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丙午일 수요일--나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
1. 간월재에 올랐습니다.
아이들과 청년, 중장년, 노년 등의 황룡사 가족들과 올랐죠.
강두현 어린이 지도교사가 ‘스님이 등산하는 것을 보고 학생들도 가면 좋겠다’하며 기획해서 가게 된 것입니다.
제가 기획해서 ‘가자가자’하는 것보다 이렇게 단체나 신도, 지도자 등 누군가 가자해서 가는 것이 편하죠.
‘간월재’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죠.
간월재에서 신불산으로 혹은 천황산으로 이동할 수 있으니까요. 이쪽의 산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안가본 사람은 모르죠.
간월재 사슴농장에서 6km가면 간월재가 나옵니다. 이곳은 임도가 버스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잘 되어 있고 비교적 평평해서 다니기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파가 어마무시하게 많습니다.
우리동네 뒷산엔 사람이 별로 안다니던데 여기 오니까 시장바닥에 온 것처럼 사람이 많네요.
절에는 사람이 없는데 이곳은 이렇게나 많다니..
오늘이 한글날 공휴일이라해도 산에 이렇게나 많은 것이 신기했습니다.
丙午일이라 그런가?
오후 2시넘어서 오르는 것이라 4시에 간월재에 올랐습니다.
본래 저는 간월재에서 능선을 타고 간월산~배내봉으로 해서 갈 생각 이었으나 아이들이 너무나 잘 걸어서 따라가기 바빴기 때문에 그냥 임도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일 것입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그리고 어르신까지 모두 잘 어우러져 갔으니까요. 특히 고딩들은 서로 너무나 친한 상태입니다. 그 고딩들은 초딩들을 잘 챙겨주니 가족같은 분위기의 청소년들이 산에 가니 더욱 짙은 추억이 되었을 것입니다.
한라산에도 가자던데요..ㅋ
2. 오전 9시부터 독불공이 있었습니다.
박성숙보살님은 오래도록 아들에 공을 들였습니다. 아들에 공 들이지 않는 부모는 없겠지만 부처님 전에 공들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죠. 절에선 당연히 흔하지만요.
9시부터 12시까지 거의 안쉬고 계속 기도했습니다.
천도재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열심히 했냐고요?
보살님이 오래도록 공들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저는 부채의식이 있습니다.
황룡사에 큰 불사를 한 것은 아닙니다. 황룡사 오기 전부터, 일찍부터 절에 다닌, 우리 불제자이니까요.
제가 요양원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도 절에 오래 다닌 분들이 부처님 품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평생을 절에 다닌 불제자가 부처님 곁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절에 오래 다닌분은 황룡사 신도가 아니어도 형제라고 생각합니다.
3. 현묵거사와 칠보당보살, 소순보살님도 간월재에 가시려 했으나 절에 일이 너무 많아서 못가셨습니다.
내일부터 주택 철거 한다니까 주택 안에 있는 짐을 다 옮겨야 된다면서 좀 미뤄 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벌써 오래전부터 주택 철거한다고 노래 불렀는데요..
사람이 없으면 비용을 들여서라도 짐을 옮겨야 합니다.
우리가 이 주택을 5억 5천이나 되는 엄청난 금액을 들여 매입했는데 매입해 놓고 그냥 창고로만 쓴다면 그 가치를 묵혀 놓는 것입니다. 오히려 마이너스인 셈이죠.
한달에 이자가 250만원이나 나가는 부지입니다.
우리가 임대해서 쓸 때는 매월 40만원에 사용했으나 지금은 250만원의 월세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빨리 철거해서 쓸만하게 만들어서 살아야 합니다.
오늘 주택 짐을 많이 정리 하셨습니다. 종일 일한다고 고생하셨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4. 오늘은 오후에 간월산에 가기 때문에 아침 산행은 안갔습니다.
아침 6시반에 프라다보살님은 산에 혼자라도 가시겠다는거에요, 그래서 명진 거사보고 가자고 하셨는데 여러명이 따라 가셨습니다.
너무 바람직한 일입니다.
저와 동문회장님이 가지 않아도 이젠 산에 가고 싶은 분이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각자가 주인이 되어야 진짜 좋은 분위기인 것입니다.
간월재에서 슬기와 지민*가민이에게도 아침 7시에 산에 가자니까 긍정적이더라구요.
아침 7시 산행에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하길 기원합니ᅟᅡᆮ.
5. 아침 9시부터 독볼공 기도한다니까 도반들이 몇분 오셔서 같이 기도해 주셨습니다.
친한 도반이 아니더라도 공지보고 오신분도 몇 분 계셨습니다.
아무리 독불공이라 해도 기도를 혼자 해드리면 너무 힘듭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같이 기도하면 공덕도 훨씬 크고 기도도 덜 힘들고 오히려 공력이 쌓이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여러 사람들이 잘 따라 해주셔서 기도 할만 했습니다.
혼자 했으면 녹초가 돼서 오후에 산에 못 갔을 것입니다.
도반이 독불공 기도 한다고 해서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공양간 봉사하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