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트 문화(Celtic Culture)란 무엇인가?


영화 '반지의 제왕'을 비롯해 수많은 영화와 판타지 소설 등에서 등장하는 켈트 문화는, '신비로움'이라는 단어로 압축, 요약될 수 있는 특수한 것다. 기독교 문화가 서구 유럽에 전파되고 이후 서구 문명의 주축이 되면서, 켈트 문화는 이교도, 이단, 불경스러운 것 등을 상징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전락해버렸다. 하지만, 최근 수십 년간 월드 뮤직을 비롯해 서구 문화의 또다른 아이콘(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으로 급부상했다는 사실은 분명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일랜드의 서쪽 해안가에서 시작된 켈트 문화는 당시 아일랜드에 거주하던 켈트 족을 중심으로 잉글랜드 섬, 브레타뉴(Bretagnu, 지금의 프랑스 북부 해안과 내륙 지방),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 북부의 갈리시아(Galicia) 지방까지 분포되어 있던 고대 유럽 문화였다. 8세기 중반을 정점으로 퍼져나갔던 켈트 문화는 이후 아일랜드 왕 브라이언 보루(Brian Boru)가 1014년, 북해에서 내려온 바이킹들의 침략 때 살해되면서 켈트 문화는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후 1169년 노르만 족의 정복으로 켈트 문화는 쇠퇴기에 접어들며, 영국에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이후 켈트 문화는 이교도들의 사악한(!) 고대 문화로 몰락하게 된다. 이후 20세기 후반까지 켈트 문화는 정확한 판단과 객관적 근거 없이 '드루이드(Druid) 교'와 '스톤헨지(Stone Hendge)'로 상징되는 '신비주의 문화'로 그 개념이 고정되게 된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새로운 평가를 받기 시작한 켈트 문화는 이후 문학, 음악, 미술 등 다방면의 문화 운동을 통해 복권의 기회를 얻게 된다. 이제 영화로 더욱 친숙한 J. R. R. 톨킨(J. R. R. Tolkien)의 소설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이 1949년 첫 선을 보이면서, '중간계'로 명명된 시대적 배경과 장소는 확실히 켈트 문화의 다양성이 여러 분야를 통해 소설에서 응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후 80년대 초반부터 서구 사회에서 새로운 운동으로 인정받은 뉴 에이지(New Age) 운동과의 연계를 통해 (비록 기독교 계에서 강한 반발을 했을지라도) 켈트 문화는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게 된다. 켈트 문화의 예술에서 차용되는 독특한 원형 문양, 그리고 휘슬을 비롯한 켈트 족 전통 악기들과 이들이 언어 체계는 이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에서 서구 문화의 한 축을 차지하는 중요한 문화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지금도 그 관심은 날로 증가되는 추세이다.
켈트 음악이란?
월드 뮤직으로서 켈트 음악은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일랜드를 비롯한 프랑스,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 북부에서 성행했던 켈트 족의 전통 음악이다. 이것이 휘슬과 피들로 상징되는 아일랜드 음악(Irish Music)으로서든, 백파이프 또는 가이타(Gaita;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서 사용되는 백파이프의 일종. 카를로스 누니에스 등이 연주하는 악기이다)가 사용되는 스코틀랜드와 갈리시아 지방의 지엽적 음악으로서든, 켈트 음악은 이제 월드 뮤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르가 되었다.
그러나, 월드 뮤직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의 유럽 등지의 상황을 고려할 때, 월드 뮤직이라는 장르적 정의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켈트 음악은 유럽인들과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이주해 만든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랑받았던 음악 장르이다.
영미권 팝, 록 음악에서 두각을 나타낸 수많은 아일랜드 출신 아티스트들을 살펴보자. 게리 무어(Gary Moore), 씬 리지(Thin Lizzy), 유투(U2) 등은 분명 켈트 음악을 연주하던 아티스트들을 아니었지만, 이들의 음악이 유독 록 필드에서 독특한 존재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형식적으로는 록 음악의 모양을 안고 있었어도 이들의 음악 속에서 흐르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정서가 '시끄럽고 장황한' 하드 록이나 메틀, 모던 록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유독 빛났기 때문이리라.
이들을 아일랜드 - 켈틱 음악의 원시적 형태로 따로 차치하더라도, 이후 70년대 후반부터 두각을 나타낸 수많은 영미권 팝 음악 시장에서의 아티스트들을 살펴보면, 켈트 음악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로리나 맥케닛(Loreena McKennitt), 시니어드 오코너(Sinead O'Conner), 매리 블랙(Mary Black), 엔야(Enya) 등을 편의상 '메인 스트림'으로 분류한다고 해도, 트리 얀(Tri Yann), 클라나드(Clannad), 알탄(Altan), 치프턴스(Chieftans), 알랑 스티벨(Alan Stivell), 카를로스 누니에스(Carlos Nunez) 등은 분명 켈트 음악의 선봉으로서 켈트 뮤직의 성격을 정의 내릴 수 있는 켈트 음악 전문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은 아일랜드 출신 선배들의 록-하드 록-헤비 메탈이라는 양식보다, 보다 본질적으로 켈트 음악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음악들을 선보였던 사람들이다. 아일랜드-켈틱 하프나 휘슬, 피들 등의 켈트 전통 악기들을 사용해 목가적이고 전원적이며, 또한 사람들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개념인 '신비함'을 안고 있는 음악들을 최근 수십 년 동안 선보였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켈트 음악은 대중 음악의 주류로 편입되었고, 사회 문화의 다양한 발전을 통해 대중 음악에서 사용되는 악기들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편성을 거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서 더 코어스(The Corrs)를 비롯한 수많은 대중 음악 밴드들은 현대 켈트 음악의 제 4세대로서 최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반젤리스, 애니 해슬램, 스티브 하우, 사라 맥라클란, 케이브 부쉬 등 켈트 음악에 관심이 많은 일급 뮤지션들의 이국적이면서도 동시에 휴식을 가져다주는 켈트 음악 풍의 환상적인 음악들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알랑 스티벨이나 카렌 마테손 같은 국내에는 잘 소개되지 못한 켈트 음악 아티스트까지 만날 수 있어 더욱 소중한 앨범이며, 켈트 음악 입문자들은 물론이고, 뉴 에이지, 월드 뮤직, 팝에 걸친 모든 음악 팬들을 사로 잡을 수 있는 뛰어난 컬렉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