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95회 등산 금성산(430m) 눈꽃산행 2018-2
2018년 1월 13일 토요일 맑음 원성연 박용균
고향의 뒷동산 같은 포근한 느낌을 주는 금성산은 두 가지 특색이 있다. 첫째는 천년고찰 비암사를 품고 있다. 고요하고 아늑해 산사의 아담한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비암사는 신라말기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대웅전과 극락보전 그리고 삼층석탑이 조화를 이루며 탐방객을 마음 편히 맞이한다.
비암사 삼층석탑과 극락보전
고려시대 석탑으로 알려진 삼층석탑 정상부에서는 국보 106호로 지정된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과 보물 367호인 기축명아미타제불보살석상, 보물 368호인 미륵보살반가석상이 발견돼 현재 국립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비암사를 지켜주고 있는 수령 800년이 넘는 느티나무도 볼거리다. 비암사를 바라보면 어떤 일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평정을 갖추고 편안한 마음의 상태를 뜻하는 안심입명의 경지가 된다.
금이산성 정상에 선 필자
둘째, 산꼭대기에는 삼국시대 역사의 현장인 테뫼식 산성인 금이산성이 자리 잡고 있다. 산정상부를 돌로 둘러쌓아 만든 성의 길이는 714m에 이르고 높이는 3m 정도이며 폭은 4.5-5m 쯤 된다. 바깥쪽 성벽을 안쪽보다 견고하게 쌓았고 성을 쌓은 수법은 전형적인 백제양식으로 험준한 지형을 이용하여 견고하게 쌓았으므로 철옹성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성벽은 허물어져 있지만 남쪽의 성벽이 잘 남아 있다.
금이산성 정상서 박용균 산악대장이 하산하고 있다.
금성산의 산줄기는 금북정맥 능선인 국사봉부터 시작된다. 국사봉서 금북정맥을 이탈하여 남쪽으로 곁가지를 친 원수지맥 능선이 세종시 서면 청라리와 공주시 의당면 도신리의 경계인 무명봉(약300m) 에 이르면 산줄기가 갈린다. 원수지맥은 남쪽으로 달리지만 북쪽으로 곁가지를 친 금성지맥 능선이 금성산을 들어올린다.(국사봉부터 12.7Km) 금성산을 빚은 금성지맥 능선은 계속하여 북쪽으로 달리면서 작성산(332m)을 일으키고 난 다음 남은 여맥을 미호천의 지류인 조천천에 가라앉힌다.
산길 초입의 이정표 푯말
천년고찰 비암사부터 등산이 시작된다.(10:55) 산길 입구에 금이산성 4.3Km 라고 쓰인 푯말이 서있다. 두텁게 쌓인 눈에 나무가 박혀 있고 말뚝에 밧줄이 매인 급경사 산길로 5분쯤 올라가 능선에 선다.(11:00)
급경사 산길을 오르는 박용균 대장
뒤돌아보니 비암사 전부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금이산성 4.2Km, 비암사 0.1Km란 푯말이 반긴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에 발자국을 찍어가니 아주 기분이 좋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기분 좋은 평안한 길
바로 참선을 많이 한 승려가 입적했을 때 화장한 후 나온 사리를 모신 부도가 나타난다.
부도
바로 서쪽 전망이 열리는 능선에서 국사봉을 비롯한 금북정맥 산줄기와 원수지맥 산줄기를 살펴본다. 금성산의 산줄기가 시작된 국사봉은 천안시 광덕면과 공주시 정안면과 세종시 전의면의 경계가 되는 전망 좋은 산이다.
서쪽 전망이 열린다.
곧이어 산길은 가팔라진다.(11:08) 종아리까지 빠지는 눈길이다 보니 미끄러지기도 하며 4분쯤 올라서니 금이산성 3.7Km, 비암사 0.6Km라고 쓰인 푯말이 서있다.(11:12) 야트막한 첫 번째 작은 봉우리를 지나자 능선 길은 완만해진다. 이윽고 나지막한 둘째 봉우리에 올라서니 금이산성 3.3Km, 비암사 1.1Km 란 푯말이 반긴다.(11:24)
둘째 봉우리에 서있는 이정표 푯말
이어서 완만한 내리막길로 8분쯤 진행하자 금이산성 2.8Km, 비암사 1.5Km란 푯말이 서있다.(11:32) 금성지맥 능선 길에는 수시로 이정표 푯말이 서있어 등산거리를 알려주고 있는데 실지 걷는 거리보다는 도상거리로 측정한 것 같아 대부분의 능선 길이 완만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거리에 비해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었다.
능선 길은 하얀 눈 세상이다
조금 후 눈앞에 보이는 셋째 봉우리 오른쪽 사면 길로 내려서니 안부가 나타나고 능선 길은 오르막길이 된다.(11:40) 완만한 산길로 오르다가 점점 급해지는 길로 넷째 봉우리에 올라서니 금이산성 2.5Km, 비암사 1.8Km란 푯말이 반긴다.(11:43)
네번째 봉우리
이어서 완만한 능선을 타고 7분쯤 내려서다가 완만한 오르막길로 다섯 번째 봉우리를 밟는다.(11:52) 어김없이 금이산성 2.1Km, 비암사 2.3Km란 푯말이 서있다.
다섯번째 봉우리의 이정표
능선 길은 다시 완만한 내리막길로 진행된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금성산 정상부가 조망되고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는 것 같다.
금성산 정상부가 조망된다.
또다시 오르막길이 나오면서 경사 급한 길로 2분쯤 올라가 여섯 번째 붕우리에 서니 금이산성 1.8Km, 비암사 2.6Km란 푯말이 반긴다.(12:00)
여섯번째 봉우리
이제 산길은 완경사의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산을 12분쯤 내려가 임도 네거리에 이른다.(12:12) 금이산성 1.1Km, 비암사 3.3Km, 임도(쌍류리), 임도(달전리)란 푯말이 서있다.
임도 네거리(달전리 임도를 따라 비암사로 하산할 수 있다)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분재와 같은 크고 작은 소나무가 아름다움을 뽐낸다. 금이산성 0.7Km, 비암사 3.7Km 푯말이 서있는 임도에서 산길로 들어선다.(12:20)
임도 위의 멋진 소나무
산길은 급경사의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오늘 등산코스 중 가장 힘겨운 구간이다. 건강한 땀을 쉴 새 없이 쏟아내며 10분쯤 올라가 일곱 번째 봉우리를 밟는다.(12:30)
일곱번째 봉우리
그림처럼 멋진 소나무가 눈길을 사로잡으며 힘들게 올라온 수고를 덜어준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길로 나아가다가 가파른 오르막길로 8번째 봉우리에 올라선다.(12:43)
금이산성 남쪽 성벽
곧이어 완만한 내리막길로 금이산성 남쪽 성벽에 닿는다.(12:45) 성벽 돌무더기에 두텁게 쌓인 눈을 헤쳐 가며 마침내 9번째 봉우리인 금성산성 꼭대기에 올라선다.(12:53) 오늘은 눈길 등산이라 여러 번 미끄러지기도 하며 체력을 많이 소모했다.
서쪽 조망
정상의 전망은 좋은 편이고 특히 서쪽 전망이 활짝 열렸다. 국사봉, 봉수산등 금북정맥 산줄기가 펼쳐지고 그 뒤로 광덕산과 망경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1998년 금북정맥을 종주할 때 길을 헤맨 주막거리 위의 420봉이 어림되고 유구의 국수봉(591m)과 갈미봉이 조망된다.
정상 정자의 필자
북으로는 세종의 진산 운주산이 가깝고 그 뒤로 천안아파트단지가 보인다. 동쪽은 조치원읍과 미호천이 조망되고 남으론 지나온 산줄기가 훤하다.
하얀 능선
하산은(13:08) 걸어온 길을 역으로 그대로 되 나아간다. 8번째 봉우리로 돌아와서(13:18) 가파른 내리막길로 4분쯤 내려선 다음 완만한 오르막길로 7번째 봉우리로 돌아온다.(13:27) 이어서 완만한 내리막길로 2분쯤 진행하다가 급경사 내리막길로 임도로 내려선다.(13:34)
임도
임도를 따라 6분쯤 나아간 이정표 푯말이 서있는 곳에서(13:40) 잠시 생각해 본다. 임도를 따라 하산할 수도 있지만 산길보다 거리가 훨씬 더 먼 관계로 올라온 길을 역으로 그대로 산을 8분쯤 올라가 6번째 봉우리로 돌아온다.(13:48) 이 봉우리서 금이산성을 향해 내리막길로 진행할 때 12분이나 소요되었지만 지금은 오르막길인데도 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진촬영과 산행 메모를 하지 않아 시간이 단축된 것 같다.
눈꽃 풍광
이어서 가파른 능선 길로 2분쯤 내려서다가 완만한 오르막길로 5번째 봉우리로 돌아온다.(14:00) 계속하여 완만한 내리막길과 완만한 오르막길로 4번째 봉우리에 돌아온다.(14:08) 다시 내리막이 된 가파른 길로 내려서다가 완만한 내리막길로 안부로 돌아온다.(14:12) 이어서 완만한 오르막이 된 길로 셋째 봉우리 사면 길로 진행하여 주능선을 밟은 다음 둘째 봉우리로 돌아온다.(14:22)
아름다운 설경을 질리도록 감상한다.
또다시 완만한 내리막길로 야트막한 첫째 봉우리를 지나서 급하게 내려가는 능선을 탄다. 조심스럽게 내려가 완만한 길로 돌아온다. 황홀했던 눈꽃산행의 기쁨을 안고 산을 내려가 비암사로 돌아와 산행을 마친다.(14:38)
비암사 대웅전
비암사를 둘러본다. 비암사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는 아주 좋은 사찰이다. 신심이 깊은 불자라면 꼭 한번 둘러보길 권한다. 대웅전에 들어가 참배하며 서원한다.
대웅전과 극락보전
오늘 눈꽃산행은 훌륭했다. 아무도 밟지 않은 종아리까지 빠지는 두터운 눈을 질리도록 밟을 수가 있었다. 비록 옷과 양말이 흠뻑 젖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다.
시속 3Km 이상의 속도로 산을 오르는 박용균 산악대장
동행한 준족의 박용균 산악대장도 크게 만족하고 있었다. 등산 뒤풀이는 착한식당인 상주올갱이서 올갱이탕과 미꾸라지 튀김에 탁주까지 곁들이니 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사람이 되고 만다.
☆약 10Km. 등산 118분, 하산 90분, 휴식 15분 총 3시간43분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