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즐거운 방학날입니다. 아직 소서가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 날씨는 무척 더워졌습니다.
실습장 밭에 가는 도중에 너무 더워서 그늘에 쉬고 있었는데 그 그늘 아래가 31도였습니다.
오늘은 오전 9시부터 김포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실험실 등을 견학하고
농기계 임대센터로 가서 농기계 대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는 텃밭에 잠시 들러 텃밭관리를 하였습니다.
1. 농업기술센터 견학
김포 월곶면에 있는 농업기술센터는 조금 오래된 건물로
마치 어느 시골학교의 교실이나 기숙사 처럼 친숙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친환경미생물 배양실, 농산물 안정설 분석실 그리고 토양검정실을 방문하여 설명을 들었습니다.
친환경 미생물 배양실에서는 농업미생물을 배양하고 보존하는 시설을 둘러보고
미생물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농가에 무료로 공급하는 미생물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바실러스균: 유기물 분해능력이 탁월하여 토양 개선에 효과적임. 토양내의 병원균을 억제하며 식물의 지하부 생육을 촉진하고
악취제거와 파리 생성 억제에 도움이 됨. 퇴비 발효의 촉진에도 좋음.
유산균: 다양한 대사 산물을 분비하고 인산을 작물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줌. 뿌리의 발근을 촉진하고 작물을 병에 강하게 만듬
광합성균: 식물이 자라는데 중요한 물질을 생산함. 향균작용, 악취 유발 물질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됨.
작물의 착색이나 당도, 저장성을 향상하며 병해 예방에 도움이 됨.
호모균: 빵의 발효에 사용되며 항산화 물질, 작물 성장의 필수 물질을 생산함.
질화세균: 암모니아를 먹이로 증식하는 세균으로 축사의 악취를 제거하는데 좋음. 저온에서도 질소 제거를 해줌.
BT균: 미생물 살충제로 작물이나 인체에 무해함. 이 균이 만든 독소는 해충의 장을 파괴하여 죽임. 충해 예방에 효과
페니바실러스균: 병원균의 생육을 억제하고 접근을 차단함. 토양의 전염병과 곰팡이 병의 예방에 도움됨.
이러한 미생물을 배양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는 곳이 농업기술센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 방문을 기회로 저도 미생물을 조금(종이컵 1컵 정도) 받아와 실습 텃밭에 뿌렸습니다.
미생물은 상온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물과 희석하여 뿌릴 때는 토양일 경우 500배, 엽면일 경우 1,000배로 희석해서 뿌려야하는데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 물 나르기가 힘들어 20배 정도 진하게 타서 밭에 뿌려주었습니다. 원래 종이컵 1컵을 500배 희석하려면 물 36리터를 섞어야 합니다.1000배로 희석하려면 72리터를 섞어야 합니다. 커다란 드럼깡통이 200리터 들어가니 그것의 1/3정도입니다.
오늘 받은 미생물이 바실러스균인지, 페니바실러스 균인지 설명을 들었으나 가지고 오면서 까먹었습니다.^^
센터에서 가져온 자료를 보면 토양은 최종적으로 떼알구조를 갖는 발효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토양에 미생물을 뿌릴 때는 토양 깊숙히 미생물이 들어갈 수 있도록 충분히 살포하며 비가 오기 전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또 미생물은 건조한 환경에는 약하므로 건조할 때는 저녁무렵에 살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관리하는 땅은 반드시 미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발효토양으로 만들어야 겠습니다. 오늘 미생물 배양실에 다녀온 후 저의 결심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농산물 안전성 분석실을 방문하고 그곳 직원의 소개를 들었습니다.
이곳은 곡물이나 채소, 과일 등 식품으로 사용되는 농산물의 농약 잔류량을 검사하는 곳입니다. 일반 농가에서 농산물을 포컬 푸드나 학교 급식용으로 납품할 경우 출하전에 무료로 검사를 의뢰할 수 있습니다. 농산물을 제배하여 판매를 하려고 할 경우 매우 도움이 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저는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자급자족의 텃밭 농사를 계획하고 있으니 또 방문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토양검정실로 이동했습니다. 이름을 보면서 토양이 까만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은 토양검사실이면 될 텐데 왜 토양검정실일까? 검정이란 검사하여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이곳이 토양검정실인 이유는 이곳에서 나누어준 팜프렛에 있었습니다.
작물을 재배하기 전에 토양 검사를 통해서 그 땅에 필요한, 적정한 비료를 정해서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즉 비료 사용에 대한 처방을 해주는 곳이 토양검정실입니다.
땅에 포함된 영양분이 무엇이 있는지, 화학 성분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곳이기 때문에
농산물 생산농가에게는 수익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자기 땅의 상태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적절한 비료와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땅의 영양분도 작물이 자라고 수확함에 따라 달라지니 수시로 이곳에 방문하여 자기 땅의 상태를 조사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블루베리가 산성땅에서 잘 자란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제 땅이 산성인지 어떤 것인지 아직 잘 모릅니다.
이러한 토양검정실에 토양시료를 채취하여 검사를 의뢰하면 무료로 알려준다니 반드시 이용해야겠습니다.
검사할 토양을 채취할 때는 지그재그로 위치를 정하고 1cm정도 위 흙을 겉어내고 채취해야한다고 합니다.
원예작물의 경우는 15cm정도 과일나무는 뿌리가 자라는 20-30cm깊이로 파고 첫삽은 버린 뒤, 옆면의 작토층을 채취합니다.
토양검정실에서 소개한 '흙토람'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제가 사는 곳은 검사데이터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검사한 사람들은 여러차례하는 것이 인상적었습니다. 검사를 안한 사람은 많았어도 하게되면 한번만 한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한번 하게 되면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대개 1년에 한번 정도 초여름에 하는 것 같고 고구마를 키우는 농가가 많았고 비료처방서를 보면
밑거름으로 어떤 성분의 비료를 사용하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밑거름을 뿌리기 전에 토양검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사람도 이런 조사를 통해서 자기땅의 성분을 알아 두어야할 것 같습니다.
2. 농기계 센터 견학
자동차 운전면허증도 없는 저에게 농기계는 먼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어떤 것들이 있는지 흥미롭게 둘러보았습니다.
로터리 치는 조그마한 농기계를 홀린듯이 바라보다가, 저와 같이 홀린듯이 바라보는 어떤 분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습니다. "사고는 싶은데 와이프가....."
그분이 말했습니다.
"그럼 친구가 쓰다가 줬다고 해요^^"
"ㅋㅋ"
"와이프도 젊었을 때나 속지 우리 나이 때는 .... 목숨을 걸어야..."
이렇게 말을 이어갈려는데 소개하는 분이 자꾸
무언가 설명을 하여 대화가 끊겼습니다.
제가 사는 곳의 시골 집 옆에는 은퇴한 선생님이 있는데 몇년전에 트랙터를 5000만원 주고 샀습니다.
트랙터가 있으니 비닐하우스 높이를 높여야하고 트랙터 보관 창고도 있어야하고
부수적으로 이러저러한 공구도 많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트랙터가 있어야 5000평 정도 되는 밭농사를 편하게
지을 수 있답니다. 옆에서 지켜보면서 부러워했지만 농산물을 잘 수확해놓고 판로 걱정에 수입 걱정을 하는 것을 보면
농사를 직업으로 삼는 것에 엄두가 안 납니다. 생산자 입장에서 보면 농산물 가격은 턱없이 싸고 농기계며 비료, 자재비는
너무도 비쌉니다. 물론 땅 값은 무서울 정도입니다. 5,000평을 살려면 아무리 싸도 5억이고 보통은 10억 이상입니다.
경기도지역은 20억 이상일 것 같습니다. 그 돈이 있으면 그냥 은행에 넣어놓고 매달 200만원씩 50년 이상(총 12억)
받아먹는 것이 편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전에 제가 죽겠지요.
농기계 센터를 둘러보며 농기계 종류가 그렇게 많은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옛날 같으면 소 한마리면 충분한데,
세상이 발달하여 그것을 기계로 대체하다보니 이렇게 많은 종류의 '소'들이 개발된 것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밭이 기계로 갈아야 할 정도로 넓다면 멀칭도 기계로 또 비닐로 해야할 것이고
수확도 기계로, 그리고 그것들을 운반하는 것도 기계로 해야할 것 같은데, 기계를 하나둘 사다보면
금방 몇억원이 될 겁니다. 그래서 농기계 센터에서 임대하여 농사 일에 사용하는 것이 활발한 것 같습니다.
저는 호미하나로 농사짓는 것에 만족하고, 수확물은 우리 가족이나 나누어 먹는 것에 만족합니다.
실습장의 3평 정도 되는 텃밭이 저에게는 최고입니다.
이미 나이도 많이 먹었고 새로운 직업을 선택할 나이도 아니니 농기계는 그냥 오늘 센터에 방문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3. 텃밭관리
오늘 텃밭은 35도가 넘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갈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상추를 따고 고추며, 가지도 따야할 것 같아서 잠깐 들렸습니다.
밭에 가니 이런 날 잘못하다가는 죽겠다 싶을 정도로 더웠습니다. 그나마 바람이 조금 있어서 숨이 막힐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방학 때는 오후 늦게 나와서 텃밭관리를 해야겠습니다.
오늘 텃밭에 가서 놀란 것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것이었습니다.
비가 적당히 오고 햇볕이 나니 잡초밭이 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풀멀칭 덕분에 잡초관리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는데
제가 너무 오만했던 것 같습니다. '잡초님 제발'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잡초라면 먹을 수 있는 것이고 뭐고 무조건 다 잘라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풀멀칭은 더 하지 못하고
급히 고추를 따고 가지를 땄습니다. 고추는 많이 열린 경우 한그루에 20개 정도 땄습니다. 모두 합해 50개 정도 딴 것 같습니다.
가지는 15개 정도 땄습니다. 큰 것은 팔뚝만한 것도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가지가 열리기 시작하니 먹는 것도 일이 되었습니다.
초원의 몽고인들은 여름에 가지를 따서 소금에 절여 겨울에 먹는다고 합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짜게 절여서 밥 반찬으로 먹어볼까 합니다.
고추 한그루는 웬일인지 시들어 있었습니다. 뿌리쪽은 물기가 조금 있고 마르지 않았는데 전체적으로 말라서 이파리들이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고추는 그것 말고도 많으니 고추수확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혹시 그 고추가 벌써 병에 들었다면 다른 고추들에 옮기기 전에 제거해야할 것 같아, 아쉽지만 일단 '안락사'를 시켰습니다. 고추가 한 그루 없어지니 그만큼 공간에 여유가 생겨 바람이 더 잘 통하게 되었습니다.
상추는 지난 주 보다 덜 수확했습니다. 치커리 수확도 줄었는데, 날씨가 더워지니 치커리가 위로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고 옆에 나는 이파리들이 줄었습니다. 상추도 옆에 나는 이파리들 숫자가 줄었습니다. 날씨가 더우면 상추가 자라지 않는다더니 정말 그렇다는 것을 목격한 순간입니다. 상추가 자라는데 적당한 온도는 15-20도이며 30도 이상에서는 발아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요즘 온도가 기본이 30도 이니 성장도 거의 정지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아침 저녁으로는 온도가 내려가니 그때 조금씩 자라는 모양입니다.
토마토는 아래 부분에 토마토가 많이 열렸으나 붉게 익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밭은 몇개씩 붉은 토마토가 보이는데 제 밭에는 그런 토마토가 전혀 없습니다. 영양 상태가 나빠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떤 성분이 적어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다음주에 나가보면 익은 것들이 보이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제 밭의 남쪽으로 붙어 있는 밭에 방울토마토 하나가 아주 빨갛게 잘 익었습니다. 색깔이 너무도 빨갛고 터질 듯이 익어 먹음직스러워 하나를 몰래 따먹었습니다.^^ (엄선생님 이글을 보시면 내 토마토 '2개만' 따먹으세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물을 주는 둥 마는 둥 뿌리고 텃밭을 벗어 나왔습니다. 2주전에 제가 사는 곳에 놀러온 동생은 풀매기하다 진드기에 물렸습니다. 2주나 회사에 못하가고 두통과 고열에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다행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나 진드기가 그렇게 무서운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쯔쯔가무시병이라고 합니다. 밭에서 일할 때, 팔과 다리, 그리고 목과 머리를 조심해야합니다. 피부가 드러난 곳은 가능하면 모두 옷이나 토시, 모자 등으로 가려야합니다. 물리면 죽는다 생각하고 막아야합니다. 기후 온난화로 환자 발생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9-12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답니다. 나이많은 여성에게서, 그리고 벌초나 밤을 따다가 걸리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텃밭 관리할 때도 꼭 조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