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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노이만과 자기재생산 기계
W.Poundstone.The Recursive Universe 11장
폰 노이만은 20세기 사상사에서 매력적이면서 역설적인 인물이다. 독창적이고,다산적이며,다재다능했던, 그러면서도 누군가가 말했듯이 악동과 같은 그러한 인물이었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몇가지 아이디어들은 현대사회의 특성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컴퓨터의 개발에 기여한 몇몇 사람을 꼽으라면 폰 노이만을 빼놓을 수 없다. 또 그의 "게임이론"(theory of games) 은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라는 전문용어를 낳으면서 경제학과 군사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로스 알라모스에서 폰 노이만은 핵분열에 의한 "내파 방법"(implosion method)을 주장했는데 결국 이것이 원자폭탄의 표준적 설계방식으로 정착되었다. 1950년대에는 가속화 방법에 의한 수소폭탄의 설계를 계속 표명해 왔다. 그러나 폰 노이만의 연구의 대부분 -특히 가장 혁신적인 것의 대부분- 은 순수수학의 분야에서 성취된 것이다.
폰 노이만은 1903년 12월 3일,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은행가였다. 그의 가족은 고향에 별장을 갖고 있고, 그의 아버지가 귀족 작위를 샀을만큼 -이것은 그 시대의 관습이었다- 부유했다. 폰 노이만은 겨우 말을 시작했던 시기에 벌써 신동으로서 알려졌었다. 어린 시절에 그는 8자리수 끼리의 나눗셈을 암산으로 할수 있었다. 그는 전화번호부의 이름,주소,전화번호를 하나도 틀리지 않고 줄줄이 암송해서 그의 집의 방문객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폰 노이만에 관한 일화중의 하나로 어느날 그의 어머니가 뜨개질을 멈추고,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폰 노이만은 그의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무슨 계산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20세의 나이에 폰 노이만은 지금까지 수학자들이 엄밀한 정의없이 사용해 왔던 서수에 대한 형식적 정의를 발표했다. 20대 중반에 폰 노이만은 양자물리학과 벡터이론간의 놀랄만한 연관성을 찾아내었다. 그는 양자적 계의 상태는 추상적인 ,무한차원의 공간에서 벡터로 기술될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미국으로 이민갔을 당시(1935), 그는 이미 생존하고 있는 가장 유명한 수학자의 한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의 양자물리학에로의 외도는 그의 연구의 한 분수령이 되었다. 벡터와 양자상태에 관한 폰 노이만의 연구는 수학과 물리학 두 분야 모두의 진보를 가져왔다. 그것을 계기로 폰 노이만의 관심은 응용수학 쪽으로 많이 치중되어 갔다.
1931년 폰 노이만은 프린스톤 대학의 수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1933년에 그 당시 막 발족을 보았던 프린스톤 고등 연구소로 옮겼다. 폰 노이만과 그의 부인은 프린스톤의 사교계에서 유명한 사람들이었다. 그 도시에서 가장 큰 파티들이 그의 집에서 열리곤 했다. 폰 노이만은 경구를 잘 구사하는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예를 들면 "부다페스트에서 온 사람만이 당신 뒤에 있는 회전문으로 들어가 당신 앞의 문으로 나올수 있다"는 식이다. 그는 진수성찬과 술과 비싼 가구들을 좋아했다. 로스 알라모스에 있을 때는 맛있는 멕시코 레스토랑을 찾아 120마일을 차를 몰고 가곤했다. 그는 1시간 동안 1쿼터의 위스키를 마시고도 차를 몰수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거의 매년 사고로 차를 망가뜨렸지만 자신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폰 노이만은 연구에 일정한 시간을 가리지 않는 기벽으로 유명하다. 택시를 타고 있는 동안, 나이트클럽의 쇼를 보고 있는 동안, 또는 주문한 아침식사가 아직 나오기전의 짬 등은 연구에 적당하지 않은 시간들이지만 그는 그것에 구애받지 않았다. 그는 생각이 떠오르면 파티중에라도 몰래 빠져나와 서재로 직행하곤 했는데 단 서재문은 닫지 않았다. 파티장의 왁자지껄한 소리들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1930년대와 40년대 초반에 걸쳐 그는 게임이론에 관해서 연구했다. 게임이론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고 가정된 -이상적 상황이지만- 게임 당사자들간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폰 노이만은 그것이 미래의 엄밀 경제학의 핵심이 되기를 희망했다. 게임이론하의 분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게임당사자들의 모든 동기가 미리 규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게임이론은 인간의 갈등양식에 대한 고도의 인공적인 모델이다. 그러나 폰 노이만은 대분분의 경우 동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삼목(三目) 게임,바둑,장기 그리고 포커에서 유일한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다. 게임 당사자가 이기고자 하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외의 동기를 규정할 필요가 없다.
3목 게임을 몇번 실행해 보면 더 이상 게임을 계속해야 할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것이다. 만일 두 게임당사자가 현명하다면 그 게임은 항상 무승부로 종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승패는 두 당사지중 한쪽 또는 둘다가 전략적 오류를 범할 때만 생긴다. 폰 노이만은 서양장기와 같은 그러한 게임도 똑같은 방식으로 무의미하다는 것을 증명할수 있었다.
그렇다고 폰 노이만이 장기의 "올바른" 전략을 규정해 주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기위해서는 게임의 모든 단계에서 가능한 모든 수에 대한 대응수를 규정해 주어야 한다. 수와 대응수의 선택지는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해 곧 처리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그와 그의 동료 모겐슈테른(O.Morgenstern)은 한 쪽이 이기면 다른 쪽은 반드시 패하게 되어있고(어떠한 상호협조도 배제된 "제로-섬"게임), 연관된 모든 정보가 두 당사자들에게 모두 알려져 있는(한 쪽이 다른 쪽의 패를 볼수 없는 카드게임과는 반대되는 "완전 정보"의 게임) 형식의 모든 1 대 1 게임에서는 한쪽 또는 두 당사자를 위한 불패의 전략이 꼭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불패의 전략은 승리를 보증해주는 것은 아니다. 두 당사자 모두 불패의 전략을 가질 경우 즉 두 당사자 모두 합리적 전략을 선택할 경우 -3목 경기 처럼- 반드시 무승부로 끝난다. 물론 한 당사자만이 불패의 전략을 가진다면 그는 항상 이길것이다. 바둑에 있어서 두 당사자간의 유일한 비대칭성은 누가 첫수를 두느냐 하는 것이다.백돌을 쥔 사람이 첫수를 먼저 둔다고 하자. 폰 노이만의 게임이론은 다음것 중의 하나를 예측한다. 완전히 합리적인 게임에서는 백돌을 쥔자가 승리하거나 또는 무승부로 끝난다. 반면 흑돌을 쥔자는 패하거나 무승부로 끝난다. 결과적으로 첫수를 둔 백돌이 유리하다. 어떤 사람도 그 사례가 어떠한 것인지 확실히 알수는 없다.
게임이론은 경제학자와 군사전략가들 사이에 유행하게 되었다. 게임이론의 추상적 내용은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갔을 때 논쟁거리가 하나 남아있다. 게임이론의 기본정리가 철강산업이나 나토의 방위와 같은 더 복잡한 게임들과 어떤 실제적 연관성을 갖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어떤 비판가들은 게임이론의 근저에 있는 기질은 집단의 현실적인 행태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이나 폰 노이만의 공리적 냉소주의를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이기적이고 믿을수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자기장은 전기장이 나선형으로 되어있지 않는 한 증대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어리석다","둘다 자연의 법칙일 뿐이다"는 폰 노이만의 경귀가 이 게임이론에 반영되어 있다.
약 1940년 이후부터 폰 노이만은 산업체와 정부의 자문역을 맡게 되었다. 그것으로 그는 부유해졌다. 1954년 5월에 그는 공군,CIA,IBM,로스 알라모스 연구소,국방부,그리고 스탠다드 오일 등 21개 기관의 자문역을 맡았다. 울람은 그의 자서전에서 폰 노이만은 "육,해군 장성들을 존경했으며 그들과 잘 어울렸던 것으로 보인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는 거칠고 냉혹한 사람이나 조직에 대해 내심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고 쓰고 있다. 그의 어떤 동료들은 폰 노이만의 세속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이 그의 수학을 희생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한한 잠재성을 가진 세포자동자의 이론 -그리고 몇가지의 기념비적인 수학적 업적들- 에 대한 그의 연구는 그의 군사자문의 부산물이었다.
폰 노이만은 2차 대전과 그 후 몇년 동안 유례없이 강력한 군사용 컴퓨터의 설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실제적인 문제와 씨름하면서 폰 노이만은 세포자동자의 잠재적 가능성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는 특히 영국의 수학자 튜링(A.Turing)의 연구에 감명을 받았다. 튜링은 비교적 간단한 컴퓨터라도 적절한 프로그램만 주어지면 어떠한 계산도 수행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폰 노이만은 비교적 간단한 로봇이 자신의 복제품을 만드는 것을 포함해서 어떤 실제적 과업을 수행할수 있을 것인지 궁금했다.
폰 노이만은 틈틈히 자기재생산의 문제를 숙고했다. 그러나 방위 프로젝트 때문에 그 문제에 깊히 들어갈 시간을 내지 못했다. 전쟁후 로스 알라모스에서 일해왔던 대부분의 과학자와 수학자들은 대학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폰 노이만은 완강하게 정치적 지위를 고수했다. 그의 견해는 소련에 대한 그의 뿌리깊은 공포심을 반영하고 있다. 오펜하이머 청문회에서 그는 "이것은 분명히 3자간 전쟁이었다. 나는 애초부터 러시아를 적으로 생각했다 . . .러시아와의 동맹은 두 적이 싸운 결과로 된 운좋은 우연이었다"
전기작가들은 소련에 대한 폰 노이만의 태도를 그의 성장배경에 돌리고 있다. 헝가리계 유대인으로서 그는 러시아인들을 불신할 역사적 이유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1950년경 그의 정치관은 망상증 비슷한 것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폰 노이만은 -지금 거의 잊혀져 버린-"방어전쟁"의 독트린을 옹호했다. 1949년 8월 29일 소련은 시베리아에 최초의 원자폭탄을 터뜨렸다. 미국의 핵독점의 시대는 끝났다. 그러나 소련은 핵실험 직후인지라 수중에 당장 사용할수 있는 원자폭탄은 있다 하더라도 극히 적을 것이다. 방어전쟁의 옹호자들은 러시아를 폭격해서 그 나라를 새로운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아야 하며 그 기회는 지금 뿐이라고 주장했다. 1950년,폰 노이만은 러시아의 모든 주요 도시들과 군사거점들에 대한 즉각적인 폭격을 주장하고 있었다. 그는 게임이론의 전략가로서의 확신을 가지고 소련이 대륙간 유도탄을 개발하고 핵폭탄을 비축하기전에 파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이프지는 약간 동조적인 어조로 폰 노이만의 다음 말을 인용하고 있다. "너가 내일 폭격하자고 말한다면 오늘 하자고 말하겠다. 오늘 5시에 하자고 한다면 오늘 1시에 하자고 말하겠다."
극히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 방어전쟁을 지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트루만도 이들의 주장을 무시했다. 그러나 폰 노이만,에드워드 텔러,루이스 스트라우스 제독 등의 설득에 못이겨 트루만은 결국 수소폭탄제조에 서명했다.
폰 노이만은 말년을 여러가지 프로젝트로 바쁘게 보냈다. 그는 수소폭탄의 연구에 종사했다. 그는 방사능 낙진으로 인한 암의 발생의 위험성에 대한 폴링(L.Pauling)의 경고를 격렬히 비난하고 핵실험을 옹호하는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 역할을 자청했다. 그는 기계가 재생산할수 있다는 증명에 착수했고,파이의 수치의 패턴을 조사했으며, 더 불가해한 수학적 난문을 푸느라 바쁘게 보냈다. 폰 노이만은 또 극지대의 만년설을 착색해서 세계의 기후를 변화시키려는 망상에 가까운 아이디어에 골몰하기도 했다. 만년설에 입힌 그 색깔이 태양의 복사열을 흡수해서 얼음을 녹일 것이다. 그럴경우 컴퓨터 모델링은 재앙을 예고하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아이슬랜드는 하와이 만큼 온화한 곳이 될것이다. 1955년 아이젠하워는 폰 노이만을 원자력 위원에 임명했다. 그때쯤 폰 노이만은 더 이상 방어전쟁을 옹호할수 없게 되었는데 이미 소련의 핵무장이 너무 비대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같은 해에 폰 노이만은 미끄러운 마루에 미끌어져 어깨를 다쳤다. 그를 검진한 의사는 악성 골수암을 발견했는데 이미 신체의 다른 부위로 퍼져 있었다. 그보다 10년전에 그는 비키니섬의 환초에서 있었던 작전명 교차로(Operation Crossroad)인 원자핵실험을 참관했다. 그것으로 미루어 그의 암은 비키니에서의 핵실험에서의 방사능 피폭이 원인이 된것 같다. 폰 노이만은 암선고를 받은 후에도 수개월 동안 원자력 위원으로서 일을 계속했다. 유태인으로서 일생동안 불가지론자였던 그는 병원 침상에서 카톨릭으로 개종했다. 1957년 2월 8일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군사기밀을 말할 경우에 대비해서 보안요원인 미공군 간호병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도 워싱턴에서 숨을 거두었다.
자기 재생산하는 세포 자동자 이론
기계의 번식에 관한 폰 노이만의 분석은 그가 순수수학과 응용수학을 배합하는 전형적 방식을 보여 주고 있다. 그의 증명은 순수논리학의 연습인가? 수학의 생물학에의 응용인가? 기계설계인가?
폰 노이만은 그 증명을 완료하지 못했다. 그의 원고는 여러 프로젝트들 사이 비는 시간에 짬짬이 쓴 그 증명들에 관한 일련의 노트들로 길게 이어져 있다. 동료였던 버크스(A.W.Burks)는 폰 노이만의 의도를 살려 그 증명을 완성시켜서 그것을 "자기 재생산하는 세포 자동자 이론"(Theory of Self-reproduction Automata,Urbana and London: Univ. of Illinois Press,1966)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폰 노이만은 먼저 재생산의 운동 모델을 정식화했다. 그는 호수에 떠다니는 로봇을 상상했다. 또 호수에는 로봇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부품들도 떠다니고 있다. 떠다니면서 필요한 부속들을 수집해서 자신의 복제품을 조립하는 로봇을 머리속에 그렸다.
호수에 떠다니는 많은 부품들 가운데는 "운동자"(kinematic elements) -예컨대 다른 물체들을 움직이게 하기위해 사용되는 인공팔- 가 있다. 두 부품들을 함께 묶는 "결합자"들도 있고,그들을 분리시키는 "분리자"들도 있다. "감각자"들은 필요한 부품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고, "거더"(Girders)는 그것들의 조립을 위한 딱딱한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로봇의 컴퓨터 뇌에 대한 외부기억을 만들기위해 여러 거더들을 땜질한 인형 처럼 함께 묶을수 있다.
이러한 외부기억은 중요하다. 로봇의 뇌는 아주 정교해야만 한다. 그것은 부품들을 구분하고 그 거리를 판단할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언제 그 부품들을 잡아야 할지, 만일 부품들이 운동자의 파악을 벗어나 버릴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이 출렁일때 흔들리는 대상들의 운동을 어떻게 교정해야 할지 등등을 판단할수 있어야 한다. 로봇이 지성까지는 보여줄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나 컴퓨터 뇌를 설계하는 일은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안고 있다. 폰 노이만은 이 세세한 문제들과 씨름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튜링의 "범용 검퓨터"(universal computer)라는 개념에 의존했다.
튜링은 아주 간단한 컴퓨터라 하더라도 우리가 상상할수 있는 어떠한 계산이라도 수행할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 주었다. 올바른 프로그램이 주어지면 "보편적 튜링기계"는 지금의 컴퓨터 또는 미래의 컴퓨터가 할수 있는 어떠한 것이라도 할수 있다. 만일 인간의 뇌가 아주 복잡한 컴퓨터라면(그러리라고 보이는데) 튜링기계는 인간이 할수 있는 어떠한 것이라도 할수 있다.
이 보편적 튜링기계에 마술적인 그러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통상 수학적 추상으로 표현되었지만 튜링기계는 일상적인 전자부품을 사용해서 설계하고 만들수 있다. 유일한 함정은 무한한 기억용량 -같은 말이지만 그것은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기억을 부가시킬수 있어야 한다- 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무한히 확장가능한 기억은 컴퓨터 본체 밖에 있어야 하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외부기억이라고 부른다. 튜링은 범용 검퓨터가 작은 사각형의 칸들로 구성된 무한한 길이의 가느다란 종이테잎(paper tape)위를 오가는 것을 상상했다. 사각형들은 모두 0 ,1의 두가지 상태중 하나를 갖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모두 0과 1로 된 수열로 테잎위에 부호화 할수 있다. 마찬가지로 컴퓨터는 중간계산 결과를 기록에 남기기 위해 -테잎을 메모지 처럼 사용해서- 앞서의 것을 지우고 자신의 0과 1의 수열을 인쇄할수 있다. 긴 계산의 경우 1광년 길이의 테잎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계산이 끝나면 답은 0과1로 부호화된 수열로 출력될 것이다.
튜링의 발견은 얼핏 생각했을 때와는 달리 그렇게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떤 소설이라도 만들수 있는 아주 간단한 기계(타이프라이터)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과 맥을 같이 한다. 소설은 결국 타이프라이터의 자판의 어떤 키를 어떤 순서로 두드려야 하는가를 알면 만들수 있다.
보편적 튜링기계도 마찬가지다. 우선 원하는 계산을 어떻게 수행해야 할것인가에 대한 완전한 명령문이 튜링기계에 주어져야 한다. 이 기계의 다재다능성의 진가는 그것은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은 백지와 다름 없다는데서 온다. 필요한 모든것들을 세세히 그 기계에 입력시켜 주어야 한다.
영어 자판의 타이프라이터를 설계하는 것은 쉽다. 모든 단어들과 문장들은 몇개의 자모,숮자,그리고 구둣점으로 만들어 낼수 있다. 한자(漢字) 타이프라이터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단어마다 다른 글자를 사용한다. 그래서 실제 한자 타이프라이터는 가장 상용되고 있는 글자만을 포함할수 밖에 없다. 한자 타이프라이터로 타이프할수 없는 많은 문장들이 있다. 튜링의 발견은 논리는 표음문자의 인쇄방식 처럼 어떤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소수의 기본적 논리조작들이 있다. 모든 계산은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이 조작을 통해서 수행될수 있다. 기계는 이 기본적 조작의 일부-또는 전부-를 수행할 수 있다. 정확한 명령만 주어지면 범용 검퓨터는 그 어떤것이라도 계산할수 있다.
만일 원하는 계산이 아주 복잡하다면 그 명령문도 아주 길어질 것이다. 그리고 범용 검퓨터가 계산을 끝내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것은 만일 문제가 해를 가지고 있지 않고 컴퓨터의 용량을 넘어서 있다면 답을 찾아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부기억을 제외한) 범용 검퓨터는어려운 과업을 수행할 경우에 단순한 경우일 때 보다 달라야 될 필요도 없고,더 복잡해야할 필요도 없다.
범용 검퓨터를 설계하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 세부적 사항들은 기본적 단순성 만큼 중요하지 않다. 폰 노이만의 기계는 자신을 복제하기 위해서 환경을 어떻게 조작할 것인가를 계산할 능력이 요구된다. 그 문제는 경우에 따라 어렵지 않을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문제는 한대의 아주 간단한 기계가 이 문제들을 모두 처리할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만일 자기재생산하는 세포자동자가 범용 검퓨터를 내장한다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튜링의 기계가 보여 주었다. 필요한 외부기억을 위해서 폰 노이만은 거더를 사용했다. 사다리에 비유해서 거더를 설명해 보면 사다리는 좌우 2개의 긴 세로대를 축으로 해서 가로대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붙어 있다. 가로대를 빼고,넣고 할 수 있다면 이 가로대들의 배열상태가 저장하고자 하는 정보를 나타낸다. 가로대는 1을 나타내고,그것이 빠져 있으면 0을 나타낸다.
폰 노이만은 그의 떠다니는 기계가 어떻게 자기를 재생산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아직 그것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는 자기재생산의 논리적 본질을 파악하기를 희망했다. 불행히도 그의 분석의 많은 부분은 가상호수에서의 운동의 문제라는 늪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어떤 부품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옮기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실제 살아있는 유기체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즉 유기체에도 단백질 분자들을 분해한 다음 그 성분인 아미노산을 세포들의 필요에 맞춰 배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것을 해결하기위한 폰 노이만의 가상호수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 작위적이라서 당시 생화학의 실제적 관심거리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운동의 문제는 폰 노이만의 관심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자기재생산이라는 실제적 논점과는 관련이 없다. 이 호수와 떠다니는 이 기묘한 부품들은 어디까지나 가상의 것이다. 폰 노이만은 추상화를 한단계 더 밀고 들어갔다.
세포자동자 모델
폰 노이만은 울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는 회귀적 규칙에 의해서 진화하는 세포 배열의 방식에 의해서 자기재생산 문제를 고찰하기 시작했다. 가상 바둑판의 모든 세포들은 그 이웃으로 부터 입력을 받고 다음 순간에 무엇을 할것인가를 결정한다.
회귀규칙은 세포공간의 물리학이다. 폰 노이만은 정보가 우리세계에서 처럼 저장될수 있고, 조작될수 있도록 적절한 규칙들을 골랐다. 결국 그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자기재생산에 관한 정보이론이었다. 폰노이만의 세포공간내의 변화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일어난다. 패턴들-특히 간단한 패턴들-은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패턴들의 진화는 예견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폰 노이만의 세포공간은 라이프와는 아주 다르다.
특히 포 노이만은 그의 운동모델의 여러 난점들 -무작위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부품들의 호수에서 필요한 부품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 그것을 끌어당겨 합성하고 있는 장소로 옮기는 것- 을 피하고 싶었다. 만일 로봇이 필요한 바로 그 장소에 있는 부품들을 원한다면 사태는 훨씬 더 간단해질 것이다. 폰 노이만은 세포모델에서 바로 그러한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폰 노이만은 로봇의 뇌에서 나온 펄스에 따라서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는 새로운 회귀규칙들을 고안했다.
나는 폰 노이만의 증명의 세부적 사항으로 까지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폰노이만의 추론의 일반적 노선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고자 한다.(사실 폰 노이만의 논점들을 해명하는데는 폰노이만의 방식 보다는 콘웨이의 라이프가 훨씬 효율적이다.그래서 폰노이만의 논점의 세부적인 것은 다음장에서 콘웨이라이프를 통해서 다룰 것이다)
폰 노이만의 공간에서 모든 세포들은 29가지 상태들 가운데 하나를 가진다. 그중 한 상태는 라이프에서의 끔상태와 같다. 그리고 켬에는 28가지의 다른 상태들이 있다.
폰 노이만은 자기자신을 재생산하는 세포들의 특정패턴 -그외의 패턴은 공허한 배열이다- 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원했다. 이 재생산은 앞서의 분류로 말하자면 재생산의 "정교한"형태이다. 이 패턴은 자기자신의 구조에 대해 부호화된 완전한 기술 즉 청사진을 포함하고 있다. 그들은 또 보편적 구성자를 포함하고 있다. 그것에 덧붙여 그 과정을 조정하는 범용 검퓨터를 포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재생산도 이와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하나의 패턴이 자신의 청사진을 읽은 다음 그 정보를 보편적 구성자에게 보낸다. 보편적 구성자는 공간의 빈영역으로 자신의 팔-활성영역의 뾰족한 부분-을 뻗친다. 팔의 첨두(head)는 앞뒤로 훑어가면서 새로운 생세포를 산출할 것이다. 자기 재생산하는 패턴의 새로운 복제품은 텔레비젼 화면의 영상처럼 한줄한줄씩 주사되면서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폰 노이만은 명백한 증명을 시도하지 않았다. 즉 자기재생산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특정 패턴을 찾지 않았다. 그러한 패턴을 찾는 일은 대개 수많은 시행착오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지겨운 과업이다. 폰 노이만은 실제 컴퓨터의 세부적 설계만으로도 너무 바빴다.
그 보다 폰 노이만은 보다 원리적인 문제에 집중했는데 즉 세포공간속의 한 패턴이 실제 컴퓨터나 로봇의 구성자의 모든 필요한 부품들을 복사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했다. 더 나아가 설계상의 모든 문제도 해결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고, 어떻게 유한한 배열이 자기자신에 대한 완전한 기술을 내장할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모든 3차원 컴퓨터나 전자장치는 2차원의 회로도로 표현될수 있다.(일반적으로 그렇게 표현된다.) 그 회로도는 유한수의 부품들과 그 부품들간의 접속자로 되어있다. 폰 노이만의 공간의 상태들은 회로도 또는 논리 다이어그램을 그와 동등한 세포패턴에로의 전환을 쉽게 하기위해 선택되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몇개의 전선들은 회로도상에서 중첩되게 된다. 이것을 회로도 상에서 처럼 나타낸다. 이 기호는 전선들의 중첩은 2차원 회로도상에서 그렇게 표현될 뿐이며 실제 3차원상에서는 중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계의 문제들 가운데 폰 노이만이 해결해야만 했고 실제 해결했던 문제는 세포 컴퓨터의 "전선"은 신호를 서로 섞지 않고 교차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폰 노이만은 범용 검퓨터의 기본요소들을 세포공간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범용 검퓨터의 기본요소들은 다음 3가지이다.
*AND 게이트: 두 입력선이 AND 게이트와 연결되어 있다. 만일 둘다가 어떤 순간에 전기신호를 갖고 있다면 AND게이트는 그 전기신호를 출력선으로 내보낸다. 만일 하나의 전기신호만 입력선을 통해 게이트에 도착하거나 또는 아무것도 오지 않는다면 어떠한 출력신호도 없다. 그것이 기계적 중계선이든,진공관이든,고체상태의 장치든,추상공간에서 세포들의 패턴이든 관계없이 이 AND 게이트는 논리적 연언(logical conjunction)을 구체화한 것이다. 입력선1과 입력선2가 함께 전기신호를 갖고 있을때 오직 그때만 출력신호가 나온다.
*OR 게이트: 두 입력선이 OR 게이트와 연결되어 있다. 둘중 어느 하나 또는 둘다가 전기신호를 가질때 OR 게이트에서 출력신호가 나온다.
*NOT 게이트: 입력선에 아무런 전기신호가 없을때 오직 그때만 NOT 게이트에서 출력신호가 나온다. 입력선에 전기신호가 있을 때만 이 게이트는 출력신호를 만들수 없다.
모든 상태들을 이 세가지 유형의 기본요소로 묶음으로 범용 검퓨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폰 노이만은 세포를 사용해 AND,OR,그리고 NOT 게이트를 설계했다. 그는 이 게이트를 연결하는 방법 -연결속도는 원하는 대로 임의적 조정이 가능하다- 을 보여주었다. 그는 또 외부기억을 부가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는데 그것은 두 유형의 세포로 만들어진 일종의 튜링기계의 테잎이었다. 그는 보편적 구성자를 설계했다.
자기재생산의 중심문제
폰 노이만이 씨름한 설계상의 모든 문제들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가장 보편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청사진에서 무한퇴행을 피하는 문제이다. 살아있는 유기체는 유한하며, 유한한 시간내에 재생산한다. 어떠한 기계도 -실제 세계의 것이든,폰 노이만의 세포공간의 것이든,또는 라이프 공간의 것이든- 마찬가지로 또한 유한하다. 만일 자기재생산이 무한퇴행을 일으킨다면 자기재생산 기계를 찾는 것은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기계의 재생산과 관련해 어려운 문제는 보편적 구성자는 의식이 없는 로봇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기계에 일을 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를 명시적으로 지시해 주어야 한다. 세세한 지시사항이 많으면 많을수록 청사진의 "기술"(記述)은 더 길어질수 밖에 없다. 기술이 길면 길수록 모든 지시사항을 유한한 청사진내에 모두 표현할수 있는 기회는 점점 적어지게 된다.
자기 재생산 기계에 대한 모든 기술을 보편적 구성자에 입력시켜 보자. 그것은 고지식하기 때문에 명령에 따라 기계만을 재생산할뿐 그것에 대한 기술까지 재생산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아니한 기계가 만들어질 뿐이어서 이것은 그것을 낳은 기계와는 다른 기계이다. 기계의 고지식함에 분통이 터져 한대 때려주고 이 일에서 손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해 보자. 그것은 기술 자체를 복제해서 새 기계에 그 기술을 심는 일이다.
잠깐! 청사진을 복제하고 그 복제본을 새 기계에 넘겨주기 위해 기계에 어떤 특별한 창조적 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기계가 그것을 할수 있도록 그 과정의 모든 단계는 세세히 규정될수 있다. 폰 노이만의 해결은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그 기계에 "관리자"(supervisory unit)를 첨부하는 것이다. 물론 관리자의 도입은 기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것이다. 청사진은 보편적 구성자 뿐만 아니라 관리자를 기술하기위해 더 확장되어야만 한다.
보편적 구성자2-관리자2의 청사진이 보편적 구성자1-관리자1에 주어질때 어떻게 될것인지를 생각해보자. 관리자1의 지도하에서 보편적 구성자1는 새로운 보편적 구성자2-관리자2를 만든다. 구성이 완료되었을 때 몇종류의 내부 스윗치가 관리자1에 켜진다. 그러면 관리자1는 새로운 모드의 작동에 들어간다. 그것은 청사진을 복사하고 그것을 새기계에 옳긴다. 요컨대 기계(보편적 구성자1-관리자1)와 자신의 청사진은 새기계(보편적 구성자2-관리자2)와 자신의 청사진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청사진 자신이 자신을 자신속에 내장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무한퇴행에서 벗어날수 있다. 청사진은 보편적 구성자와 관리자만을 기술한다. 새로운 청사진을 만들 시점이 되었을때 청사진은 자신의 청사진이다. 청사진은 2중의 과업을 수행한다. 즉 그것은 두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해석된다. 처음에는 어떤 유형의 기계를 만들기위해 따라야할 일련의 명령들로 문자그대로 해석한다. 일단 관리자가 두번째 모드로 바뀌면 청사진내의 명령은 무시된다. 여기서 청사진은 단지 복사과정을 위한 원재료일 뿐이다.
폰 노이만은 이 방식으로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기계의 자기재생산에만 한정되지 않는 아주 일반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실제의 유기체들이 자신을 재생산하는 바로 그 방식이다.
1940년경 생명을 이루는 기본적 화학성분들- 단백질,지방,핵산,그리고 그것들을 구성하는 더 간단한 성분들- 은 이미 밝혀져 있었다. 그러나 세포내 핵산의 구조(이중나선)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생화학자들은 이 특정한 화학성분들이 자신을 재생산하기 위하여 어떻게 조정하고 상호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
왓슨과 크릭의 DNA구조의 발견을 시작으로 해서 생화학에서의 발견들은 폰 노이만의 세포기계의 일반적 틀 그대로임이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DNA 형식으로 된 청사진이 있다. 세포의 DNA는 DNA 그자체에 대한 기술을 제외하고(그것을 포함할 경우 무한퇴행에 빠진다.) 세포의 모든 중요한 부분들에 대한 완전한 기술을 갖고 있다.
또 리보솜의 형식으로 된 보편적 구성자가 있다. DNA의 정보는 메신저 RNA를 거쳐 리보솜에 중계된다. 리보솜은 이 정보를 사용해서 단백질을 합성한다.
보편적 구성자의 개념에 대한 약간의 혼동이 있다. 그것은 정확한 명령이 주어지면 "어떠한 것이라도 바로" 만들수 있는 기계이다. 리보솜의 경우에 "그 어떠한 것"은 DNA와 RNA에 부호화된 20개 또는 그 이상의 아미노산들을 연결시켜 구성할수 있는 단백질 분자들을 의미한다.
단백질 분자는 아미노산들의 가닥이다. 그 가닥은 보통 수천개의 아미노산들의 연결체로 되어 있다. 원리적으로 그것은 원하는 만큼 길게 할수 있다. 그래서 만들수 있는 단백질의 종류는 무한하다. 실크,콜라겐,알부민,케라틴은 리보솜이 합성할수 있는 흔한 유형의 분자들이다.
그러나 보편적 구성자의 재능에는 한계가 있다. DNA의 지령이 주어지더라도 리보솜이 폴리에스터,유리섬유, 또는 강철을 합성하지는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구성자가 보편적인지의 여부를 결정할수 있겠는가?
보편성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구성자가 "정교한" 자기재생산에 참여할수 있는 능력이다. 리보솜은 그러한 자격이 있다. 그러나 약간 간접적 방식으로 그것을 수행한다. 리보솜은 단백질만을 만들수 있다. 그러나 세포내에는 단백질이 아닌 중요한 성분들이 있다. 우선 DNA는 단백질이 아니다. 그리고 RNA,ATP(세포의 중요한 에너지원),혈액의 헤모글로빈속의 색소,뼈속의 인산염 등도 단백질이 아니다.
리보솜이 사용하는 전략은 스스로 수행할수 없는 지령을 처리하기 위해서 매개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다. 특별한 종류의 단백질-효소-은 세포내에 필요한 비단백질 분자를 합성한다. 그래서 넓은 의미에서 세포내의 리보솜 더하기 효소가 세포의 보편적 구성자다.
세포내의 관리자는 일련의 효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DNA 폴리머라제라고 불리는 효소는 세포의 청사진을 복제한다. 또 어떤 효소들은 복사의 시작 시점과 리보솜을 켜고,끌 시점을 결정한다. 재생산에 있어서 유기체와 폰 노이만 방식의 유일한 기본적 차이는 폰 노이만 방식은 기계 자신이 복사된 후에라도 자신의 청사진을 복제할수 있도록 기계에 임의적으로 지정할수 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유기체에서는 DNA의 복제(duplication;청사진의 복사)는 복사(replication;기계의 복사)에 앞서 일어난다. 폰 노이만 기계의 합성은 진행되는 과정이고 세포가 두개로 분열된 후에도,즉 복사가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
이러한 생물학과의 정확한 대응은 폰 노이만의 연구활동 당시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증명은 생물학자들에게 강력한 철학적 영향을 주었다. 폰 노이만은 자기 재생산에는 마술 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그 정확한 과정은 복잡성의 최소수준으로 기계내에 상세히 규정하고 프로그램할 수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폰 노이만의 연구가 그 자체로서는 생물학에 대해서 어떤 특별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있는 유기체의 재생산은 여전히 불가해한 생명력과 연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폰 노이만의 연구가 자기재생산은 초월적 수단에 의해서 행해진다는 주장에 일격을 가했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생명의 정보이론적 정의
생물의 자기재생산이 궁극적으로 기계적이라고 가정한다면 폰 노이만의 분석은 정보에 의해 생명을 정의하는데 사용될수 있다. 정보이론에서는 정보를 부호화하고 있는 물리적 구조들(인쇄된 페이지,전선에서의 전자신호,비디오 테잎 등)은 아무런 중요성이 없으며 단지 정보 그자체만이 고려된다. 정보이론에서 중요한 것으로 보는 생명의 특성은 다른 분야에서 중요시하는 것과는 다를지 모른다. 생화학자에게는 복잡한 탄소화합물은 생명의 뚜렷한 특성이다. 행동주의 생물학자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자극에 반응하는 능력이 중요시될 것이다. 또 생태학자들에게는 포식자가 없고 식량자원이 풍부할 때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능력이 생명의 특징상으로 보일지 모른다.
모든 이러한 속성들은 정보이론의 관점에서 볼때 지엽적인 세부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생명의 참으로 놀라운 특징은 폰 노이만이 밝힌 바로 그것이다.
(1) 살아있는 계는 자기자신에 대한 완전한 기술(記述)을 내장하고 있다.
(2) 그것은 기술안에 기술의 기술을 포함할려는 방식을 포기함으로 외양상 불가피해 보이는 파라독스를 피하고 있다.
(3) 그 대신 기술은 2중적 역할을 한다. 그것은 자신을 제외한 그 계의 나머지에 대한 "부호화된 기술"이다. 동시에 그것은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부호화될 필요가 없는 일종의 작업모델"이다.
(4) 그 계의 구성부분인 관리자는 기술의 2중 역할에 관해서 "알고 있고",그 기술이 재생산 동안 두 방식으로 해석될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5) 그 계의 또 다른 구성부분인인 보편적 구성자는 적절한 지령이 주어지면 어떤 류의 대상 -살아있는 계를 포함해서- 이라도 만들수 있다.
(6) 재생산은 관리자가 보편적 구성자에게 그 계의 기술을 포함해서 새로운 복사본을 만들 것을 지령할 때 일어난다.
이러한 특징들은 생명에 대한 정의로 채용할수 있다. 모든 통상적 생명형태들은 이 기준을 만족시킨다. 그러나 이 생명에 대한 정보이론적 정의는 논쟁이 되고 있는 사례들에 적용시킬 때 더 큰 설득력을 가진다. 생물학자들이 생명의 정의를 내리려고 할때 마다 다음과 같은 사례들에 의해서 곤란을 받는다. 즉 바이러스,성장하고 있는 결정체,펜로즈의 타일,분명히 살아 있었던 생물체의 시체,탄소에 기초하고 있지 아니한 외계생물체,지성을 가진 컴퓨터 또는 로봇 등이 그것이다.
양식을 가진 사람치고 어느 누구도 결정체나 펜로즈의 타일이 살아있다고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또 반대로 어떤 사람도 노새나 외계생물체-지상의 생물체와 흡사하지만 우리와는 다른 생화학적 구조를 가진-를 설마 살아있지 않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외 사례들은 경우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많지만 적어도 생명에 대한 어떠한 형식적 정의도 살아있는 것이 가지는 대부분의 친숙한 개념들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바이러스는 단백질의 외피에 의해 둘러쌓인 DNA와 RNA로 구성되어 있다. DNA 또는 RNA는 새로운 단백질의 외피를 복사하기 위해서 아미노산 가닥을 해독한다. 그러나 일단 세포내로 들어가면 DNA 또는 RNA는 새로운 유전물질의 합성을 위한 주형으로서 사용된다. 그러므로 바이러스는 자기자신에 대한 완전한 기술을 내장하고 있다. 이것은 조건 (1),(2),그리고(3)을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외의 기준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관리자로서 기능하는 정교하게 조절된 효소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 그것은 아무런 보편적 구성자도 갖고 있지 않다. 바이러스는 침투해 들어간 세포에서 이 계를 탈취함으로써 비로소 재생산을 수행할수 있다. 그래서 정보이론의 정의상 바이러스는 그 자체로서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폰 노이만의 기계의 정교한 자기재생산의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
결정체와 펜로즈의 타일도 유사한 상황에 있다. 결정체나 두 타일로 된 단위는 자신에 대한 기술을 내장하고 있지 않다. 그들의 간단한 성장방식은 정보의 조작과 연관이 없다. 그들은 살아있지 않다.
노새는 재생산을 하지 못하지만 명백히 살아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의 본질적인 자기재생산기구는 세포속에 있다. 노새를 세포들의 군체로 생각해 보자. 모든 세포들은 관리자와 보편적 구성자 뿐아니라 아직 미분화된 노새의 세포들의 완전한 DNA기술을 내장하고 있다. 비록 노새는 같은 종을 재생산할수 없다 하더라도 노새의 세포들은 그것을 할수 있다. 그들은 정교한 자기재생산의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유사한 논의가 죽은 시체에도 적용된다. 방금 죽은 동물의 경우도 모든 자기재생산 기구를 가진 얼마간의 살아있는 세포들을 갖고 있다. 아마도 생명공학자들은 죽은 시체로 부터 떼낸 한 세포로 부터 살아있는 동물을 복사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살아있는 물질은 정보와 합성기구를 상실함으로써 죽은 물질이 된다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재생산의 잠재적 능력을 근거로 해서 노새나 시체에 살아있음의 신분을 부여하는 것은 폰 노이만의 기준을 지나치게 확장해석하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재생산은 이러한 계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일것이다. 그러나 노새와 같은 복잡한 계는 만일 그것이 정교한 자기재생산자를 그 선행자를 갖지 않았더라면 결코 이 지상에 출현할수 없었을 것이다. 생화학자들은 지구상의 최초의 전(前)세포는 물질로 부터 출현했으며 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믿고 있다. 환경의 압력이 보다 적합한 세포들만을 살아남게 했다. 정교한 자기재생산은 획득된 변형을 미래의 세대를 위해서 DNA속에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 주었다. 수십억년에 달하는 누적적 변형후의 결과중의 하나가 노새였다. 노새도 모든 다른 일반적 생명형태 처럼 장구한 세월동안 반복되어온 자기재생산의 결과이다.
또 정보이론의 기준에 따르면 우리와는 다른 생화학적 구조를 가진 화성의 생물체도 살아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매질이 아니고 메시지이다. 만일 유전적 정보와 보편적 구성자가 다른 형태의 화학으로 구현될수 있다면 그 결과로 생겨난 계는 살아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모든 사례들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것은 고성능 컴퓨터나 로봇이다. 충분히 예견가능한 컴퓨터 공학의 발전가능성은 생명을 행동주의적으로 정의하려는 모든 시도를 혼란시키고 있다.
행동주의의 문제점들중 하나는 행동이라고 할만한 행동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생명체들이 있다는 점이다. 어떤 박테리아나 포자는 오랜기간 동안 일정한 반응도 없고,영양을 흡수하지도 않고,배설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박테리아가 예외적 생명형태가 아니다. 그것들은 가장 오래되고,가장 흔한 생명형태의 대표자이다. 더 나아가 명확히 규정될수 있는 과업 -어떤 과업을 생명의 특징이라고 주장하든 상관없이 그 전부의 과업- 을 수행할수 있는 컴퓨터나 로봇의 설계가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이때 컴퓨터는 살아있는 것인가? 재생산의 정의 -이것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힘이나 또는 지성에 기초한 정의가 아니다- 를 사용한다면 그 답은 "그렇다."이다. 기계의 재생산에 대한 폰 노이만의 초기 운동모델은 문자그대로 넛트와 볼트로 된 로봇이었다. 그의 세포모델은 비록 추상우주에서이긴 하지만 그 로봇과 다름없다. 둘다 "정교한" 자기재생산을 하며 정보이론의 정의상 살아있다.
그러나 컴퓨터는 그 성능을 강력하게 할수는 있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단지 컴퓨터일 뿐이고 재생산의 수단(부호화된 자신에 대한 기술,보편적 구성자 등)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폰 노이만의 기준을 충족시킬수 없다. 고도로 정밀한 컴퓨터는 (폰 노이만의 정의상) 살아있는 것이 아니면서 지성을 가질수 있고, 심지어는 어떤 의미에서 "의식"을 가질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렇게 되면 "재생산적 살아있음"과 "감각이 있음"을 구분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인간과 동물들은 이 둘을 다 갖고 있다. 박테리아와 식물은 단지 "살아있다". 컴퓨터는 단지 "감각이 있다".
인간은 단지 재생산적으로 살아있는 먼 조상으로부터 유래했을 것이다. 컴퓨터는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실제적으로 감각은 언제나 정교한 자기재생산 -재생산으로 부터 분리된 것으로 보이는 그러한 경우에서 조차도-에 그 연원을 가진다.
복잡성의 장벽
폰 노이만은 가끔 "복잡성의 장벽"(complexity barrier)에 관해서 언급했다. 이것은 단순한 계를 복잡한 계로 부터 분리시키는 상상속의 경계이다. 단순계는 자신 보다 더 단순한 계만을 산출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주 복잡한 계는 자신보다 더 복잡한 계를 산출한다. 자손의 계가 조상의 것보다 더 복잡한 계를 낳을수 있다. 복잡계를 허용하는 물리법칙은 또 원리적으로 그 계의 복잡성의 무제한적 증대을 허용한다.
복잡성의 증대없는 자기 재생산은 복잡성의 장벽 바로 그 경계에 있는 계의 특징으로서 그 계는 보존되기는 하지만 세대가 지나가도 복잡성의 레벨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폰 노이만은 자기재생산에 필요한 조직화의 최소수준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자 했다. 복잡성의 최소치에 대한 지표로서 그는 세포공간에서 자기재생산 패턴의 최소크기를 추산했다. 버크스,대처(J.W.Thatcher) 등이 이 추산치를 좀더 정교화시켰다.
가로 57,세로 143의 칸으로 된 직사각형의 크기로 보편적 구성자를 설계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것은 총 8,151의 칸이 되고 그 칸의 대부분은 끔상태에 있다. 정확한 일련의 전기신호들이 주어지면 가로 57,세로 143으로 된 이 패턴은 팔(보편적 구성자)을 뻗어,새로운 세포들의 패턴을 훓고는 다시 팔을 자신속으로 철수시킨다.
보편적 구성자는 자기재생산하는 패턴의 작은 부분 -추정상 약 4%- 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관리자와 메모리의 조작에 관련된 부분들은 그보다 더 크다. 그러나 이것은 전체 패턴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며 그것을 제외한 패턴의 대부분은 패턴내의 다른 부분으로 보내거나 받은 정보를 부호화하고 해독하는 부분에 할당되어 있다. 폰 노이만은 자기 재생산하는 패턴의 전체 크기는 약 세포수 약 200,000개 정도로 추산했다. 그 형태는 설계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
폰 노이만의 증명은 또한 몇가지의 관련 논점들을 다루고 있다. 기계는 자신보다 더 복잡한 기계를 만들수 있는가? 가능하다고 폰 노이만은 결론내렸다. 자기재생산 기계속에 들어있는 범용 검퓨터는 유한 횟수로 종결되는 계산은 어떠한 것이라도 수행할수 있다. 여기서 이것은 청사진을 읽고, 정확하게 규정된 방식으로 더 복잡화된 기계도 설계할수 있도록 프로그램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기계의 모든 세대는 그 앞세대보다 더 복잡할 것이다. 이것은 생물의 진화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아주 흡사하다(생물의 경우 그 진행속도는 훨씬 늦지만). 더 복잡한 유기체의 진화를 위해서 생명력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폰 노이만의 세포공간은 고안된 것이다. 그는 자기생산 패턴을 구성할려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그에 맞춰 29가지의 상태와 회귀규칙들을 고안했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치게 복잡하기 때문에 그이후 수학자들에 의해서 재생산가능한 더 작은 세포공간들이 고안되어 왔다. 궁극적인 목표는 두 상태로 환원하는 것이다(세포가 단 하나의 상태만을 가질 때에는 세포의 배열에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두 상태가 최소치이다). 이것이 콘웨이의 라이프이다. 라이프의 자기재생산이 폰노이만의 것 보다 훨씬 인상적인 것은 두 상태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원래 라이프의 규칙들은 재생산을 구성하기 위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고안된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재생산하는 라이프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은 폰 노이만이 생각한 자기재생산의 유형이 특별한 경우에만 일어나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고 보편적인 자연적 현상이라는 강력한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