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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길을 걷다!
제주 다랑쉬오름을 걸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우'
우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싱그러운 다랑쉬오름입니다.
주차장 옆 정자 마루에 '우' 그림책들이 놓여집니다.
멀리서들 오신 사람책분들
가져온 책들과 함께 소개를 합니다.
분화구가 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달랑쉬, 월랑봉'이라고도 불리는 아름다운 다랑쉬오름, 그 초록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
겨울이 맞나요? 땀방울이 뚝뚝, 하나 둘 두터운 옷을 벗어던지며 푸른 하늘 드리워진 가파른 길을 올라갑니다.
잠시 쉬었다 가야지요.
이렇게 멋진 풍광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으니까요.
힘을 내서 올라가 보아요. 봄날같은 오늘.
일출봉, 우도, 아끈다랑쉬오름 등등. 펼쳐진 경치에 마음을 뺏깁니다.
다랑쉬오름길을 걷고 있어요. 맑은 하늘과 흰구름. 포근한 봄날같은 날씨에 웃음이 절로절로.
우리들의 '우' 그림책은 무엇일까요?
함께 오르며
또는 혼자서 오늘의 그림책을 생각해 봅니다.
나중에는 저 억새 흔들리는 아끈다랑쉬오름도 올라봐야겠네요.
힘들어. 쉬었다 가야겠어요.
먼저 와서 쉬고 계시군요.
함께 하는 뒷모습이 참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
왼쪽길로 방향을 정해 걷습니다.
바람도 숨을 죽인듯 고요합니다.
우와. 어제 올랐던 한라산이 저기 보이네요.
이 풍경에서, 가져온 그림책과 함께 추억을 남겨 봅니다.
맨발. 좋아요. ^^
이제 거의 다 와 가네요.
힘들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오름길입니다.
정상에 자리를 잡고 앉았지요.
첫번째 그림책 나눌 분을 가장 나이 어린 골드님이 뽑고 있어요.
달팽냥 「핑!」
오고 가는, 시작의 여러 소리 중 하나인 ‘핑’, 다음은 뭘까요? ‘퐁’. 맞아요.
다양한 관계에 관한 책 「핑」. ‘우’처럼 한 글자입니다.
풀바람 「동백꽃이 툭,」
‘여순반란사건’ 때 두 아들을 잃은 우리 할머니의 핏빛 가슴처럼 아픈, ‘죄 없으니 돌아오겄제.’라는 할아버지 말씀과는 달리 신발만 남기고 죽어갔던 아들들. 셋째는 시신도 끝내 찾지 못해 한으로 맺힌 슬픔.
그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4.3.학살’의 현장 다랑쉬굴, 그 다랑쉬오름길에 허투루 꽃잎을 날려 보내지 않는 꽃, 4.3 제주의 아픔을 닮은 동백꽃, 한 송이 곱게 살며시 놓아 봅니다.
이제는 겨울공화국이 끝나고 제주의 봄, 한반도의 봄이 오길 간절히 바라면서요.
‘우리‘의 ‘우울’한 역사, 숨겨진(숨길 ‘우’(區)) 그러나 드러나고야 말 진실들의 ‘우’입니다.
여름 「위를 봐요!」
‘위’는 중세국어에서는‘우’라고 했지요. 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
제주의 숨겨진 오름들 가보셨으면 합니다.
연두 「봄을 찾은 할아버지」
‘봄’에 ‘우리‘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아서요.
옆에 있는 줄 모르고 찾아다니는 ‘파랑새’와 같은 것이 ‘봄?’
‘우리 마음의 우’
두근두근 「두근두근」
두근두근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요? ‘설렘, 떨림, 두려움, 산에 올라올 때의 느낌.’
주인공 브레드씨는 부끄럼쟁이,
아는 사람을 만나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더 두근두근, 어색해서.
빵냄새 맡고 온 동물들에게 몰래 빵을 만들어 주다 보니 찾아온 동물들이 얘기하지 않았는데도 딱 맞는 빵을 만들어 줍니다. 문을 두드리고도 나타나지 못하는 동물을 위해 ‘두근두근빵’을 만들어주는 브레드씨.
어색해서 두근두근의 ‘두우두우’로 시작하지만 함께 나누는 ‘우리’일 때
그림책은 새로운 세상을 열게 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만나게 합니다.
저도 ‘두근두근책방’ 문을 열고 싶습니다.
마당풀꽃 「우리는 안녕」
박준 시인의 아버지가 키우는 단비와 친구 새의 이야기.
안녕에는 심오한 의미가 있어요.
새가 말합니다.
“안녕, 안녕은 처음 하는 말이야. 안녕, 안녕은 처음 아는 말이야.”
만날 때와 헤어질 때, 안녕. 안부를 묻는 말.
본문 중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안녕은 어제를 묻고, 오늘이 환해지는 일이지.’입니다
‘우리는 안녕’의 ‘우’
웅파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니난드」
어렸을 때 봤던 책. 투우하는 소, 페르디난드.
친구들과 달리 꽃 피는 언덕에 올라 꽃냄새 맡고 행복해 하는 페르디난드.
남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 남들과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고 인정하는 세상. 그래야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삶을 돌이켜 보니 새옹지마.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 받고 있는 지금이네요.
소(牛)의 우.
뚜쎼 「메멘과 모리」
“쨍그랑. 아아. 미안…. 누나가 만든 접시를 깨뜨렸어…….”
“어머나……. …음. 괜찮아. 또 만들면 되니까.”
나는 몰랐다. 눈사람에게 모두 의식이 있다는 것을. 정신 차려 보니 나는 이미 지저분한 눈사람이었다. (중략) 만약에 다음에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온 세상을 여행하며 지저분한 눈사람 사진을 찍어야지. 사람들을 실망시킨 눈사람을 찾아다녀야지. 그리고 ‘옛날에 나는 지저분한 눈사람이었단다.’ 라고 말을 걸어야지. ‘너는, 또 나는 무엇이었을까?’ 함께 생각하면서 녹아가는 걸 지켜봐 줄 거야. 눈사람일 때의 내가 하고 싶었던 걸 하게 해줄 거야. 그러니까 지금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잔뜩 생각해 두자. 누군가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다시 ‘또 우(又)’의 ‘우’.
모리처럼 요렇게 앉아서 생각해 봅시다. 또 다시!
베짱이 「우리 엄마」
딸아이와 자소서를 쓰며, 어릴 적 운동하는 오빠에게만 집중했다고 생각했었는지 딸이 깊은 상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손이 가는 아들에게 집중했는데 그래서는 안되는 거였다.
‘나의 엄마는 슈퍼우먼, 나는 딸에게 부족했던 엄마, 손녀는 어떻게 키워야 할까?’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우리 엄마’의 ‘우’
하늘 「황소와 도깨비」
‘황소’의 ‘우’.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 주어야 해.”라고 중얼거리며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이 구절이 제일 마음에 들어요.
골드 「우당탕탕,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
내용은 말하지 않겠어요. 한 장씩 넘길 테니 봐주세요.
‘우당탕탕의 우’
너무 궁금해서 풀바람이 요렇게 찾아서 적어봤어요.
책 내용 중
의사선생님이 위층 문에 이런 쪽지를 남기고 가셨다고 합니다.
”아래층 할머니가 ‘못들어서 생기는 병’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이 병은 시끄러운 소리를 들어야 나을 수 있습니다.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꾸미반디 「나는 생명이에요」
‘생명과 나’는 다른 존재. ‘생명과 나, 우리.’
나한테 온 생명을 존중하고 앞으로의 행동과 삶, 살아가는 것을 생각해야.
다랑쉬 오름의 바람에서 생명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정호승 시인의 시 ‘지푸라기’처럼 지푸라기는 버려져 있는 것이 아닌 소중한 것.
내가 있어서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나를 살리는 것.
‘나는 아이를 품은 엄마의 배를 살며시 어루만져요.’ 가장 따뜻한 구절이에요.
‘생명과 나, ‘우리’의 ‘우’.
마루꼬 「잘했어, 아가야」
아들 ‘시우’의 ‘우’, 제주 ‘24개월 엄마’ 그림책 모임(5년 째)에서 한 분이 소개해 준 그림책.
그림을 보니 우리가 다 캥거루 엄마더라고요.
나는 우리 아기 캥거루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었을까? 누구에게도 원망듣지 않을.
끄로꼬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서로가 되려면 먼저 우리가 있어야. 우리는 (돼지 우리의) 우리도 있음.
우리가 되면 우리가 돼서 속박,
서로에게 꽂히면 ‘우리 서로’는 되지만, ‘우리(가두어 두는 곳)의 서로’는 싫어함.
우리(속박)가 안되는 우리는 어디 없을까? 언어에 관한 책.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언어’입니다.
‘우리(우리)’의 우.
1004 dream 「하느님 우리 아버지」
우주를 만드신 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창조주 크신 하느님.
내가 슬퍼하면 한 없이 슬퍼하시고, 내가 기뻐하면 한 없이 더 크게 기뻐하시는 분.
하느님 형상을 그림으로 그려진 것 처음 보았음. 하느님 손 위에 우리가 있네요.
올해의 목표는 ‘그림책, 길을 걷다!’ 열두 달 나오는 거에요.
‘우리 아버지’의 우.
근혁 「탁탁 톡톡, 음매∼ 젖소가 편지를 쓴대요」
본명 ‘근우’의 우. ‘소 우(牛)’의 우
젖소가 농부에게 타자기로 편지를 쓰는 얘기.
“브라운 아저씨께,
밤마다 덜덜 떨고 있어요. 전기 담요를 깔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 젖소들 올림.
리베로 「우리 집은 시끌시끌해」
할아버지는 집의 침대와 마루가 삐그덕 삐그덕 하는 소리가 시끄러워 지혜로운 사람에게 찾아가 상담을 합니다. 해결책은 ‘소, 당나귀, 양, 암탉, 개를 순서대로 한 마리씩 들여놓으라는 것이었다. 결국 ‘이 동물들과 침대와 마루’가 삐그덕 소리를 내게 되자 화가 나서 다시 지혜로운 이를 찾아갑니다.
‘소와 등등을 모두 내 보내시요. ’
이제는 아무도 울지 않았고, 침대와 마루의 삐그덕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의 고통과 상처, 내 곁에 왔던 사람들만 중요하게 생각하여 거기에만 꽂혀 있으나 그것이 오히려 나를 괴롭힐 수 있다. 그냥 흘려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면 평화로워지지 않을까?
‘우리 집’의 우
떡보 「까마귀 소년」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다 보면 아이들의 상상력이 더 뛰어나 삶을 새로 배우는 느낌이다. 큰아들이 골라준 책. 우리는 소 우(牛) 할테니 엄마는 걱정거리 우(憂)가 어울린다고.
까마귀소년은 인간 관계에서는 따돌림을 당했지만 자연과는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6학년 때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인정받게 되면서 유일하게 6년 개근상도 받게 됩니다.
신학기의 부모님들은 좋은 친구와 좋은 담임을 만나기 바라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걱정의 우’
1004 dream님이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줍니다. 전이수갤러리에서 담아온 엽서들과 연필.
감기로 오지 못한 마루꼬님의 두 아가들에게도 전해질 것입니다.
내 그림책에 이름표를 붙이고 다음 나눔하신 분에게 드립니다.
다랑쉬오름.
그 정상에서
'우'그림책과 사람책이 낮달처럼 아름답습니다.
제가 받은 책, 참 마음에 쏘옥 듭니다. '핑, 퐁'
떡보, 근혁, 하늘, 골드
넘 귀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간단한 간식으로 시장기를 달래봅니다.
이제 내려갈 시간,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요!
시간이 되신 분들은 선흘리 <심심책방>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음을 살피다. 심심. 내 마음은 지금 어떤 모양일까요?
내가 참 좋아하는 책이 딱 놓여 있네요. 엄마!
책방을 둘러보고
책들도 구경합니다.
그림책과 상담관련 책들이 예쁘게 꽂혀 있습니다.
주인장이 심리상담사이니까요.
책방지기 김경희님이 책방을 연 연유에 대해 얘기를 들려줍니다.
제주와 관련된
책들이 빼곡하네요.
담소도 나누고
책방지기님이 챙겨주신 차와 과일, 과즐을 먹으며
책도 골라봅니다.
기회는 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싸인도 받아봅니다.
그림책 길. 함께 걸었던 분들께
금요일에 올랐던 한라산 백록담의 눈부신 햇살과 봄기운을 보냅니다.
다음 그림책 길에서 또 봬요. ^^
* 보너스 영상입니다. 이 사랑스러움을 어찌해야 할까요?
첫댓글 우아~~~~ 정말 정말 생생한 후기~👍👍👍 다시 걷는 기분이 들 정도예요~~~~넘 넘 감동이예요 🙆💚🙆
덕분에 제주의 발걸음들 참으로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감사드려요.
늘 밝은 웃음과 낭랑한 목소리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음 그림책 길에서 또 봬요. ^^
그날을 다시 걷는것 같아요~~풀바람님 감사합니다!!♡♡♡
떡보님 연락처가 없어서 여기에다 댓글 남깁니다..제주도 모임에서 받으실 책(외서)은 오늘부로 출고 되었다고 합니다..너무 오래 기다리셨죠..며칠안으로 도착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