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차밭 지나 목조다리가 아름다운 시마다에 들러서(가께가와 – 후지에다 29km) - 제9차 조선통신사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45 5월 14일(일), 전날에 이어 종일 비가 내린다. 오전 7시 반, 가께가와역에 도착하니 4년 전 7차 한일우정걷기에도 만난 적이 있는 구보다 가께가와 시장과 전날 저녁 간친회에 참석하여 덕담을 나눈 원로정치인 토츠카(戶塚) 전 중의원 의원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지역 출신 고야마 중의원 의원의 부인도 자리를 함께 하고.
가께가와 시장의 휘호 기재 후 기념촬영, 자색 유니폼 차림의 시장과 그옆의 원로정치인 및 의원부인 등과 함께 4년 전에 전한 유니폼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구보다 시장의 인사, ‘제9차 조선통신사 한일우정걷기 일행의 가께가와 입성을 환영한다. 가께가와시는 강원도 횡성군과 자매도시로 양 지역 간 교류가 활발한 편이다. 비가 오지만 오늘 후지에다까지 잘 걸으시고 최종목적지인 도쿄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원한다.’ 구보다 의원의 부인 고야마 유리코 여사는 궂은 날씨에 잘 걸으시라는 당부와 함께 남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인사를 가름하고. 8시 10분에 가께가와 역을 출발하여 두 시간 가까이 열심히 걸어 외곽의 고도노마마하치만궁(事任八幡宮)에서 휴식을 취한 후 30여분 걸으니 급경사의 오르막길에 들어선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10여분 만에 고개 마루에 이르니 완만한 경사의 넓은 차밭이 펼쳐진다. 20여분 더 걸어 멈춘 곳은 사요노나까야마고개(小夜의 山中峙)로 알려진 휴게소, 오래된 가게의 주인 내외가 큰 그릇에 재인 엿을 젓가락으로 감아 일일이 건네준다. 고마운 인심이어라.
일본 제일의 차밭을 지나며 고개마루 한 편에 이른 아침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가께가와 역에서 출발행사를 지켜본 원로정치인 토츠카 전 의원이 사요노나까야마고개에서 일행을 배웅하고 가께가와 입성 때 태극기를 흔들며 환영한 다카기 전 시의원은 녹차와 모치 떡을 고개 마루까지 싣고 와서 대접한다. 진심이 담긴 배웅과 접대에 고개가 숙여진다. 11시에 차밭의 고개 마루를 출발하여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한참 걸어 이른 곳은 기꾸가와숙(菊川宿), 동네전체가 옛 정취를 간직한 모습인데 이를 살필 겨를 없이 바쁜 발걸음이다. 다시 오르막길에 접어드니 매끈한 조약돌 언덕길과 산중턱을 빙 돌아가는 완만한 도로로 갈라진다. 많은 이들이 조약돌 길에 들어서고 일부는 완만한 도로를 선택하여 한 시간여 만인 12시 40분에 이른 곳은 시마다(島田)시 관광협회 사무실, 점심장소다. 깔끔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들고 13시 30분에 오후 걷기, 한적한 金谷지역을 지나 1km쯤 되는 긴 다리를 건너 시마다시 중심부에 접어들었다. 벚나무 숲이 울창한 도로 따라 한참 걸어가니 도로연변에 늘어선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일행을 환영한다. 세계에서 제일 길다는 목조다리를 건너서
오후 2시 40분, 박물관 앞의 문화센터에서 시마다시가 주최하는 환영행사가 열렸다. 열심히 걷는 일행과 성원하는 시민이 하나 되는 무대가 뜻깊다. 소매야 시장의 인사, ‘궂은 날씨에 시마다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방금 여러분이 건너온 다리는 세계에서 가장 긴 목조다리, 조선통신사는 물살이 센 그 강을 더러는 등에 업혀서 건너는 등 큰 어려움 속에 다녀갔다. 만만치 않은 서울-도쿄 2,000km 대장정에 나선 여러분의 용기와 열정에 경의를 표하며 도쿄까지 힘내서 걸으시기를 응원한다.’ 엔도 일본 대표의 답사, ‘걷는 중 첫 여성단체장을 뵙게 되어 반갑다. 우리 일행의 기수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여성인 이성임 씨가 수고하고 있다. 여성들의 더 많은 활동과 참여를 기대하며 따뜻한 환영과 격려에 감사한다. 세계에 평화를, 한일에 우정을 기치로 도쿄까지 열심히 걷겠다.’ 김태호 정사의 인사, ‘어제는 폭우 속에 힘든 여정이었는데 가께가와 도착 후 환영공연에 이어 만찬과 친교로 고단함이 가셨다 .오늘도 불순한 날씨로 만만치 않은 여정인데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어 힘이 난다. 작은 걸음이지만 평화와 우정의 싹을 키우는 큰 몫을 자임하며 걷겠다.’
환영행사장에 '시마다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내건 게시물과 태극기 오후 3시 20분에 마지막 도착지 후지에다를 향하여 출발, 소강상태이던 빗줄기가 굵어진다. 남은 거리는 12km 남짓, 힘찬 발걸음으로 시마다 시가지를 관통하여 후지에다역에 이르니 오후 6시가 가깝다. 서둘러 걷기를 마무리하고 숙소에 여장을 푸니 오후 6시 20분, 7시에 후지에다 거주 유지가 일행을 초청하여 만찬을 베풀기로 하였다는 집행부의 전갈이다. 초청자는 이 지역 출신 하라다 전 중의원 의원, 한일의원연맹 등 한일교류협력에 큰 몫을 하고 있는 명망가다. 음식과 주류도 격조가 있거니와 후지에다의 조선통신사 자취, 지역 특산의 음식과 주류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이 돋인다. 성심을 다한 접대에 감사, 한일우정걷기의 취지와 열정에 대한 반응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며 보람과 긍지를 지니고 걸으리라.
만찬장에서 전문가가 후지에다의 조선통신사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김태호님 글을 계속 읽으면서 글솜씨에 내용도 유익하여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저희도 반드시 참가하여 일본인들과 훈훈한 감정을 나누며 걷고 싶습니다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