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혈액·방사선학 검사로 진단 가능
퇴행성 관절염, 손가락·무릎·엉덩이 관절서 발병
운동·생활습관 개선 통해 관절염 발생 늦출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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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상철 교수 한양의대 류마티스 내과 |
흔히 ‘관절염 혹은 류마티스’라고 하면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흐리고 추운 날 관절이 쑤시고 아프고 시린 신경통 같은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학이 발달하면서 관절에 오는 병도 100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많이 세분되었다. 관절염은 노인에만 오는 병이 아니라 모든 연령의 여성 및 남성, 심지어는 아주 어린 아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병이다.
류마티스를 정의하여 보면 관절 및 근육골격계에 통증을 초래하는 모든 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서 관절염이라는 말보다 좀더 광의의 뜻을 지닌다. 퇴행성 관절염은 100여가지나 되는 류마티스 질환 중에 하나일 뿐이다. 흔히 환자들이 표현하는 증상 중에는 “제 병은 관절 같아요”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관절염을 잘못 표현하는 것이다. 관절은 인체의 해부학적 명칭으로 이를 증상이나 또는 병명, 진단명으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관절은 고유의 우리 말로는 ‘뼈마디’로 이는 2개 이상의 뼈가 만나는 부분을 연결해 주는 부분이다.
관절 내 연결된 두 뼈의 끝부분 즉, 관절면은 얇은 연골로 덮여 있는데 이를 관절 연골이라고 한다. 관절 연골의 가장자리부터는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 캡슐이 붙어 있다. 이 관절캡슐은 두 층으로써 바깥쪽 층은 섬유막이고, 안쪽은 활액막으로 구성되어 있다[그림 1].
관절염 중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의 병인을 쉽게 설명하면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 연골이 먼저 낡아서 점차 관절이 파괴되는 병이고[그림 2], 류마티스 관절염은 어느 연령이나 관계없이 자가면역기전에 의해 활액막에 먼저 염증이 생기고 점차적으로 연골 및 뼈를 파괴하는 질환이다[그림 3]. 이렇게 기전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흔히 40대를 ‘CHECK AGE’라고 부른다. 신체 여러 부위에 이상이 발생하기 쉬운 연령이므로 신체 점검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는 뜻이다. 관절도 점검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다. 노화가 잘 진행되는 부분 중에 하나가 관절이기 때문이다. 관절의 노화 때문에 일어나는 질환을 퇴행성 관절염 혹은 골관절염이라고 부른다. 관절의 퇴행성 변화는 주로 체중이 많이 실리는 척추 관절, 척추와 다리를 연결하는 엉덩이 관절, 무릎 관절에 주로 나타난다.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이 닳아 망가지면서 심한 통증과 운동 장애가 나타나다 장기간 방치했을 경우에는 관절이 변형되는 것이다. 이런 관절 이외에도 손관절도 이상이 와 류마티스 관절염과 혼동되기도 하나 손가락 끝마디에 주로 오고, 딱딱하게 부어있는 것으로 구별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과의 진단 및 임상 증상의 차이점을 정리해 보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혈액검사 및 방사선학적인 검사를 통해서 병의 진단이 가능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혈액검사 등의 면역학적인 검사는 모두 정상 소견이며,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나타나는 관절 이외의 전신 증상은 나타내지 않는다. 또한 주로 침범되는 부위도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이나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을 주로 침범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앞서 얘기했지만 무릎 관절과 엉덩이 관절, 손가락의 끝마디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도 아침에 주로 통증을 호소하는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달리 오랫동안 사용한 뒤에 나타나므로, 대개는 저녁시간이나 잠자기 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대개 전인구의 10~20%, 노령인구에서는 절반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 현상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지만 개인차가 큰 것으로 미루어 보아 종족, 성별, 유전적 성향, 비만, 관절 모양, 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증상의 정도와 시기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흔히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 현상으로 치료 방법이 없다고 말해 왔지만 최근 들어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좀 더 적극적인 치료 및 예방하는 노력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체중관리,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규칙적인 운동(예 : 맨손체조, 고전무용, 수영, 평지 걷기, 태극권 혹은 타이치 운동), 약물 또는 수술적 치료 등을 통해서 증세를 상당히 호전시킬 수 있다. 단순한 진통제만 이용하지 않고, 원인에 따라 관절내 연골 세포의 파괴 억제, 수명 연장, 관절의 윤활작용에 도움을 주는 약물 등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초기에 치료한다면 상당히 잘 조절될 수 있다.
우리가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듯이 노화 현상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 습관을 통해 관절을 단련시켜 나간다면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다. 또한 세계의 유수한 의학자들이 새로운 약제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현재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