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시에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선진학교는 백송고(일산)를 10 : 0,
5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창단 3년 만에 전국대회 첫 승을 거뒀다.>
어제 아침 여섯시 반 경, 중앙일보 스포츠 난의 기사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제50회 대통령배 전국 고등학교 야구대회 기사였다.
문경에 글로벌선진학교라는 학교가 있다니,
금시초문인 그 학교에 문경의 고등학교 가운데 최초로 야구부가 생겼다니,
지와 창단 3년 만에 수도권 고등학교를 콜드게임으로 꺾었다니!
충격과 감동의 연속이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결례인 줄 알민서도 만식이한테 전화를 걸었다.
지가 이해 안 해주면 우쨀긴데.
“어, 그런 학교가 있어. 옛날 영순중학교를 리모델링해서 채맀어.
현황은 잘 모르겠고, 종교 계통의 국제학교래여.
문경사람은 빌로 없고 중국 아들이 많대여.”
현황을 잘 모르는 게 아니라 그 정도면 내 궁금증은 어지간히 해결된 셈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소식이 뒤를 이었다.
“순태가 거기서 경비원 하잖아.”
아아, 한순태!
그는 古稀에도 지치거나 굴하지 않고 여전히 씩씩하게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한때 잘나가던 순태의 노익장이 부럽고 존경스럽기만 했다.
2008년 동기회 모임에서 내가 택시 일을 시작했다고 하자 어느 동기가 대뜸 받아쳤다.
“에이, 나 같으면 쪽팔리서 그런 짓은 못해.”
나는 대꾸하지 않고 웃어넘겼다.
이후 택시 운행을 한 5년 8개월 동안 쪽팔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얼마간 하다가 건강상 이유 등으로 더 이상 못할까봐 두려웠지
그 일을 하는 자체를 부끄러워한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던 것이다.
우리 나이에도 무슨 일이든 한다는 것,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활력소요 축복이다.
경동맥 경화증으로 의사가 되도록 운전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상굿도 택시 운행을 계속하면서 서울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을 터이다.
전화를 끊고 인터넷을 뒤졌다.
영순에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선진학교는 일종의 대안학교다.
기독교 학교라는 태생적 한계를 제외하면 어법 괜찮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인성과 지식을 종교의 테두리에 가둔 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사고방식과 창의력이 제한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주에 신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화된 일 아닌가.
다만 현재 종교가 인류에게 끼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큰데다가,
각종 종교에 기대어 먹고사는 인구가 만만찮으므로 당장 종교를 없앨 수는 없다.
다행히 세계적으로 지능이 높고 고학력일수록 무신론자가 늘고 있다니,
언젠가는 종교가 서서히 사라져 인류에게 더 이상 폐단을 끼치지 않게 될 터이다.
글로벌선진학교는 중학교가 10개 학급에 216명, 고등학교가 12개 학급에 253명이다.
학급 당 학생 수가 20명 남짓이란 계산이다.
여기에 교장‧교감을 합쳐 교사가 48명이다.
교사 한 사람이 10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있단 얘기니 교육이 오죽 알찰까.
게다가 전원 기숙사 수용이라니 우리 다닐 때보다 헐썩 넉넉한 환경 아닌가.
다만 ‘창단 3년’이라는 중앙일보 기사는 오보다.
야구부는 2011년 개교와 동시에 창단되었다니 올해로 5년째다.
우쨌든동 이번 일요일인 7월 24일 오전 아홉시 반,
목동야구장에서 춘천에 있는 강원고등학교와 2차전을 벌인다.
참으로 오랜만에 야구 응원을 갈 작정이다.
선수들이 어느 나라 사람이든 문경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고향 까마구 아닌가.
막내가 고등학생일 때 함께 잠실야구장에 가본 지 20년 만이다.
문경 글로벌선진학교 응원석은 1루 쪽, 입장료는 7천원이다.
옛날 고교야구와 달라 매진 염려는 없으니 느긋하게 가도 상관없을 터.
그러나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이다.
매사에 느긋하게 된 건 순전히 老齡이 주는 선물이다.
음료수통에 참이슬도 슬쩍 담아갈 작정이다.
아무리 아침나절이지만 맨정신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순 없잖은가.
첫댓글 응원하러 간다니 꿀뚝이네만...
용기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왔다네.
나의 고향인 영순중학교를 글로벌 대안학교로 리모델링해서 전국각지와 외국에서까지 학생들이 모여든다는 야기는
들었는데...고향가서 지나갈때 축구하는 모습은 봤는데...야구를 제법 하는가봅니다. 전 신일고를 골드게임으로 이겼다면
야구 명성 신일고인데...말입니다. 응원해야조 멀리서 맘으로 라도...중계방송하면 더욱좋은낀데...
대단하네,
우리 문경의 또하나의
자랑이로세 .
앞으로 신경 좀 써서 봐야지.
건강하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