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두 번째 중동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우디아라비아 일간지 알 리야드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 북핵,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의 입장을 지지해 온 주요 우방국”이라며 “한국은 사우디의 ‘비전 2030’실현을 위한 중점 협력 국가로 건설-인프라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투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리야드 시내의 사우디 내무부 청사가 바로 한국 기업(현대건설)이 건설한 건물”이라며 “사우디가 ‘네옴’과 같은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도 한국 기업이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양국 경제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전통적인 에너지 협력이나 자원 수출입 관계를 넘어, 플랜트 건설, 수소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사우디에서 한국 K팝과 같은 한국의 예술과 공연, 드라마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고, 작년 9월에는 사우디 내 최초로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이 개설되기도 했다”고 했다.
이날 이뤄질 정상회담을 두고 윤 대통령은 “저는 사우디가 우리 경제와 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했다”며 “사우디가 새 미래를 열어나가는 지금이 바로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윤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후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향후 수소 공급망이나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해 정부 차원에서 협의를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탄소중립 협력 강화에 대해 “한국은 탄소중립 시대로의 이행을 앞당기기 위해, 원전, 수소 등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Carbon Free Energy)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이 분야에서 사우디와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했다.
윤대통령은 “사우디는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수소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수소경제 실현을 위해 양국이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미사일 위협 등 국제사회 안보 현안에 대한 협력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윤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군사협력을 논의한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러북 간 군사협력은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한 도발일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의결한 유엔과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윤대통령은 “사우디가 국제무대에서 핵 비확산에 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이의 개발을 차단하는 데 사우디와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