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후반 남자로 기간제 교사 9년 했습니다.
주변 지인분들이 더 글로리 보고 하도 아직도 학교 이러냐고 해서 노파심에 끄적여 봅니다.
1. 현재 학교에 체벌은 존재하지 않음.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학생인권조례’라는 것이 제정되어 교사가 ‘체벌’하면 법적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조례는 경기도->서울로 이어져서 확산되었으나 어디까지인지 미확인입니다만, 제가 학교에서 근무할 때 ‘체벌’은 원로 교사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같은 거였고 아직도 여전히 원로 교사의 체벌 혹은 비슷한 얼차려나 심한 욕설 등으로 인하여 곤욕을 치르는 학교가 존재함.
2. 부모 등 뒷배 밑고 학폭을 무마하기는 거의 힘듦.
학생인권조례는 교사의 학생 체벌 때문에 생긴거였는데 고맙게도 학생끼리의 폭력에도 영향을 미쳐 학폭 위원회의 주체가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넘어감(몇년 안 됨) -> 학폭 논의와 조치를 학교에서 내릴 수 없음. 교육지원청에서 결정. 학부모 입김이 들어가려면 학교를 넘어서 교육지원청, 교육청까지 가야함. (거기까지 손이 닿으면....)
3. 여전히 사립 학교는 파벌, 세력이 존재함.
사립학교에서는 더 글로리의 정의로운 보건 교사처럼 진실 파헤치려다가 관두는 경우는 아직 존재할 수도.. 두 눈으로 목격한거는 관두지 않고 휴직 함(2회 목격, 교사간의 다툼 or 비리 폭로. 학생간의 학폭은 아직 못봄)
4. 현직 교사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아동학대를 직간접적으로 인지하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법률로 처벌받음. (연수 엄청 함) 현재 학폭 또는 아동학대를 인지하면 처벌이 무서워서라도 휴직을 할지언정 먼저 신고부터 하는 분위기.
요약.
더 글로리에서 묘사하는 학폭은 과거에 제도가 정비되지 않았을 때, 애건 어른이건 강자가 약자를 짓밟아도 유야무야 넘어가갔던 과거의 모습을 반성적 태도로 그린 것.
카지노와 같이 욕망만을 바라보고 뛰어드는 인간의 말로를 잘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을 경쟁 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다름의 구도로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인생은 캐바캐 건바이건이라 절대적인건 없습니다. 부디 더 글로리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용감하고 현명하게 잘 대처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첫댓글 1,2,4번은 참 다행이네요 저 학창시절에는 체벌의 수준을 넘어서 폭행(따귀 등)에 가까운 선생들이 많았죠 지금도 은사라 생각 안합니다
에혀.. 저도 학창 시절에 맞은거 생각하면.. ㅠ_ㅠ
2번을 보면 정순신은 정말 어마어마한 권력을 쓴거군요..
222 그 어려운걸 할수 있는 능력을 좋은곳에 쓰지…
2번 관련 강남 한복판에 있다보면 변호사 대동은 흔한 일이며, 지리하게 법정 싸움이 계속됩니다. 지금도 2년 전 일어난 학폭 건으로 법정 싸움 계속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교사에 대한 인식은 서비스업 공무원이고 사람들의 의식에서도 권위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요즘 민사고 등의 건들을 보면 뭐.. 특히 민사고의 처리 같은 경우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더라구요.
해당교사가 학폭 관련 서술을 꾸준히 남긴 점도 정말 잘한 일이고. 법정싸움으로 갔을 때 일선교사가 할 수 있는건 거의 없더군요.
요즘에는 선생이 가해자에게 가해학생이라는 용어만 써도 왜 니가 판단하냐 법적으로 결과도 안나왔는데라며 학부모가 소송거는 시대입니다 ㅎㅎㅎ
@twenty-two 저도 작년에 강남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습니다만 다행히 학폭이 일어나지 않아서 험한꼴은 안봐서 천만 다행인듯 싶습니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 하도 시달려서 올해 쉬고있다는게.. ㅠ_ㅠ 교사로서의 자부심이 바닥을 찍었네요..
@Chris Paul George Hill 그러셨군요.
점점 강남에서 선생하기가 매년 너무 어려워지는 게 사실입니다. 아무리 수업을 잘하는 선생이라도 수업을 아예 듣질 않으니. 웃긴 게 시대인재나 강대에서도 재종반 두세달 지나면 현강을 안듣는다고 하더군요. 그러니 상처받지 말라면서 ㅋㅋㅋ
@twenty-two 학원 일타강사는 재림 예수 보듯이 칭송하고 학교 교사는 생기부 지들 맘에 조금이라도 안들면 민사소송 걸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몇몇 학생과 학부모, 거기에 노심초사하는 교감 교장의 행태를 보고 기가차서 자부심이니 뭐니 내가 왜 학교 교사를 하나 싶었네요..
"이 세상을 경쟁 구도로 볼 것이 아니라 다름의 구도로 보는 것" 정말 멋진 말입니다.
다들 이렇게 생각하면 세상살기 정말 좋아질텐데요!!!
제 인생의 모토를 칭찬받으니 너무 뿌듯하네요. 감사합니다!!❤️💕
다만 여전히 피해자들은 자신이 큰 피해를 입고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해자가 버젓히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우리가 볼때는 큰 건도 아니네~!!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사자는 엄청 크게 느껴지니까요.. 학폭은 참 어렵고도 슬픈일입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참
저도 가해 학생 부모의 그지같은 전화와 협박도 받아봤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근무하는 중, 그리고 학폭 전담일 때에 만큼은 그런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했고 감사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만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