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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부조금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요? 그 기원은 알 수 없으나 부조금은 서로 간의 관계를 강화하고, 사회적 연대를 나타내는 역할을 했기에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리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개중 조선시대의 부조금 문화에 관해서 알아보려고 하는데, 조선 사회 특성상 장례식과 제사를 많이 중시하기에 장례식에 많은 부조금이 모였고, 결혼식에도 부조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인 금액은 꼼꼼히 기록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부조금 액수를 정하는 마을 규정까지 있었다는 것인데, 조선시대의 양반들은 자신들이 거느리는 마을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규약을 만들었습니다.
이 규약은 대체로 북송 시대부터 내려오는 『남전여씨향약(藍田呂氏鄕約)』과 이를 중국 남송(南宋)시대의 성리학자 주희(朱熹)가 보강하여 만든 『주자증손여씨향약(朱子增損呂氏鄕約)』을 참고해 현지 사정이나 다른 지역 규약을 고려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이 중 『주자증손여씨향약』에는 “혼례에 축하해주는 것이 마땅하고, 축하할 시에 선물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때 줄 수 있는 선물에는 음식과 술, 옷감, 과일 등이 있었고, 수량에 대한 상한과 하한도 정했습니다. 다만, 결혼식에 반드시 갈 필요는 없고, 부조만 보내도 된다고 했습니다.
조선에서 만든 향약도 이를 현지화해서 결혼식에 내야 하는 부조금 액수를 구체적으로 정했습니다.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은 1475년경 태인 지역에서 만든 향약 규정을 계승했다고 추정되는 『태인고현동향약(泰仁 古縣洞 鄕約)』이 있는데, 인당 백미 7홉으로 규정했습니다.
기타 다양한 향약에서는 개인당 결혼 부조금을 적게는 백미 7홉에서 많게는 5승까지 규정했고, 닭이나 대구 등 고기와 생선으로 규정한 곳도 있었습니다. 돈으로 규정하지 않은 이유는 조선의 화폐 정책이 오랜 기간 자리 잡지 못해서 동전이 보급된 후에도 쌀이나 식량 등을 통해 물물교환을 많이 했기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 한 달 평균 식비는 66만 원이라고 하니 하루에 약 2만 2천 원을 쓴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7홉은 하루 식사량의 절반이니 대략 1만 원 정도로 추정해볼 수 있고, 5승은 50홉이므로 대략 7만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에 따라 1만 원에서 7만 원이 조선시대 때 내는 축의금 액수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현대와 비교했을 때 적은 액수로 보이지만, 현대의 결혼식보다 부담하는 금액이 적었을 것이므로 합당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모인 부조금은 얼마나 됐을까요?
축의금 내역을 적은 부조록(부조기, 부전록이라고도 함)을 보면 내역이 많지는 않았던 것인지 장수가 많지는 않고, 대략 한 건당 1권, 그것도 1~4장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대와 같이 원 단위로만 적는 것이 아니라 각종 물품을 상세하게 적어야 했음을 고려하면 그 양이 적은 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게시글 사례는 강원도를 바탕으로 했다고 합니다)
실제 부조한 사람의 수도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강릉 김씨(江陵 金氏) 삼척파(三陟派) 향길댁에 남아있는 13건의 부조기(*결혼식 12건·잔치 1건)를 살펴보면 부조자 수가 많은 경우 90명 정도이고, 적으면 10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집안이 당시 지방의 유력 가문임을 생각해본다면 상당히 가까운 사람들만 부조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부조한 물품의 종류는 매우 다양했는데, 쌀이나 벼, 보리, 참깨, 콩 등 곡식류부터 시작해서 술, 떡, 닭, 개, 감, 대추, 밤, 배, 대구, 북어, 전어, 젓갈 등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보다시피 대부분 먹을 것이고, 술과 닭, 곶감, 떡, 달걀이 많았다고 하며, 돈이나 촛불, 옷 등의 물품을 보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고 합니다.
이들을 요즘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추론하기 어려운데, 이 기록이 강원도에서 만들어진 것인 만큼 쌀보다는 다른 식자재를 부조금으로 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양으로 살펴보면 술은 1동이를 부조한 사람이 제일 많았고, 곶감은 대체로 2줄, 달걀은 10개 정도를 부조했다고 합니다.
자료 출처: <사물궁이 잡학지식>에서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