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주인공 될 것 - 삼성전기 조건우

[후리지아(정선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주인공 될 것 - 삼성전기 조건우

삼성전기 소속이자 국가대표인 조건우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안방에서 TV로 지켜보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장 친하게 지내던 배꼽친구 이용대의 게임을 유심히 관전했다. 그리고 이용대가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고 카메라를 향해 윙크를 날리는 순간 누구보다 친구의 영광을 기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이용대는 같은 학교를 나온 조건우와 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다. 특히 2006년 세계주니어대회에서는 함께 세계정상에 우뚝 선 기억이 있다. 이제 친구 이용대와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다음 올림픽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조건우를 만나봤다.



“용대처럼 올림픽 금메달 따고 싶다”

조건우는 친구 이용대의 금메달 획득에 대해 “이왕이면 남자복식에서 재성이 형과 땄으면 더 좋았을 텐데 남자복식이 많이 아쉽다. 혼합복식에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영국팀과 인도네시아 팀이 중국 팀들을 이겨줘서 용대 조가 우승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용대도 잘했지만 효정이 누나가 정말 잘해준 것 같다”며 “2012년에는 나도 용대처럼 금메달을 따고 싶다. 태릉선수촌에 들어온 이상 금메달이 목표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인다.

이용대가 우리나라 배드민턴 사상 최연소 금메달을 따면서 선수촌의 분위기가 새로워졌다. 다들 나도 할 수 있다는, 그리고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 조건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훈련에 더 열심이고, 집중력도 좋아졌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기량이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연성과 호흡 맞춰 최근 급성장

현재 원광대 유연성과 조를 이루고 있는 조건우는 지난 9월에 열린 일본오픈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인도네시아의 헨드라 세티아완-마르키스 키도 조에게 16강에서 1-2(22-20 18-21 14-21)로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파이팅과 호흡을 보여줘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끌었다.
조건우 역시 “예전에는 랭킹 10위권 선수들에게는 쉽게 무너졌는데, 이번 일본 슈퍼시리즈에서 세티아완-키도 조와를 이길 수 있었는데 노련함에서 뒤졌다. 하지만 이번 일본 슈퍼시리즈를 계기로 이제는 어느 정도 되는 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앞으로 출전할 홍콩오픈, 베트남 그랑프리 대회 등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슈퍼시리즈는 우선 8강에 드는 것이 목표고, 그랑프리 대회나 챌린지 대회에서는 준결승전 이상 결승전에 오르는 것이 목표고 자신 있다”



세계주니어대회 2관왕

2005년부터 국가대표 남자복식 선수로 활동한 조건우는 그동안 선수촌에서 많은 파트너와 호흡을 맞췄다. 처음에는 이용대와 조를 이뤘고, 그리고 황지만, 한상훈, 강명원과 조를 이루다 올해 초부터 유연성과 조를 이뤄 국제대회에 출전해 싱가포르 슈퍼시리즈 3위, 인도네시아 챌린지 3위 등의 성적을 기록했다. 유연성과 호흡이 무척 잘 맞는다는 것이 조건우의 생각이다.

조건우는 단식에는 출전하지 않는 복식 전문 선수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단식 게임에는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다. 중학교 주니어대표 시절 훈련 중 허리부상을 당하면서 단식과는 담을 쌓았다. 복식 전문선수로 고등학교 때는 이용대의 변함없는 든든한 파트너로 이름을 날렸다. 이용대와 함께 하며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경험을 쌓다보니 실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06년 인천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가 끝나고 이득춘 주니어대표팀 감독은 조건우에게 “실력이 2단계를 올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적은 화려했던 주니어대표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실력은 그때와 비교가 안 되게 올라왔다. 성인무대에 아직까지는 적응 중이 그지만 조금만 더 경험을 쌓으면 남자복식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인다.



치열하게 전개될 집안싸움

조건우를 맡고 있는 하태권 코치는 “재능이 있고, 성실한 대기만성형 선수로 나와 닮은 점이 많다. 이번 일본 슈퍼시리즈를 보니까 기량이 많이 늘었다. 스피드와 유연성이 많이 부족했는데, 단점이 많이 보완됐다”며 “다음 올림픽에 나가고 못나가는 건 지금부터 하기 나름이다. 선배들을 넘어서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기를 바란다”는 충고를 남겼다.

조건의 내년 목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의 경쟁자들을 먼저 따돌려야한다. 우리나라 대표팀 남자복식은 좋은 선수들이 가장 많은 종목이다. 동메달리스트 중 한명인 이재진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정재성-이용대 조가 건재하고, 다른 동메달리스트 황지만과 동갑내기 한상훈, 그리고 챌린지 대회 최강자 고성현-권이구 조와 유연성-조건우 조 여기에 신백철, 정의석, 김기응, 김기정, 김대은 등 비슷한 실력의 소유자들이 많아 다음 올림픽 출전을 위해 치열한 집안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건우는 “선수들 사이에 라이벌 의식이 있고, 그만큼 열심히 하려고 한다.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그 이상 열심히 할 생각이다. 꾸준히 하다보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살아남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A급 선수로 성장하겠다”

수비가 좋은 팀이 가장 까다롭다는 조건우는 특히 노장 토니 구나와-찬드라 위자야 조가 가장 상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오히려 빠른 선수들은 상대하기 편하다.

바쁜 일정으로 고향 화순에 자주 내려가지 못한다는 그는 “올해 일주일정도만 집에 있었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부모님에게 죄송하다. 최고가 돼서 나중에 보답해드리고 싶다”며 “내려가면 학교에 꼭 들른다. 내 운동도 하고 후배들 가르쳐주기도 하면서 후배들과 친해졌다. (김)대은이가 얼마 전에 태릉에 들어왔는데 다른 후배들도 그렇지만 모교 후배라서 더 챙겨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잘 챙겨주시는 감독,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 성적으로 보답할 것을 약속했다.
“이제 용대나 재성이 형처럼 A급 선수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조건우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이용대의 윙크 세리모니에 버금가는 윗옷을 벗는 세리모니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2012년 혹은 2016년 올림픽에서 그의 근육질 몸매를 볼 수 있을지 조건우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 출처 : 월간배드민턴 12월호
글_박민성 / 사진_백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