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날치기 규탄, 서민 예산 확보,
이명박 독재 심판을 위한 국민보고대회’ 이정희 대표 연설
- 2010년 12월 15일 수요일 오전 11시30분
- 서울시 관악구 대학동 녹두거리
-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입니다. 저희 거리로 나왔습니다. 민주노동당이 국회에서 지난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말씀드리러 나왔습니다. 오늘 춥습니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입니다. 영하 17도 까지 체감온도가 내려가는 날씨입니다. 이 추운 날 여러분들께 이야기를 드려야겠다고 나온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12월 8일, 국회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있어났습니다. 제가 국회에서 3년 동안 일 해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조차 못했던 엄청난 일이 결국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많은 국민여러분께서 4대강 예산 다시 검토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한나라당과 함께 의논하고 토론하고,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보자고 예산안을 열심히 심의했습니다. 저도 여러 날, 법안 심의하느라고 밤을 세워가면서까지 일했습니다. 그런데 심의를 하다말고, 갑자기 한나라당 의원들이 무조건 오늘 안에 끝을 내야겠다면서 회의를 밀어붙이는 것이었습니다.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다른 야당의원들과 함께, ‘우리 합의해서 처리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해보자.’ 하고 한나라당을 설득했지만 무조건 처리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처리한 법안과 예산안의 내용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산만 보면, 4대강 예산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조금 감액해 놓고, 나머지 복지 예산, 교육예산들은 왕창 줄여버렸습니다.
2004년에 민주노동당이 국회에 오면서 주민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낸 것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12살까지 예방접종을 22번 맞아야 합니다. 한 아이 당 비용이 49만원까지 듭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 예방접종이라도 돈 들지 않고 맞을 수 있게 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은 ‘전염병 예방법’을 개정해 제도적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 이후 예산을 하나씩 늘려왔습니다. 올해도 그렇게 늘리기로 상임위원회에서 합의를 해 두었는데, 날치기 통과 때 이를 많이 깎아버렸습니다. 또 예산이 작년 대비해서도 16%나 감액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예방 접종 하겠다는데도, 그 예산을 줄여버리는 정부입니다. 그 예산을 줄여버리는 한나라당입니다.
전국적으로 결식아동이 40만명이 있습니다. 방학 중에 밥 한 끼를 줍니다. 하루에 3500원입니다. 이 아이들 지원하는데 연간 드는 돈이 많지도 않습니다. 고작 한 구당 2억원씩 돌아갑니다. 관악구에도 이런 아이들이 3000명이나 되고, 2억원을 들여서 국가에서 최소한의 보조를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예산을 깎아 버렸습니다. 너무하지 않습니까? 아이들 예방접종 예산, 아이들 밥 먹는 예산 깎는 정부.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할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입니까? 저는 그렇게 만들기 어려운 세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프면 걱정하지 않고 병원에 갈 수 있고, 밥을 굶지 않고 배고프지 않게 지낼 수 있는 세상. 국가가 알아서 해주는 복지 수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높여오던 것을 다시 깎아버렸습니다. 4대강 강바닥에 파묻고도 모자라서, 형님예산으로 가고 영부인 예산으로 갑니다. 뉴욕에서 식당 만드는데 50억원 쓴다고 합니다. 그것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먹이는 것이 더 급하지 않습니까?
제가 3년 동안 국회에 있으면서 예산안이 강행처리 되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심한 것은 처음 봅니다.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팔기 위해서 소중한 우리 젊은이들을 파병하는 문제도 날치기 처리해버렸습니다. 국립 서울대학교도 법인화되어서, 더 이상 공공의 목적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이 정부가 내놓은 안 그대로 통과가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을 쓰려면 더 많은 돈을 내게 하는 법입니다. 이런 것들이 심의도 없이,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거치지 않은 채 강제로 처리되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답답한 심정으로 주민 여러분들 앞에 말씀드리고자 나섰습니다.
국회가 더 이상 이렇게 한나라당이 하고 싶은 데로, 청와대에서 필요한 예산만 뽑아서 통과시키도록 놔두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명박대통령 집권 3년 동안 단 한번도 국회에서 제대로 된 협의가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논의가 된 적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은 그러고도 야당 탓을 하고 국민 탓을 합니다. 저는 한나라당이 먼저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더 이상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를 운영할 능력이 없고, 민주주의를 운영할 생각이 없으면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은 그런 생각이 전혀 없고, 빠진 민생예산을 채워낼지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습니다.
민주노동당은 필요한 민생예산들을 다시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개정안과, 특별추경예산편성 촉구결의안을 국회에 낼 예정입니다. 빼앗긴 예산, 깎여진 예산, 우리 아이들의 점심 급식 예산, 우리 아이들의 전염병 예방 접종 예산, 다시 한 번 만들어 오겠습니다. 저희 물러서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갈 것입니다.
주민 여러분, 지난 지방선거 때 함께 해주신 건 잘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참여와 행동, 높은 주민의식을 저는 보았습니다. 이번에도 반드시 주민여러분께서 야당과 함께 만들어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는 이번 추경예산 꼭 따내고, 4대강 예산, 형님 예산, 영부인 예산 없애서 주민들에게 나라 돈이 조금이라도 더 쓸모 있게 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주민 여러분. 건강하시고 야당과 함께, 민주노동당과 함께, 저와 함께,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추운데 함께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0년 12월 15일
민주노동당 대변인실
※ 출처 : http://kdlp.org/statement/2645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