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3 08:00
숙소로 가기위해 공항에서 지하로 연결된, 영국에서는 underground라고 불리는 지하철을 타러 역으로 갔다.
승차권을 사려는데 여기저기 광고판이 붙어있길래 자세히 보니 1일권 광고판이다. 1일동안 사용하는데 6유로 조금 넘는다고 써있길래 역무원 아저씨한테 1일권을 달라고 했더니
아저씨 : 1일권은 많이 비싼데요? 정말 줘요?
나 : 저기 광고판에는 싸다고 써있자나요??
아저씨 : 아~저거는 아침 9시 30분 이후에 가격입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8시 조금 넘은시간)
나 : 그럼 1회권 주세요. 빅토리아 역까지요~
아저씨 : 4파운드 입니다.
4파운드...대충 따지자면 우리나라돈으로 8천원 정도 되는 돈이다.
헉!!!! 몇정거장 가지도 않는데???
그렇다..영국은 원래 전체적인 물가도 비싸다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교통요금이 살인적이라고 한다.
전철은 한정거장만 움직여도 기본운임이 4파운드!
우리나라에서 맨날 공짜로 다녔던 나로서는 눈물나는 운임이다..
어쩔수 있나..사원증을 내밀며 "직원인데요~" 이럴수도 없고 -_-ㅋ
승차권을 사고 지하철을 타고 여기저기 갈아타며 Victoria 역에 무사히 도착했다. 예약해둔 숙소에 도착하니 거의 10시가 다 돼간다.
헐..ㅠㅠ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다는거에 감사하며 숙소에서 대충 여행일정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런던 시내는 거의 걸어다닐 수 있다는 말에 교통비를 좀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짐을풀고 샤워를 한 후 새롬이와 오늘 갈 곳을 대충 상의해 본 후 숙소를 나서 본격적인 런던 대 탐험에 나섰다!
우선 숙소와 가장 가까운 버킹엄 궁전.
걸어서 3분도 채 안돼서 궁전이 보였다.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바람도 심하게 불고..근데도 사람이 무지하게 많다.
근위병 교대식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ㅠ_ㅠ 어쩔 수 없이 내일 다시 와보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또 배가고파진 우리..일단 배를 채우기로 했다. 이놈에 배꼽시계는 시차적응 자체가 아예 필요없는거 같다. 그냥 그나라시간에 밥시간이다 싶으면 바로 배가고파버린다^^;
처음 우리눈에 띈건 샌드위치 가게! 들어갔는데 사람이 바글바글, 줄서서 한참 기다려야 할것 같아서 바로옆에 있는 Humble Pie 라는 가게에서 "구운야채&5가지 치즈" 가 들어있다는 파이와 아이스티를 하나 사들고 먹기 시작하는데...기내식4 번 후의 파이..상상에 맡기겠다..-_-; 거기다 가격은 더욱 살인적^^; 7.75 파운드에 손바닥 만한 파이라니..하마터면 타국에서 첫날부터 성질나올뻔 했다!!
그렇게 눈물젖은 파이를 먹은 뒤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찾아서 출발!
가는길에 새롬양이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하고 나는 밖에 서 기다리고 있는데, 금발의 외국인 두명이 오더니 나한테 말을건다.
외국인 : Do you know how to go to the Buckingham Palace?
난 분명 검은머리, 검은 눈의 동양인인데 나에게 길을 묻다니..황당해서 한마디 해줬다..
"Go straight!" ^^;
다음은 웨스트민스터 사원 찾아 삼만리...아니 30미터...;;
찾았다기 보다는 그냥 눈에 띄었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우선, 가이드 책에서만 보던 건물을 실제로 보고 있자니 신기한 기분..입장료가 10파운드! 난 정말정말 들어가고 싶지 않았는데 새롬양이 꼬드기는 바람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우선 가장먼저 눈에 띈것은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입장료를 2만원이나 받아놓고 사진도 못찍게 한다.
영국 왕, 여왕들의 무덤들, 대관식때 사용한 의자, 기도실, 고해성사실 등.
영국 왕실의 역사에 문외한인 나에겐 그리 마음깊이 다가오는게 없었다..-_-;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나와보니 바로 왼쪽에 빅벤이 보였다.
참, 못찾을라야 못찾을 수가 없는 위치에 있는거다;
요고는..사진도 맘껏 찍을 수 있는데 너무너무 커서 나의 "광각 0배" 렌즈 카메라로는 절대 다 담을수가 없다..빅벤 시계 분침 길이만 해도 4.2m라고 하니 말 다한거지만..
저 멀리 강건너편엔 런던아이도 보인다..영화 "If Only"에서 본 그 런던아이! 런던아이는 밤에 더 자세히 보기로 하고 내셔널 갤러리로 발길을 돌렸다.
내셔널갤러리 가는길에 Horse guards가 보인다. 가까이 가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말 응아 냄새가..ㅋ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서있는게 신기하다.
다시 가다보니 저 멀리 높은곳에 넬슨제독 동상으로 보이는 물체를 포착!트라팔가 광장!! 넬슨제독 동상 밑에는 아주 큰 사자상이 네개 있는데, 트라팔가 해전에서 포획한 프랑스의 대포를 녹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광장 바로뒤에 보이는 유럽의 3대 미술관중 하나라는 내셔널갤러리! 무료입장이다!
워낙 규모가 커서 유명한 작품들만 보려고 들어갔는데 그냥 지나치며 보는 그림들이 미술에 미자도 모르는 내가봐도 "아~" 하고 알만한 명화들이 전시되어있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유명한 그림이 많다는것도 그렇지만 그 수많은 작품들을 한군데 모아놓고 내,외국인 모두 무료로 개방하는 것까지..부러운 마음이 마구마구 생겼다.
내셔널갤러리를 뒤로하고 내일 볼 뮤지컬 티켓을 예매하려고 레스터스퀘어로 갔다. 인포메이션의 티켓부스에서는 오늘표밖에 판매를 안한다기에 여기저기 "Half price"라고 써있는 곳에 가서 거금 45파운드를 주고 '오페라의유령' 티켓을 샀다.
저녁이 될수록 날씨는 추워지고, 비도오고, 배도 고프고..점점 처량한 신세가 되어가는 우리. 밥을 먹기로 하고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Mr. Wu 라는 중국음식 부페에 가서 1인당 4.95 파운드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기름진 중국음식을 실컷 먹었다..그래봐야 두접시지만ㅋ
이제 배가부르니 또 잠이 온다..아직 5시 반 밖에 안됐는데..아직 시차적응이 안돼서인지 피로가 확 몰려왔다..더 돌아다니다가는 몸살날것 같아서 아쉽지만 첫날의 일정은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숙소에 들어가서 씻고 오후 6시 반.
이불을 덮고 베개가 머리에 닿은 후로는 기억나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출처 : ★ No.1 유럽여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