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The Second
Coming)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1865-1939)/후고(後考) 옮김
점점 더 크게 나선형을 그리며 멀어져 가고 있는
사냥 매는 주인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사물들이 떨어져 나가게 되면 중심을 잡지 못하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세상에는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다.
핏빛 어두운 조수(潮水)가
퍼지고,
도처에서 순결한 의식(儀式)이 그 속에 파묻혀버린다.
가장 선한 자마저도 믿음을 잃어버리고,
가장 악한 자는 육욕(肉慾)으로 가득 차있다.
(*; 발톱이 날카로운
사냥 매는 주인이 부르면 곧장 되돌아오지만
육욕에
가득 찬 인간이란 사냥 매는 주님께서 부르셔도 못 들은 척하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모두들
주님을 떠나버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기에
세상은
피비린내를 풍기며 무질서 속에 빠진 가운데 미사는 이어지고 있다.
착하다는
사람마저도 믿음을 잃고 악하기만 한 자는 육욕에 빠져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
확실히 어떤 계시가 가까이 왔다.
분명히 재림이 가까이 왔다.
재림!
그러나 재림을 외치는 사람은 드물고
돌처럼 완고하기만 한 거대한 스핑크스들이 내 시야를 어지럽히고 있다.
(*; 돌처럼 완고한 인간은
주님의 재림을 바라면서도
2000년 동안 바람 쥐
쳇바퀴 돌 듯 주님 주위만 맴돌고 있어 주님의 눈만 어지럽히고 있다)
사막의 모래밭 어딘가에서
사자의 몸과 인간의 머리를 하고
태양처럼 공허하고 무정한 눈을 가진 스핑크스가
넓적다리를 천천히 움직이면
그 주변에는 죽음이 임박한 것을 눈치채고
분노에 찬 사막의 독수리들의 그림자만 어른거린다.
(*; 메마르기만 한 사막
같은 세상에는 완고한 인간 스핑크스들이
공허하고
무정한 눈을 갖고 죽어가고 있고
저승
사자는 독수리가 되어 주검의 냄새만 맡고 있다)
어둠이 다시 내리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스핑크스들이
이천 년의 세월 동안
흔들리는 바위 요람에 누워 깊이 잠들어서도
악몽에 시달렸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사나운 짐승’과
같은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려고
베들레헴을 향해 어슬렁거리며 걸어가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 빛은 있지만 어둠
밖에 없다.
완고한
인간은 2000년 동안 악몽에만 시달려 왔다.
문화를
지켜온 아직 인간이 되지 못한 ‘사나운 짐승들’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면서 또 다시 주님을 찾으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새해는 아무 영문도
모르는 채 밝으려고 하고 있다)
<The Second Coming>
Turning and turning in the
widening gyre
The falcon cannot hear the
falconer;
Things fall apart; the center
cannot hold;
Mere anarchy is loosed upon the
world,
The blood-dimmed tide is loosed,
and everywhere
The ceremony of innocence is
drowned;
The best lack all conviction,
while the worst
Are full of passionate intensity.
Surely some revelation is at
hand;
Surely the Second Coming is at
hand.
The Second Coming! Hardly are
those words out
When a vast image out of Spiritus
Mundi
Troubles my sight: somewhere in
sands of the desert
A shape with lion body and the
head of a man,
A gaze blank and pitiless as the
sun,
Is moving its slow thighs, while
all about it
Reel shadows of the indignant
desert birds.
The darkness drops again; but now
I know
That twenty centuries of stony
sleep
Were vexed to nightmare by a
rocking cradle,
And what rough beast, its hour
come round at last,
Slouches towards Bethlehem to be
born?
첫댓글 잠시 묵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간 수련과 정리에 많은 도움에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