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오늘자 페북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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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권력을 닮습니다.
제주 4.3을 대하는 현 정권의 태도
1. ‘이념과 아무 상관도 없는 무고한 주민들을 마음에 안 든다고 마구잡이로 죽여 버린 완전히 미쳐버린 세상’이었습니다. 암흑세상이었습니다.
2. 제가 24년 전 제주 4.3 수형인 명부를 발굴했을 때, 희생자들이 내란과 반역죄라는 엄청난 죄명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십대 소년이나 농부같이 이념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들인 것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그 문건의 발견을 시작으로 국회 대정부 질문을 하고 정부의 진상규명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의 긴 시간이 흘러 수형인 명부를 근거로 재심을 통해 무고의 족쇄를 벗겨드리고 영혼의 자유나마 찾아드리게 되어 후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미안함과 죄스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었습니다.
3. 나라를 찾고자 태극기 들고 만세 부르며 일제의 총검 앞에서도 맞섰던 국민에게 도리어 해방된 조국이 폭력집단이 되어 총검을 들이댔습니다. 괴물이 된 경찰과 서북청년단, 토벌대가 휘두르는 총칼로 양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동백꽃 떨어지듯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여기저기 마을이 불타고 잿더미가 됐습니다.
4. 얼마 전 ‘제주 4.3 수형인 명부’의 발굴자로서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서도 카메라 앞에서 주책없이 눈물이 절로 흐르는 것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참상을 그려보는 것으로도 한 인간으로서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전율이 일고 슬픔을 가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5. 그런데 입만 열면 미래를 말하는 윤석열 정부가 “묻지 마 친일외교”로 나라를 120년 전 구한말의 혼란한 과거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법치를 입에 달고 사는 집권당의 의원이 제주4.3을 ‘김일성 지시’라는 황당한 망발을 했지만 혼을 내기는커녕 최고위원이 됐습니다. 검찰정권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일 뻔했던 전직 검사의 학폭 아들은 “돼지XX, 제주서 온 빨갱이”라고 피해자를 괴롭히고도 별다른 가책을 느끼지 않은 것은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의 집단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6. <제주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관한 법>에 따른 진상을 규명을 방해하려고 극우세력은 여러 차례 위헌 시비를 걸었지만 번번이 패소했습니다. 23년 전 통과된 법에 따라 정부가 밝힌 진상을 뒤엎고 새삼 색깔칠을 시도하는 것은 반인륜·반인권·반법치인 것입니다.
7. 폭력은 권력을 닯습니다. 제주 4.3에서 서북청년단에게 살인 폭력할 수 있는 권력을 쥐어 준 이승만과 광주 5.18에서 계엄군에게 살인 폭력할 수 있는 권한을 준 전두환이 닮은 꼴이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검찰 정권 아래에서 전에 없이 나부끼는 “제주 4.3 공산폭동” 극우 현수막의 등장은 서북청년단 식의 폭력과 선동을 부추기는 것으로 매우 섬뜩하고 우려스럽습니다. 실제 서북청년당 명의로 집회가 신고되어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8. ‘수형인 명부’ 등의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 등재에 국가가 나서야 할 때 대통령의 추념식 불참은 유감입니다. 더구나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한 일본은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짓밟고 제3자 배상안을 내놓자 강제노동을 부정했습니다. 대통령이 일본의 유네스코 등재신청에는 결과적으로 힘을 실어주면서 제주 4.3에 불참하는 것은 매우 대조가 되는 처사입니다.
9. 헌법 수호를 정치 명분 삼았던 윤 대통령 아닙니까? 그렇다면 인권의식 없는 헌법 수호가 따로 있습니까? 제주 4.3에 대한 태도는 인권을 대하는 태도인 것입니다. 인권없는 미래가 있습니까?누가 시비걸고 미래의 길목을막고 있습니까?
첫댓글 진짜 나라가 미쳤다고는 생각만 드네요..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던데 남들 앞으로 나아갈때 뒤로 가는 대한민국..
제주도민들은 저 현수막을 보고도 가만히 있는건가요? 피가 거꾸로 솟지 않은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아직도 4.3사건이 저런 현수막이 걸리다니 참담하네요
정당에서 개시한 현수막은 무단제거시 법적 처벌을 받아서 아무나 제거 못한다고 합니다. 현수막 끝에 당명이 적혀있죠.
@열나뻐른거부기 아 그러네요..진짜 악질적이네요..
어제 뉴스에 모두 철거하였다고 하더라구요…
@제주소년대장 철거했다니 다행이긴 한데 도대체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정치적 생각은 다르더라도 민간인 학살에 대한건 다를수 없는건데..이해가 안됩니다..
@제주소년대장 불행중 다행(?)이네요. 😪
현 정권은 여러모로 최악의 집단이네요.
개인적으로 더 소름끼치는 것은 대한민국에 일부가 아닌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저들과 비슷한 성향이라는 점이에요...
네, 저도 그 부분이 가장 소름끼쳐요. 박근혜, 이명박, 전두환을 합쳐놓은 패악한 정권인데, 아직도 지지세력이...
세상이 미쳐돌아가죠... 좌우 극단으로 치닫고, 너무싫어요..
이 색깔론은 백년이 더 흘러도 유지될 것 같아요.
정말 어이가 없네요 기가차서 말이 안나옵니다
현수막 아오..
제주도민분들 힘드시겠네요ㅜ
23년도에 저런걸 보고있는게 참..
서북청년단 출동.
피꺼솟...정신 나간 것들이네요
역사를 제대로 안다면 쓰지 말아야할 단어를 단체명으로 쓰고 있네요..
하나 잘못 뽑아서 다 뒤죽박죽 되고 있습니다. 스스로 나락 간 지지율 때문에 노선 긋고 상식 밖의 것들은 기어나오고 다른쪽엔 상처 주고요.
저는 제주 토박이지만 어린시절 4.3에 관해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습니다. 부끄럽게도 성인되어서야 책과 미디어 등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나오는 정보들도 몰랐던게 너무 많습니다. 너무나 끔직해서 증언하기 힘드셨겠죠. 그런데 정말 지금의 저 서북청년단 이란 이름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너무 화가 납니다.
한 나라가 순식간에 70년을 후퇴하네요.
야구장다니고, 시구하고 서문시장은 꼭꼭 가고.
정말 최악의 정권입닏나.
대한민국의 역사를 조금만 안다면..... 저러면 안되죠... 하긴 대통령부터 나라 팔아먹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진짜 저런 윤석열 정권을 지지하는 분들의 뇌구조를 들여다보고 싶네요;;;
제가 실수를 해서 댓글 새로 답니다.
잘 위로 되고, 이겨나가시길 응원합니다.
제 기준 21세기 최악의 정권 확정입니다. 단 1년도 안 됐는데도 최악의 요소를 모두 갖출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