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10. 독개미 아나이.
아래층 벽에 설치된 전기 콘세트 주변이 까맣다.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밀라가 늘 청소를 하니까 우린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다.
"저게 뭐지?" 죠셉이 가까이 가 들여다 본다. 콘세트 주변이 온통 새까맣다.
우리는 주로 2층에서 생활하다 보니 주방 근처를 제외하곤 아래층에선 오래동안 전기 플러그를 꼽지 않았던 것 같다.
급히 Arnel을 불러 콘세트를 뜯어 보게 했다. "으악! 세상에나." 우리는 모두 놀라서 소리쳤다.
아직도 젖어 있는 진흙이 모든 구멍을 꽉 막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주변까지 새까맣게 밀려나와 있다.
뾰족한 연장으로 파내다 보니 여태 속에서 꾸물거리는 개미들이 보인다. 아나이다.
Arnel이 핀셋으로 개미를 집어서 보여준다. 날카로운 턱과 벌어진 입을 오물거린다.
이것에 물리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는 무서운 독개미라고 한다. 아나이는 빈 집에 파고 들어가 옷장 밑에 굴을 파고 가구를 망가뜨린다.
진흙을 모조리 파내고 구멍마다 아나이 약을 뿌려놓는다.
그리고나서 보니 1m 간격의 옆에 있는 전기 콘세트도, 다시 더 떨어져 있는 저쪽 편 것도, 아래층 홀의 전기콘세트마다 모조리 문제가 있다.
첫번 째 발견한 것처럼 심하진 않아도 뚜껑을 떼어보면 그 속은 영락없이 진흙이 채워져 있다.
더러 더 심하고 덜 심한 차이는 있지만 모든 곳을 아나이가 침범한 것이다.
한 군데를 침범한 후, 벽 속의 전기 선을 따라서 다음 콘세트로 또 다음 콘세트로 여섯 개의 전기코드를 모조리 침범했다고 한다.
그 작은 입으로 수없이 진흙을 물어다가 이렇게까지 해 놓았으니 괘씸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젖은 진흙을 다 긁어내고 두꺼비집의 메인 스위치를 올리니 웬일인지 전깃불이 마구 껌벅거린다.
급히 다시 두꺼비집 스위치를 모두 내리고 electrician을 불렀다.
수도건 전기건 이 곳에서 제일 힘든 건 기술자를 부르면 쉽게 와 주지 않는 거다. 내가 아는 사람마다 수소문을 해본다.
분명히 5 PM이라고 약속을 했지만 6시가 가깝도록 오지 않는다.
이 사람들의 특징은 넉넉잡아 약속을 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시간 약속을 잡는 게 보통이다. 그런 걸 알면서도 나는 또 속이 탄다.
결국 해질녘이 되어서야 일렉트리시안이 왔는데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
녹아버린 선 하나를 용케 찾아내어 연결시키니 금방 해결이 된다. 아아, 정말 한나절 전기가 없는 동안 얼마나 맘을 졸였던지!
못된 개미 아나이, 왜 우릴 습격하냐구! 개미는 안트인데 이 못된 개미는 아나이라고 한다.
첫댓글 생각지 않은 일이 또 발생 했군요.
개미로 인해서 콘세트 등에 문제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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