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세이코 시계가 도쿄올림픽 공식 시간 측정기로 채택되자 세이코 자회사인 신슈 세이키는 측정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한 프린터 개발에 투자해 1968년 세계 최초 미니 프린터 '엡손(Epson)'이란 브랜드명을 고안해냈다.
그 뒤 승승장구하던 엡손은 모바일 기기와 대형 LCD TV 보급 여파로 프린터와 프로젝터를 비롯해 사업 전반이 어려워지면서 2012년까지 7년 연속 매출이 줄며 고전했다.
그런데 2013년 매출은 5년 만에 1조엔대 매출을 회복했다.
그동안 엡손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 중심에 53세의 젊은 사장이 있다. 그는 회사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던 2008년 사장에 취임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 엡손은 과거 일본 정밀 제조업의 간판 주자였는데 지난 몇 년간 크게 고전했습니다. 어떤 교훈을 얻었습니까.
"완성품에 집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 스스로의 힘과 책임으로 최종 고객이 기뻐할 수 있는 사업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2. 최근 제조업은 필요한 부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수평 분업이 대세인데, 부품부터 최종 제품까지 전부 만드는 수직 통합 구조로 가겠다는 뜻인가요.
"그렇습니다. 수평 분업 구조에서 부품만 납품하다 보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워집니다. 사업을 스스로 주도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업체가 이익을 최대화하려면 역시 자사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최종 상품을 취급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종 제품이라면 구체적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골프 스윙을 분석해 주는 상품도 그중 하나입니다. 무게가 15g밖에 안 되는 M트레이서라는 기기를 골프 클럽의 그립 쪽에 달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