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의 승모판 역류로 목숨 위태로운 필리핀 노동자 킴 라솔라씨
| ▲ 13일 필리핀 공동체 아르빈 신부(왼쪽)가 서울 성북구 외국인 노동자의 쉼터 베다니아의 집에서 킴 라솔라(가운데)씨에게 기도하며 안수하고 있다. 강성화 기자 |
"필리핀에 다시 가면 네 살 난 아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집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런데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것 같아요. 마음이 아파요."
필리핀 노동자 킴 라솔라(31)씨가 13일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있는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이주노동자 상담실에서 힘 없이 축 처진 몸으로 짧게 말을 이어나갔다. 라솔라씨는 지난 8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 진료소 라파엘 클리닉에서 중증의 승모판 역류증(승모판막 폐쇄부전증) 진단을 받고 큰 병원을 찾았다.
승모판 역류증은 심장 좌심방과 좌심실의 경계에서 대문 역할을 하는 승모판막이 제 기능을 상실해 좌심실에서 피가 역류하는 병이다. 라솔라씨와 그의 친누나 체리씨는 큰 충격에 빠졌다. 증상이 심해 한두 달 안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몸에 갖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병원의 진단을 듣고는 차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필리핀의 한 백화점 식당가에서 일하던 라솔라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사는 누나 체리씨를 따라 2011년 한국으로 왔다. 힘들 때마다 고국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며 즐겁게 일했다. 최근까지는 의정부의 한 섬유공장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일했다.
그러나 심장 통증과 호흡 곤란과 함께 피로감을 느끼는 일이 잦아지면서 도저히 일을 더 계속할 수가 없었다. 모든 일을 그만둔 라솔라씨는 현재 누나 체리씨 가족이 사는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필리핀에 있는 아내와 아들 모습이 눈에 밟힐 때마다 그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라솔라씨에게 필요한 것은 급히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줄 수술뿐이다. 심장을 열어 고도의 기술로 승모판막을 성형해야 하는 데 드는 비용은 5000여만 원. 체리씨가 한 달에 버는 60여만 원으로는 동생 수술비를 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체리씨 남편도 친정 식구를 도와줄 넉넉한 형편이 되지 못한다.
숨을 쉴 때마다 심장에 통증을 느끼는 데다 때로는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기도 하는 라솔라씨는 하루 두 번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마냥 버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0월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날짜가 다가오면서 체리씨는 동생 걱정에 잠 한숨 제대로 못자고 눈가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매 주일 성당에 나가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기도해요. 동생이 제발 수술받게 해 달라고요. 수술받고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해질 수 있게 간절히 청해요. 동생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만 도와주신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한국 생활하면서 그 고마움 갚아 나가려고요."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
▨후견인: 아르빈(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 필리핀 공동체 담당) 신부 킴 라솔라씨는 현재 중증의 승모판 역류증으로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생명을 잃을 수 있어 하루빨리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지만, 수술비용이 턱없이 많이 들어 힘겹습니다. 킴 라솔라씨에게 평화신문 독자들의 많은 후원과 관심을 부탁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킴 라솔라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9일부터 10월 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 호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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