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내년 한국산 화장품 무관세
태국은 아세안 국가 중 화장품 시장이 가장 큰 나라다. 그만큼 저가의 토종 브랜드부터 외국계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산의 경우 내년부터 관세가 없어져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시장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태국 화장품 시장을 분석하고 진출방안을 알아봤다.
◇ 꾸준히 크는 시장
경기가 크게 반등하지 못하는데도 태국인들의 뷰티 및 개인용품 수요는 꾸준해 지난해 화장품 시장은 1737억 밧(50억7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제품군별로는 스킨케어의 비중이 37.8%로 가장 높고 헤어케어(15.6%), 색조 화장품(11.5%)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태국 정부의 다양한 내수 진작책은 시장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6600만 명에 달하는 태국 인구 이외에 연간 3000만 명의 관광객 방문으로 화장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연간 9억 달러에 달하는 스파 및 마사지 산업 활성화도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태국 정부는 작년과 올해 초 내국인 소비 확대를 위해 1만5000밧(460달러) 한도의 구매물품에 대한 세금환급 정책을 시행했다.
다만 지난해 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8%로 다른 아세안 국가보다 저조했고 GDP의 80%를 상회하는 가계부채 비율은 화장품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주요 품목별 특징과 최신 동향
스킨케어 분야에서는 화이트닝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 중인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 증대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가 늘고 있다. 수요가 느는 스킨케어 제품군은 마스크팩, 클렌저, 노화방지용품 및 수분보충제품 등이다. 태국인들의 하얗고 뽀얀 피부에 대한 동경으로 화이트닝 제품 중에서도 의약 기능성 및 피부과 테스트 완료 화장품의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자연주의 제품과 유기농 화장품도 점차 주목받고 있다.
색조 화장품 중에서는 시장의 분산과 한국식 화장법의 유행으로 BB, CC, 쿠션 크림 등이 대인기다. 매출이 가장 큰 품목은 피부 화장품으로 색조 화장품 시장의 54%를 차지한다.
선케어 제품 중에서는 자외선차단지수(SPF)가 높을수록 피부보호가 잘 된다는 인식 하에 로션 타입이 보편적이다. 자외선 차단 제품이 외출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파운데이션, 컨실러, 파우더, BB 및 CC 크림에 자외선차단 기능이 함유된 경우가 많아 생략되기도 한다.
자외선 차단 이외에 화이트닝, 쿨링 등의 기능이 첨가된 제품도 인기다. 시판 중인 제품의 유형은 액체, 크림, 무스, 스프레이 타입 등 다양하지만 더운 나라의 특성상 가벼운 느낌을 선호하며 로션 타입의 자외선 차단 제품이 가장 대중적이다. 매스 제품의 선호도가 월등히 높아 ‘니베아’ 브랜드가 널리 알려졌으며 부드럽고 덜 자극적인 유아용 제품이 성인들 사이에서도 두루 사용되고 있다.
태국인들에게 향수는 개인의 자신감 향상과 사회적 신분과시 수단으로 인식되지만 일상적인 소비비중은 낮은 편이다. 더몰 그룹의 화장품 코너 ‘뷰티홀’은 200여 종의 향수를 구비하고 있으며 외국계 전문 매장의 태국 입점으로 다양한 제품이 침투하고 있다.
헤어케어 분야에서는 컨디셔너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인데 염색 및 환경오염으로 손상된 모발을 가꾸는데 관심을 보이는 태국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컨디셔너는 다국적 기업 제품이 오래 전부터 장악한 시장이지만 유기농 및 천연 제품은 ‘완타이’, ‘카코’ 같은 태국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다.
목욕용품 중에서는 비누, 바디워시, 샤워젤, 탐컴 파우더가 주요 소비품목이다. 태국에서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아부터 성인까지 탈컴파우더를 흔히 사용해 목욕용품 시장에서 탈컴파우더가 차지하는 비중이 29.4%나 된다. 바디워시, 샤워젤 등은 가족용품으로 대용량 구매가 잦고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화의 진전과 건강·위생에 대한 관심 증가는 여성용 세정제, 펌프 타입의 물비누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
◇ 수출입 동향
2015년 기준 태국의 화장품 수입은 전년 대비 15.2% 증가해 9억 달러를 달성한 반면 수출은 7.5% 감소한 16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우리나라 주종 상품인 ‘HS 3304(기초 화장품, 매니큐어 등)’ 제품의 지난해 태국 수입액은 6억4000만 달러에 달했고 올해 1~7월 중에는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한 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기준 수입 대상국 순위는 프랑스, 미국, 일본, 중국, 한국 순이었다. 한국산의 경우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 작년에는 38.5% 증가한 6000만 달러, 올해 1~7월에는 54.1% 늘어난 543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 치열한 시장=기존 브랜드의 제품 혁신과 신규 브랜드 진입뿐만 아니라 온라인 광고 활성화로 태국 화장품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태국 화장품 시장의 주요 회사는 대부분 다국적 기업으로 유니레버, 프록터앤갬블(P&G), 로레알, 암웨이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선실크’, ‘폰즈’, ‘럭스’ 등 대중적인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유니레버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태국 회사로는 베터웨이, 지파라인, 스카이라인유니티 등이 있다. 브랜드로는 직접 판매업체인 베터웨이의 ‘미스타인’이 가장 대중적인데 가성비가 뛰어나고 편의점 등에서도 손쉽게 구매가 가능하다.
색조 화장품 주요 업체로는 베터웨이, 엘카, 로레알, 암웨이가 있고 한국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10여 개의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 유망한 온라인 유통=태국 내 화장품 주요 유통채널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망, 왓슨스, 부츠 같은 드러그스토어, 유통회사 자체 숍, 암웨이, 베터웨이 등으로 대표되는 직접 판매망, 온라인 등이 있다.
대형, 전문 등 매장형 유통망을 통한 구매가 80%에 달해 아직까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테스코, 로투스, 빅시 등 대형 마트를 통한 구매비중이 15.6%로 가장 높다. 프랑스의 화장품 전문 유통채널 세포라, 목욕용품이 인기인 배스앤바디웍스, 화장품 가운데 향수제품이 인기인 빅토리아시크릿 같은 전문형 유통망도 확대 추세다.
비매장형 유통망 중에서는 직접판매 비중이 높고 온라인 유통망은 성장단계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방문판매 등 직접 판매를 통한 매출이 16.3%로 가장 큰 반면 홈쇼핑(1.1%), 인터넷 쇼핑(0.3%)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태국의 모바일 보급률이 이미 전체 인구를 상회했고 올 들어 4G까지 상용화돼 온라인 채널을 통한 구매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 상품분류 및 관세율
태국의 HS코드 분류는 8단위로 10단위인 우리나라와 다르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태국의 품목분류 및 관세율 정보는 관세법령 포털((https://unipass.customs.go.kr/clip/index.do)에서 알 수 있다.
태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을 수입할 경우 지난 2010년 1월부터 발효된 한국-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적용돼 원산지 증명서(AK Form)를 제시하면 FTA 협정에 따른 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올해 12월 31일까지 향수 및 기초 화장품(HS 3303, 3304)의 관세는 3%이지만 데오드란트, 목욕용품, 화장실 방향제품(HS 3305, 3306, 3307)의 관세는 없다. 2017년 1월 1일부터는 ‘HS 3303, 3304’에 무관세가 적용돼 화장품 전 품목이 무세화된다.
이에 따라 한국산 화장품은 관세 측면에서 무세 적용국(중국, 아세안, 호주, 뉴질랜드) 및 일본(2017. 4. 1 전면 무세)과 대등해져 10~30%의 기본 관세율이 적용되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 같은 FTA 미체결국 제품보다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화장품 수입절차 및 인증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는 KOTRA 방콕 무역관에 문의하면 된다.
◇ 진출전략 및 시사점
태국은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식 화장법이 유행하면서 우리나라 화장품의 인지도 및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태국인들은 한국식 화장품의 품질과 디자인의 우수성은 인정하지만 태국-한국 유통가격 차이가 매우 커 실제로는 보따리상이나 한국을 방문하는 지인을 통한 구매 등이 많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2017년 1월 1일자로 우리나라의 모든 화장품이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태국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 진출을 계획 중인 우리 업체들은 진출하고자 하는 유통 채널별로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중소기업이라면 진입장벽이 낮은 온라인 판매망을 적극 활용할 만하다.
빅시, 테스코, 세븐일레븐 등 대형 유통망의 경우 외국 업체로부터 직접 수입하는 경우는 드물고 현지 에이전트를 통하므로 이들과 접촉해야 한다. 뷰티 관련 전시회에 참가해 드러그스토어나 세포라 같은 전문 유통망과의 미팅 기회를 포착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