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1승71패 AL 동부 2위) : 2016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또 한 번 자존심을 구겼다. 최근 네 시즌 중 세 번째 실패(2015년 와일드카드 경기 패배). 지구가 세 개로 개편된 1994년 이래 양키스가 지구 4위에 그친 것은 처음이었다. 그와중에 타선이 세대 교체가 되는 희망이 감지됐다. 53경기 20홈런을 친 개리 산체스가 선봉장. 산체스에게 확신을 가진 양키스는 브라이언 매캔 트레이드로 산체스의 자리를 마련해줬다. 지명타자로 영입한 맷 할러데이(1년 1300만)는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도 기대했다. 밀워키가 등을 돌린 내셔널리그 홈런왕 크리스 카터도 저렴하게 데려왔다(1년 300만). 당장 전력을 크게 높여줄 선수는 단연 아롤디스 채프먼이었다(5년 8600만). 채프먼은 시카고 외도를 끝내고 뉴욕으로 돌아왔다.
리빌딩을 진행하면서 팀 성적도 거두는 것은 대단히 힘든 임무다. 양키스는 이 어려운 걸 해내려고 했다. 아직 포스트시즌은 시기상조라는 말이 많았지만 스프링캠프 최고 성적을 올렸다(24승9패1무). 정규시즌에서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1승4패로 얼룩진 첫 5경기를 8연승으로 씻어냈다(9승4패). 4월을 지구 1위로 끝낸 후 5월 첫 7경기에서도 1패 후 6연승을 달렸다. 첫 30경기 21승9패(.700)는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으로, 1년 전 12승18패에 비하면 상전벽해 수준이었다. 6월 중순에는 6연승으로 5할 승률에 15승을 더했다. 당시 6월13일까지 양키스의 홈런(103) 득점(358) 타율(.275) ops(.827) 조정득점창조력(120)은 전부 메이저리그 1위였다.
대장정에서 굴곡이 없을 수 없는 법. 양키스에게도 이내 위기가 들이닥쳤다. 6월14일 에인절스전에서 연장 11회 패배를 당했다. 7연패의 첫 패배로, 이 경기를 비롯해 26경기 7승19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45승42패). 그사이 보스턴 탬파베이의 역습을 받고 지구 3위로 물러났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기회를 흘려 보내지 않았다. 무리한 영입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선발(소니 그레이 하이메 가르시아) 불펜(데이빗 로버슨 토미 케인리) 야수(토드 프레이저)를 골고루 보강했다. 이들을 영입하면서 양키스가 내준 유망주는 여덟 명. 그래도 글레이버 토레스, 저스터스 셰필드 같은 유망주들은 지켰다는 점에서 꽤 선방했다. 팀을 재정비 한 양키스는 7월 마지막 11경기를 9승2패로 마무리 하고 지구 선두를 되찾았다(57승47패).
양키스는 8월에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4연패로 시작이 좋지 않았고 월간 5할 승률도 사수하지 못했다(14승15패). 9/10월 20승9패의 질주에도 보스턴을 넘지 못한 이유. 양키스는 7월까지 보스턴에게 반 경기 차로 앞섰지만, 마지막 두 달 동안 순위가 뒤바뀌었다(보스턴 35승20패 양키스 34승24패). 치열하게 순위 경쟁을 한 두 팀은 기습번트와 사인 훔치기를 두고 옥신각신 하는 등 오랜만에 라이벌 다운 시즌을 치렀다. 올 시즌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쪽은 양키스(11승8패). 그러나 정규시즌 최종전을 하루 앞두고 지구 우승을 달성한 팀은 보스턴이었다. 대신 양키스는 9월17일 볼티모어전 승리로 25년 연속 5할 승률 시즌을 이어갔고(역대 2위) 9월24일 토론토전 승리로 통산 53번째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어냈다(역대 1위).
양키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와일드카드 경기에서는 미네소타 천적임을 과시(포스트시즌 13승2패). 우승 후보 클리블랜드를 만난 디비전시리즈는 드라마 같은 리버스 스윕을 연출했다. 조 지라디 감독이 2차전 승부처에서 챌린지를 쓰지 않은 탓에 한바탕 난리가 났는데 이 위기를 극복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5년만에 돌아온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휴스턴을 상대했다. 양키스는 이번에도 첫 두 경기를 모두 내주고 3,4,5차전을 싹쓸이. 한 경기만 더 승리하면 월드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지만 남은 두 경기 휴스턴 마운드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예상보다 뛰어난 성과를 거둔 시즌. 향후 팀을 이끌어야 할 재목들이 포스트시즌 경험까지 쌓으면서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10년 간 팀을 지휘한 지라디는 더이상 양키스에 남지 못했다. 캐시먼은 지라디가 어린 선수들하고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지라디는 이 사실을 반박했다). 팀 상황에 맞는 새롭고 신선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캐시먼의 뜻. 양키스는 지도자 경력 없이 야구 해설가로 활동한 애런 분을 차기 감독으로 임명했다.
Good : '진격의 거인'이 등장했다. 이미 신장 2m가 넘는 델린 베탄시스(203cm)를 보유하고 있었던 양키스는 올해 애런 저지가 최장신 야수(201cm)로 등록됐다. 저지는 작년 27경기에서 인상적이지 않았다(.179 .263 .345). 하이 패스트볼과 떨어지는 커브에 꼼짝 없이 당했다. 저지는 이름이 같은 애런 코크렐 타격 코치와 마커스 테임스 타격 코치 보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히팅 포인트와 타격 타이밍은 타자들마다 다르다. 누구는 레그킥이 맞을 수 있고, 누구는 토탭이 맞을 수 있다. 스탠스 역시 동일할 수 없다. 코크렐은 장신인 저지에게 적합한 폼을 찾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레그킥 높이를 낮추고 왼발을 좀더 밖으로 벌릴 것을 주문했다. 단 공을 보다 오래 지켜볼 수 있도록 머리는 고정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의식적으로 강하게 공을 때리려는 생각은 지우라고 덧붙였다. 저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좋은 공과 나쁜 공을 고르는 것. 그 다음으로 칠 수 있는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면 그만이었다.
사소한 변화는 엄청난 파급력을 일으켰다. 저지는 투수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기 바빴다(.284 .422 .627). 홈런(52) ops(1.049) 볼넷(127)은 역대 신인 1위로, 양키스 50홈런 타자는 저지가 고작 5번째다(베이브 루스, 미키 맨틀, 로저 매리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이달의 선수 2회(6월 9월) 이달의 신인 4회(4~6월 9월) 선정이 올해 저지가 얼마나 리그를 쥐락펴락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삼진과 관련해 불명예 기록(37경기 연속 삼진, 역대 신인 최초의 200삼진)을 세웠지만 저지의 시대가 도래한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양티스타디움에는 오직 저지만을 위한 공간이 생겼고(저지스 체임버스) 팬들은 이곳에서 저지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저지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마저 훌륭했다(DRS +9). 이로 인해 승리 기여도 전체 1위(8.2)를 차지. 시즌이 끝나고 발표된 MVP 투표는 2위에 머물렀지만, 맡겨뒀던 신인왕과 실버슬러거는 찾아왔다.
양키스는 241홈런을 합작하고 메이저리그 홈런 1위에 올랐다. 2012년(245개) 2009년(244개) 2004년(242개)에 이은 팀 4위에 해당. 홈에서 140개를 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한 시즌 홈 최다 홈런을 친 저지(33개)에 이어 개리 산체스가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보고 가즈아를 외쳤다. 33홈런은 올 시즌 포수 1위인 동시에 양키스 단일 시즌 포수 1위 기록(1952/1956년 요기 베라, 2003년 호르헤 포사다 30홈런). 이두근 부상으로 4월을 거의 놓쳤지만, 지난해 보여준 파워는 거짓이 아니었다(122경기 .278 .345 .531). 20홈런 듀오 디디 그레고리우스(25홈런)와 브렛 가드너(21홈런)도 있었다. 그레고리우스는 1999년 데릭 지터(24개)를 내리고 단일 시즌 양키스 최다홈런 유격수가 됐다. 가드너의 홈런 증가는 극적이었다. 33세 시즌을 보낸 가드너는 지난해 148경기 동안 친 7홈런을 올해 31경기 만에 완성했다. 데뷔 첫 20홈런 타자로 올라서는 놀라운 변화(종전 한 시즌 최다 2014년 17홈런). 지라디 감독은 "우리 팀의 숨은 거포"라고 농담을 건넸는데, 하체를 이용한 타법이 타구에 힘을 싣게 했다는 증언이다.
루이스 세베리노는 간판이 됐다. 작년 선발 11경기 8패 8.50으로 무대 뒤로 밀려났는데, 올해 정규시즌 에이스로 거듭났다(14승6패 2.98). 포심 평균 97.8마일은 선발투수 최고 구속. 페드로 마르티네스에게 체인지업 특강을 들으면서 레퍼토리를 확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슬라이더 피안타율 .171 체인지업 .172). 세베리노가 잡은 230삼진은 아메리칸리그 4위. 양키스 역사에서도 1978년 론 기드리(248개) 1904년 잭 체스브로(239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CC 사바시아는 4년만의 두 자리 승수를 거뒀다(14승5패 3.69). 커터가 선수 생명을 연장시켜준 은인이다(커터 비중 32.1%). 다나카 마사히로도 포심을 숨겼다(13승12패 4.74). 포심(10.6%)보다 스플리터(23.9%) 싱커(17.4%) 슬라이더(31.0%)에 의존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포심을 전면에 내세워 상대 허를 찔렀다(2승1패 0.90). 양키스는 좌완 조던 몽고메리(9승7패 3.88)도 한 축을 담당했다.
불펜은 마리아노 리베라 시절부터 양키스의 강점. 중요함을 잘 파악하고 있는 캐시먼은 리베라가 은퇴한 뒤에도 탄탄한 전력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채프먼/베탄시스/앤드류 밀러 트리오에 이어 올해는 채프먼/베탄시스에 채드 그린(40경기 1.83)이 나타났다. 데이빗 로버슨(30경기 1.03)과 케인리(32경기 2.70)까지 합류하면서 양키스는 마무리급 투수만 세 명을 데리고 있는 호사를 누렸다. 혹시 선발이 무너지더라도 불펜으로 대동단결 된 팀이 바로 양키스다(와일드카드 경기가 그랬다). 선발만큼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그린은 나오기만 하면 그린라이트. 승리 기여도 2.3(선발 제외)은 밀러와 같은 수준으로, 불펜 평균자책점 1.61은 리그 세 번째로 낮았다. 양키스는 애덤 워렌(46경기 2.35) 체이슨 슈리브(44경기 3.77) 조너선 홀더(37경기 3.82)도 벽을 구축했다.
Bad : 마크 테세이라가 떠난 1루는 걱정거리가 아닐 줄 알았다. 그렉 버드가 스프링캠프에서 훨훨 날아다녔기 때문(23경기 .451 .556 1.098). 그러나 버드는 정작 정규시즌 때 날개가 꺾여 부상자 명단에 갇혔다(48경기 .190 .288 .422). 버드가 쓰러지면서 1루는 무주공산이 됐다. 10명이 들어섰지만 1루수 ops가 메이저리그 27위(.736)에 불과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떠난 지명타자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맷 할러데이는 본업보다 애런 저지의 조언자 역할에 충실했다(.231 .316 .432). 지명타자 ops는 오히려 지난해 .844보다 더 나빠진 .764가 됐다.
양키스가 시즌 중반 프레이저를 데려온 것은 체이스 헤들리의 3루 수비가 원인(DRS -7). 공격력도 합격점을 받지 못한 헤들리(.273 .352 .406)는 시즌 후 친정팀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됐다. 스탈린 카스트로의 수비도 한결 같았던 가운데(DRS -6) 가장 참담했던 것은 개리 산체스였다. 타석에서 자신감이 넘친 반면 포수 마스크만 쓰면 눈빛부터 흔들렸다. 실책 13개, 패스트볼 16개는 리그 최다. 산체스가 틈만 나면 공을 뒤로 빠뜨리면서 양키스 투수들은 마음 놓고 변화구를 던질 수 없었다(다나카가 영향을 많이 받았다). 평균 이하의 프레이밍(RAA -3.8)도 포수 출신 지라디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한 부분(지라디는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산체스의 어필을 외면했다). 자동문 오스틴 로마인 역시 수비에서 해결책은 아니었다(도루 저지율 10% DRS -6).
두 동갑내기의 행보도 엇갈렸다. 가드너는 2011년 커티스 그랜더슨 이후 양키스 첫 20-20 클럽 달성자가 됐다(21홈런 23도루). 반대로 자코비 엘스버리는 무색무취의 선수로 전락(.264 .348 .402). 통산 8번째 20도루 시즌을 만들었지만(22도루) 수비 범위가 좁아졌고 타구 판단력이 흐려졌다(DRS -3). 7년 1억53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엘스버리는 2020년까지 묶여있는 상태(연 평균 2114만). 양키스 입장에서는 내보내고 싶은 심정이지만 트레이드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 2년 간 빠른 공을 펑펑 뿌린 마이클 피네다는 7월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8승4패 4.39). 첫 FA 자격을 얻게 됐지만 대박 계약은 남의 일이었다. 스피드 최고 존엄 채프먼은 4년 연속 포심 평균 구속이 100마일을 넘었다(100.2마일). 하지만 타자들이 점점 적응을 하는 모습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포심 피안타율 1할대가 무너졌고(.201) 평균자책점도 3점대로 치솟았다(3.22). 채프먼이 어깨 부상을 당하는 동안 마무리를 맡은 베탄시스는 시즌 막판에 완전히 영점을 잃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15경기 12.2이닝 11볼넷, 포스트시즌 5경기 4이닝 5볼넷. 도저히 승부처에서 투입하기가 힘들었고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전망 :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와 2위가 한 팀에서 뛰게 됐다. 양키스는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를 퇴짜 놓은 지안카를로 스탠튼 트레이드에 성공. 저지 스탠튼 산체스로 가동될 중심 타선은 벌써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스탠튼 트레이드에 카스트로를 포함시킨 것이 마음을 가볍게 했다. 양키스의 올 겨울 최대 목표는 사치세 기준을 넘지 않는 것. 양키스는 15년 연속 사치세를 납부하면서(1570만) 지금까지 낸 누적 금액만 3억4100만 달러에 이르렀다. 내년 시즌 사치세 기준은 1억9700만 달러. 시세에 맞게 금액은 올랐지만 이를 초과했을 때 감당해야 할 무게도 늘어났다. [관련 기사] 현재까지는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는 중. 현지에서는 5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 밑으로 아슬아슬하게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나카는 옵트아웃을 실행하지 않았고 사바시아는 1년 재계약을 맺었다(1000만). 물 들어올 때 노를 젓기로 한 양키스는 게릿 콜, 마이클 풀머, 패트릭 코빈 트레이드도 추진하는 등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야수 fwar 순위
8.2 - 애런 저지
4.4 - 개리 산체스
3.9 - 디디 그레고리우스
3.8 - 브렛 가드너
3.3 - 애런 힉스
1.9 - 체이스 헤들리
1.9 - 스탈린 카스트로
1.6 - 자코비 엘스버리
1.2 - 토드 프레이저
투수 fwar 순위
5.7 - 루이스 세베리노
2.7 - 다나카 마사히로
2.7 - 조던 몽고메리
2.4 - 채드 그린
1.9 - CC 사바시아
1.6 - 아롤디스 채프먼
1.2 - 델린 베탄시스
1.2 - 애덤 워렌
1.1 - 데이빗 로버슨
1.1 - 마이클 피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