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하면 당연히 고구려와 백제, 그리고 신라가 떠오르지요. 이 세 나라가 서로 다투던 시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삼국 시대에는 이 세 나라만이 있었을까요? 어때요. 잘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또 다른 나라가 생각납니까? 그렇죠. 가야라는 나라가 있었죠. 지금 가야를 떠올렸다면 우리 역사에 꽤 관심이 많은 어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국 시대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서로 경쟁하던 때에 분명히 또 다른 한 나라가 있었습니다. 가야지요. 가야가 세워진 때는 삼국보다 약간 늦은 1세기경의 일입니다. 오늘날 김해 김씨의 시조가 되는 김수로왕이 건국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았죠. 김수로왕이 인도에서 온 공주 허황옥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고요.
신라와 백제 사이, 낙동강 하류 근처에 있었던 나라지요. 김수로왕이 세운 금관가야를 중심으로 6가야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들 가야가 마지막으로 망한 것은 6세기 중엽입니다. 삼국이 통일되기 약 100년 전의 일이죠. 따라서 약 500년 이상을 고구려와 백제, 신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죠. 실제로 삼국만이 경쟁하던 시기는 마지막 100여 년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 삼국이 세워질 무렵부터 통일될 때까지를 삼국 시대라고 합니다. 자, 그러면 의문이 생기죠? 왜 네 나라가 있었는데 삼국 시대라고 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사국 시대라고 해야 될 것 같은데 말이죠. 가야가 이처럼 '왕따'당한 의문을 풀어 볼까요.
수수께끼의 나라, 가야
가야에 대해서는 기록이 그다지 남아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삼국사기」에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에 대해서는 자세하지만 가야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죠. 「삼국유사」에는 건국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가야가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미 두 역사책이 쓰여진 고려 때부터 가야는 외면당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가야는 수수께끼의 나라라고 하지요.
최근 들어 가야의 유적 발굴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가야가 어떤 나라였는지 그 수수께끼가 조금씩 풀려가고 있습니다. 요점만 살펴보면, 가야는 당시로서는 가장 중요한 소재인 철을 다루는 기술이 매우 발전했다고 합니다. 이것을 멀리 왜(일본)에까지 수출했고요. 즉 가야는 철과 무역을 통해 발전한 나라죠. 처음에는 신라보다도 문화가 발전했다고 하네요.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가야의 유물은 그것을 증명해 줍니다. 가야가 문화적으로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죠.
그럼에도 여전히 가야를 삼국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다름아니라 국가의 발전 단계가 삼국에 비해 뒤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얼른 이해가 되지 않지요.
국가의 발전 단계를 알아야
먼저 국가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아요. 국가가 처음 발생한 것은 청동기 시대라는 것은 들어보았죠? 족장을 중심으로 한 '부족 국가'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 들 사이에 식량과 영역 확대를 위한 전쟁은 늘 있는 일이었죠.
이 과정에서 강한 부족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부족 국가가 연합한 '연맹 국가'가 생겨납니다. 고조선도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라죠. 철기 시대에 생겨난 부여, 고구려, 삼한, 동예와 같은 나라도 부족 연맹 국가입니다. 연맹 왕국이라고도 하지요. 이때만 하더라도 왕의 권한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부여에서는 흉년이 들면 왕이 쫓겨나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강력한 권력을 가진 왕이 등장한 일부 나라는 '고대 국가'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제 모든 권력은 왕에게 집중되고 효율적인 지배 체제를 갖추게 되지요. 그만큼 발전도 빨라지죠. 특히 군사력이 더 세져서 넓은 영토를 아우르게 됩니다. 자기 자식에게 왕위를 물려 줄 수도 있게 되었죠. 삼국, 즉 고구려와 백제, 신라만이 고대 국가로 발전한 나라입니다.
가야는 어떠했기에
그러면 가야는 어떤가요. 일반적으로는 가야라고 불리지만, 대개 가야 연맹, 또는 6가야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니 이제 어느 정도 느낌이 오지요. 가야는 국가 발전의 세 단계 중에서 두 번째 단계인 연맹 국가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문화는 상당히 발전했죠.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6개의 가야가 서로 연합한 정도였던 것이죠. 여러 나라로 나뉘어 있었으니 군사력도 약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래서 이미 고대 국가로 성장해 엄청나게 힘이 세진 신라에 의해 멸망하게 됩니다. 경쟁에서 탈락한 거죠.
즉, 가야는 '고대 국가'의 단계까지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가야가 꽤 오랫동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삼국에는 포함되지 않는 거지요. 그래서 사국 시대라 하지 않고 삼국 시대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야는 우리에게는 잊혀진 나라가 된 거구요. 아시겠죠.
그렇다고 해서 가야의 역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그것은 가야를 '두 번 죽이는' 일이 되거든요. 가야 또한 훌륭한 문화를 꽃피웠던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