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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2013.02.22 14:03
그리스철학의 원조인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이유는 위대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너 자신을 알라!'가 그것이다. 위대한 질문은 가장 근본적인 것에 대해 가장 구체적으로 묻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 조직은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어리석어 보이는 게 위대한 질문들의 특징이다.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도 했다. 내 삶의 의미는 내가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는 데서가 아니라 얼마나 자신의 삶을 진실되게 반추하며 살아가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사람이 낫고 만족한 바보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말한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도 소크라테스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공'인 동시에 '작가'이다.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교훈을 얻으면서 살아갈 때,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위대함은 그가 인간의 연약함을 절감하며 겸허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그리스 소피스트인 프로타고라스)라며 이 세상 모든 진리의 중심에 인간이 있으며, 인간이 아는 것만 세상에 존재한다는 당대의 소피스트들과 논박을 벌였다. 그들의 주장은 교만의 극치요, 상대주의의 극단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소크라테스는 이들을 한 명 한 명 논리적으로 논파한다. 방법은 상대방의 말을 일단 들어주고 인정해주면서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산파(産婆)인 모친의 영향을 받아 창안한 변증법적 산파술을 통해서 스스로 자신의 무지(無知)를 깨닫도록 한 것이다. 소크라테스식(式) 교육철학은, 스승은 학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는 근대 대학의 정신으로 이어졌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급변하는 세상에서 속도가 뒤처지면 도태된다. 그렇게 될까 봐 우리는 늘 불안해하며 '속도, 속도'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방향'이다.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속도만 내면, 엉뚱한 곳에서 무너지기 십상이다. 어떻게 해야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을까?
먼저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소크라테스가 던진 이 한마디는 우리 삶의 현 위치를 정해준다. 그래야 방향이 보이고 목표 설정도 가능해진다. "우리 조직은 무엇을 하는 곳이며 무엇을 지향하나?" 리더는 이 우문(愚問)을 항상 던져야 한다. 그래야 조직의 방향이 보인다. 그리고 그쪽으로 빠르고 바르게 향해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소크라테스는 지금도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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