길이 맞는겨?
지난해 친구들 모임 때문에 6월 중순쯤....
그것도 택시 맨 뒷자리에 6명을 때려 태워져(?)
다녀온 길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이 길이 아니믄 어쩌지?
뭘 워쩌....
아무데나 내려서 여기가 거기라고 우기는거지 뭘"
히∼ 이 야그는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
근데 대충 선무당 사람잡듯 그렇게 기억을 더듬어가니
여기가 거기네..... 히∼ 다행이당.
#S 5. 어디가 명당이여.....
차를 세우고 도시를 탈출한 동지들(?)끼리
각자 양손에 짐을 들고 한 5분쯤(?)
비탈길을 올라왔다. 어디다가 자리를 잡지?
더 올라가봐야 등산하느라 지나는 사람들과
부대끼는 자리인데........
체육시설 옆 물가에 자리를 잡았는데
신기한 것은 올라오는 사람마다 들여다보고 가니
우리가 깔고 앉은자리가 명당이긴 명당인가벼.
#S 6. 일용할 양식(쐬주)으로.......
캔디 님이 아이스박스에 담긴 일용할 양식을
젖먹은 힘까지 내며 들고 왔는데
암튼, 뭘하던 목부터 축여야지.
삼겹살을 굽고 수수 님이 싸온 옥수수 하모니카도 불고
소주 한잔을 하니 물소리와 앞에 보이는 푸르름이라니
이런걸 무릉도원이요, 신선놀음이라 하던가.
후발대(밤낚시를 하느라 출발이 늦은) 행인 님과
연락이 됐다. 어디어디로 오면 된다고 일러주면서
쐬주 다섯 병이랑 행인 님 마실 맥주랑 챙겨오라는....
#S 7. 아직은 여름인가보다
물이 별로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걸 보니 아직은 여름인 모양이다.
모두 모두 아이들처럼 물세례를 하느라 바쁘다
간혹 휴전을 외쳐 보지만 캔디 님은
어느새 물에 빠진 생쥐꼴이다.
#S 8. 첫 번째 게임 게임
올챙이 반찬에 입안에서 살살 녹는 밥으로 점심을 먹고
또∼ 술을 한잔.... 카∼
(누가 그러던가 이러니까 무슨 술만 마신 것처럼 보인다고)
그냥 술을 마시면 재미 읎응께
노래방 기금마련 술마시기 게임을 시작했다.
이름하야 '간다간다 뿅간다'
그야말로 이 게임 때문에 뿅∼ 간 사람 많다.
어떤 사람은 술 못 마셔 돈주고 술을 팔아야 하니 그렇고
누구는 술 마시고 싶어도 걸릴 생각을 안 허니 그렇고
또 누구는 넘 자주 걸리니 술을 많이 마셔 그렇고
(희안한 일은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 명당에서 마셔서 그런가?)
#S 9. 두 번째 게임 게임
이제 알콜을 분해할 겸 다른 게임 하나 더....
현장에서 구상하고 급조된 미니 5종경기.... 아니 4종경기인가?
근데 하필 작은 운동장 옆에 터를 잡아서
(계곡에 운동장 있는 거 봤을까?)
이런 경기를 하게 되었는지, 행인지 불행인지
다음날 팔 다리 쑤셔 본 사람만 알겨.... 아궁∼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인간 줄다리기, 슬리퍼 멀리 던지기
근데 희안하네...
몇 년 전만 해도 안 그랬는데
내가 속한 팀이 지고 허니........ @@@ㅠㅠㅠ
벌칙으로 이긴팀 업고 반환점 돌아오기....
난 벌칙이 엄청 무서울지 알았쥐. ㅋㅋㅋ 다행∼
#S 10. 그냥 갈순 없잖아
무슨 노래 가사 같은데∼ 암튼......
참, 몇 년만에(진천 농다리 음주 수영 사건 이후)
처음으로 물을 만났는데 이제 여름도 시들어 가는데
언제 또 물가에 올지 모르는데
이런 저런 것들이 나를 물 속으로 유인하고 있었다.
그 이유중에 알딸딸한 취기도 한몪했을테구.....
신선폭포 아래 선녀탕(그냥 내가 지어본 이름)으로 들어가볼까?
아이구 시원타∼.
#S 11. 선녀는 질투가 심하다
선녀탕에 들어가 신선폭포 쏟아지는 물살에
등을 맡기고 있으니 어찌 시원하던지....
안마가 따로 없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화가 났을까?
선녀가 내 팔뚝에 손톱자국을 === 부욱===
ㅠㅠㅠ 아야∼
(마치 첼로란 영화에서 성현아의 팔목에 난 그것처럼)
내가 잠시 한눈을 팔았었나?
아님, 선녀가 싫어할 정도로 주정을 부렸나?
암튼,,,,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다.(암시롱∼ 그래도 글에선)
#S 12. 그 모노 정 때문에
참말로 근사한 계곡을 다녀왔다.
용암동쯤에 와설랑은 또 뭉쳐
노래방에서 노래 몇 마디와 그리고 호프집에서 간단하게
마무리로 칼국수 집에서 시원한 칼국수
(이러니까 아이들은 안 믿더라구. 칼국수가 뭐가 시원하냐구. 뜨겁지)
한 그릇씩........ 시원하긴 한데 매워서리.
우린 만나면 헤어질 줄 모르니 그 모노 정이 뭔지.
#S 13. 에필로그
이렇게 좋은 날을 잡아준 코스모스 님
이런저런 가난한 살림 꾸리느라 고생했구요.
워낙에 인기가 많아 야유회 다음에
다른 모임(송별회)에 참석했다가 늦게 다시 함께해준
열정 또한 고맙구요.
선뜻 함께 해준 늘푸른산 님
준비해오신 아이스박스와 겨울김치와 초(지)고추
참 맛있었어요. 그리고 운전하시느라 고생했구요.
아참, 모닝 커피도 맛있게 잘 마셨구요.
그 꾀꼬리 같은 목소리 인기가 너무 많아서
목과 몸이 많이 힘든데도 기꺼이 함께 해준
환영 님, 아마 환영 님 안 갔으면 여러사람
고생 했을거예요. 타고갈 차가 모자랐거든요.
고맙구요....
그리고 행인 님, 밤낚시 때문에 늦게 합류한 게
얼마나 다행인지.... 원래 소주 8병을 챙겼다가
2병을 뺐거든요. 행인 님이 나중에 오면서
사온 소주 5병과 4홉 하나 참 요긴했어요.
캔디 님, 늦잠자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적당하게 일어나 함께 해서 좋았구
급조한 게임이지만 재미있게 진행하느라
고생많았어요.
태자마마 님, 우리 물놀이하는 동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밥짓느라 고생했구요.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의 밥 정말 맛있었어요.
수수 님, 강원도 옥수수 정말 잘 먹었구요.
좋은 시간들 폰사진으로 스케치하느라
물 속에 한번 들어 가보지 못한 마음
오죽 했을까요? 다음에는 내가 스케치할테니
물속에 풍덩풍덩 어때요, 좋지요? ㅎㅎㅎ
카페에 좋은 사진 올려줘서 고마워요
예스민 님, 아이들이랑 집안 일들 접어두고
하루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함께해줘 고마워요.
마리아 님, 집안일 때문에 그리고 따님의 일 때문에
함께 하고 싶어도 함께하지 못해 얼마나 아쉽던지요.
그래도 늦게 노래방에서 함께해줘 고맙구요.
또 재수술? 여름에 너무 지치면 어쩌나 염려도 되네요.
여러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한
호박꽃 님, 시삶 님, 포폴라 님, 염소자리 님, 전성희 님
다음엔 꼭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
- 행복한 야유회의 후기 여기서 마무리 할께요.
첫댓글 ^^ 난 참석한것 밖에 없네..ㅎㅎ. 맞아요. 모두모두 너무 내가족처럼 챙겨주고 아껴주고 해서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개인적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분들~ 다음엔 꼭 같이 가요~~
왜요? 예스민 님두.... 고추도 채소도 씻고 물가에서 찬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지요........
가슴 벅차도록 행복하고도 아름다웠던 그 날의 추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 다들 고생했고 고마웠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역시 나그네에만 다녀오면 힘이 나거든요. 모두들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