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는 대전에서 마친 작가의
인생 여정따라 이어지는 추억이 담긴 공간들에 대한 경험과 기억,
감상적인 단상을 적은 글들이라서 친근하게 다가오고 공감이 되는 글들이다.
아래 목차에 나오는 공간이 다 사람 냄새가 나는 공간들인데
서서히 사라지는 공간이 있는 현실을 직시하며
아쉬운 마음에 천천히 아껴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더 스크랩' 책도 1980년대 추억의 공유였어서 좋았는데
이 책도 청춘 시절을 되살려주는 느낌이었다.
-목차-
고향집 ― 왜 하필 ‘거기’여야만 했을까?
늙은 그녀 ― 나라는 존재가 비롯된 아득하고 영원한
휴게소, 공항, 역, 터미널 ― 우연과 필연이 마주치는 지점
누군가 술을 마시다 떠난 지하 카페 ― 은행잎이 쏟아져 내리던 날
노래방 ― 그림자처럼 머물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바다 ―영원의 순간과 마주하며
유랑의 거처 ― 글쓰기의 시간대
술집들 ― 폐허에의 환속
골목길들 ― 실루엣들이 서성대는 곳
사원들 ― 성스러운 사유의 집
역전 다방 ― 우리 모두가 남루한 행인이었을 때
경기장 ― 함성과 고독 사이에서
음악당 ― 황홀한 명상의 기쁨이 가득한
여관들 ― 별빛 속의 수많은 나그네들이 길을 가다가
부엌 ― 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이 한데 지져지고 볶아지는
목욕탕 ― 벌거벗은 몸뚱이로 참회하고 또한 참구하고저
영화관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시절
자동차 ― 근대 이후의 유목민을 위하여
도서관 ― 유령들이 득실거리는 납골당
우체국 ― 제비들이 날아오고 날아가는 곳
공중전화 부스 ― 저쪽 연못에서는 붕어가 알을 까고
병원 ― 그래, 이제 좀 웬만하오?
광장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