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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톱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이영우가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송진우를 시작으로 정민철, 구대성, 이영우 등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조용히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사진=한화) |
창공을 날던 또 한 마리의 독수리가 날개를 접는다. 구대성에 이어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영우(37)가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이영우와 절친한 모 선수는 14일 <스포츠춘추>에 “최근 (이)영우가 고심 끝에 ‘구단과 팬을 위해 재기하고 싶지만, 고질적인 어깨부상으로 예전 같은 기량을 선보이기 어렵다’는 최종 판단을 내렸다. 팀 재건에 맞춰 후배들에게 길을 터준다는 차원에서 은퇴를 결심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영우는 은퇴를 결심하고 나서 최근까지 진행했던 재활프로그램을 모두 중단한 채 현역생활을 정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도 이미 이영우에게서 은퇴 의사를 전달받은 상태다. 한화의 고위 관계자는 “이영우와 만난 자리에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지만, 지금으로선 역부족’이란 진심을 전달받았다”며 “심사숙고 끝에 선수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999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는 등 15년간의 팀 공헌도를 고려, 시즌이 끝난 뒤 이영우의 거취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6년 건국대 졸업 뒤 신인 2차 2라운드 지명으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이영우는 입단 4년 차였던 1999년 타율 3할3푼4리, 13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제패에 큰 공을 세웠다.
이듬해인 2000년에는 타율 3할1푼8리, 25홈런, 64타점으로 정교함과 힘 그리고 빠른 발을 동시에 갖춘 프로야구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화의 톱타자로 활약했던 이영우는 그러나 2004년 가을에 터진 병역비리에 연루돼 그해 겨울 32살의 나이로 공익근무로 입대하며 잠시 그라운드를 떠났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2007년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몸도 기량도 예전의 이영우가 아니었다. 가뜩이나 2007시즌 후 어깨수술을 받으며 내림세를 타기 시작한 이영우는 지난해 타율 2할7푼7리, 7홈런, 35타점으로 부활하는가 싶었지만, 고질적인 왼쪽 어깨부상이 재발하며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타율 9푼5리만을 기록한 채 줄곧 2군에 있었다.
15시즌 동안 통산 타율 2할9푼3리, 135홈런, 533타점, 112도루를 기록한 이영우는 18일 롯데전이 열리는 대전구장에서 은퇴식을 갖고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은퇴 선수를 정성껏 예우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화는 이영우의 은퇴식도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진행할 방침이다.
이영우의 은퇴로 1999년 한화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우승을 기억하는 팀 내 선수는 신경현만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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