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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공고 축구부 후원회인 경천동지 회원들이 지난 2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린 제47회 춘계 한국고등학고 축구연맹전 경남공고와 경기도 오산고의 경기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경남공고는 2-2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경남공고 축구부 후원회 제공 | |
지난해 부산지역 고등부 축구리그에서 경남공고는 참가팀 8개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1승4무16패로 1위 부경고(19승2무)와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경남공고는 축구부 주축인 3학년 선수가 단 3명인 상태에서 '환골탈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축구부 후원회 '경천동지'가 있었다. 후원회는 그 동안 갈등을 빚어왔던 코칭스태프와 학부모 등 학원 스포츠의 주체를 하나로 끌어모으기 위해 힘썼다. 우선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감독부터 교체했다. 덕장 김기수(42) 감독을 영입하고 아낌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오해로 갈등이 쌓여있던 학부모회와 후원회가 친선경기를 통해 화합을 다지는 등 어른들부터 모범을 보였다.
경남공고는 지난 겨울에 처음으로 경남 합천으로 동계합숙 훈련도 떠났다. 비용 1000만 원은 후원회에서 댔다. 또 감독 급여도 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김 감독은 "후원회와 학부모회가 한 마음으로 축구부를 격려하고 지원하면서 패배 의식에 빠져있던 아이들도 신바람이 나서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1, 2학년 선수들 주축으로 전국 대회 8강을 이뤄냈기 때문에 2, 3년 뒤에는 강팀으로 변모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후원회 경천동지는 740명의 동문 회원으로부터 매달 5000~1만 원의 회비를 걷어 축구부를 지원하고 있다. 후원회의 산파 역할을 한 최철수(57) 후원회장은 "독지가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많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성의를 모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사무실까지 만들었다"며 "올해는 회원을 2000명으로 늘려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경남공고의 총 동문은 4만3000여 명이다.
그는 "그동안 재정이 열악해 동계훈련 한 번 가지 못해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떨어졌지만 이번에 동계훈련을 다녀온 뒤엔 많은 변화가 보인다"면서 "50대를 넘긴 선배 수십 명이 경기마다 열광적인 응원을 한 덕에 선수들이 기가 살아서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학원 스포츠는 학교(코칭스태프)와 학부모, 동문후원회가 2인3각 경기처럼 서로 믿고 의지하는 관계 속에서 발전된다는 사실을 경남공고의 성공사례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경남공고 축구부의 도약은 학원 스포츠 주체 간의 신뢰와 협력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