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대안은?
잘 음미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2008-10-08 09:10:10
지난 9월 30일, 기획 재정부의 재정 투자 계획이 발표 되었습니다.
12개 분야 별로 발표된 이 계획안이 IT 업계 관계자에게는 꽤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IT 부문에 대한 투자가 거의 언급되지도 않았고,
전자정부 사업 역시 매우 축소되었기 때문입니다(관련기사).
SI 부분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이는 거의 없겠지만,
부실한 현재 상황조차 더욱 악화시키는 계획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어찌 보면 이러한 상황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 정부는 초기부터 IT쪽은 임베디드 분야 말고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유난히도 인터넷과는 대립각을 세워 왔습니다.
최근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려고 하는 모습을 볼 때,
인터넷은 현 정부의 관점에서 규제의 대상일 뿐,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인터넷 서비스 업계는 어떤 상황일까요?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업계의 대표 주자들인 포털 서비스들 역시 최근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포털들이 서비스하고 있는 중요한 수익원인 온라인 카드 게임에 대한 규제 법안이 준비 중이라고
하는군요.
최근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 역시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NHN의 경우 코스닥 상장을 벗어나 코스피로 이동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만,
이러한 급락의 원인이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것은 큰 문제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요즘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있는 경기 침체입니다.
환율 폭등과 주가 폭락 등으로 모든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돈이 돌지 않고, 경제 주체들은 철저한 자기 방어 모드로 들어가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 기업, 은행 모두 다 마찬가지로군요.
이러한 상황이 인터넷 업계에 좋은 상황일 리 없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다우 지수는 10,000 이하로 무너졌고,
코스닥은 추락 중이며, 환율은 급등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상황은 1. 정부는 지원할 생각이 없고, 2. 포털은 규제와 신뢰 하락을 겪고 있으며,
3. 시장은 잔뜩 얼어 붙어 있으며, 4. 당연히 기업들은 보수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더 이상 안 좋을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군요.
그렇다면 도대체 탈출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역설적인 이야기로 들릴수도 있겠습니다만 돌파구는 벤처 업체의 육성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 무슨 소리냐고 하실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조업종의 대기업은 고용없는 성장의 추세에 들어섰고, 최근의 경기 침체로 앞으로는 성장조차 불투명합니다.
인터넷 업계는 성장의 순환고리가 끊어진 상태이죠. 신규 진입하는 도전적인 플레이어를 구경하기가 힘들고,
시장은 고착화되었으며, 기존의 수익 모델은 여러 이유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 실업자는 300만을 돌파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벤처를 육성하라니
미친 소리가 아닌가 하실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대기업은 더 이상 한국 경제에서 성장의 보장이 되지 못하며,
포털들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길 기대할 수 없습니다.
결국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고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은
많은수의 신규기업들이 새로 등장하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대운하를 파서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하는 안 보다는 훨씬 건강하고 미래 지향적인 방법입니다.
어렵고 불확실해 보이는 결정이겠지만
정부는 지금이라도 새로운 벤처 업체의 육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이미 성장한 기업들은 미래에 대한 작은 투자라 생각하고 이들을 지원해야만 합니다.
그러한 투자가 모여 작은 기반을 만들 것이고,
이를 통해 산업 전체가 선순환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험난한 시기에 새로운 희망의 꽃이 틔워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