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경에는 영동고속도로 주변에는 집이 면 단위외에는 없었습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산골이었고 허허벌판이었습니다.
눈을 감고 있던 처녀가 가방을 열더니, 청포도를 꺼내어 나 보고 또 자시라고 합니다.
"와 이 가을에 청포도라니 ! 감사합니다."
나는 포도 한 알을 따서 입에 넣고 혀로 눌러 터뜨려 달콤한 즙액을 빨아먹습니다.
`내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하였으니
내 그를 맞아 이 청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흠뿍 젹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 두렴.`
나도 모르게 이육사님의 청포도시가 흘러나옵니다.
이육사 시인은 (1904년 ~1944년) 경북 안동 출신입니다.
독립운동가 이기도 한 우리나라를 무척 사랑하신 분이며 대구 형무소에 수감된 죄수번호가 264였습니다.그리하여 이육사로 불려집니다.
원래 이름은 `원록` 입니다.
후에 중국 베이징 감옥에서 영면 하십니다
굳게 닫혀있던 철옹성도 같은 공통분모 앞에서는 문이 열리나 봅니다.
처녀가 화들짝 놀라
"어머나 그 이육사님의 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예요"
라고 하는게 아닌가?
"아 시를 좋아하시는군요"
"선생님은 시인이셔요?"
"아닌데요"
"그러면 작가세요?"
"아닌데요"
"그러면 화가세요?"
"아닌데요"
도무지 열릴것 같지 않던 처녀의 입에서 속사포같은 질문을 쏟아냅니다.
"그럼 뭐 하시는 분이세요?"
"제가 뭐 하는 사람같아 보이나요?"
"제가 몰라서 묻잖아요?"
처녀의 목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맑고 아름답게 들립니다.
"아 그렇군요 저는 피아노 학원을 하고 있아요"
"아 역시 예술가시군요 선생님은 예술가 타입이셔요"
우리는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처녀의 집은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에 살고 있으며
그리고 아버지가 해안면의 군 장성들과 친하여 그들에게서 이 청포도를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버스가 밤 10시경에 서울 상봉동 터미널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상봉터미널은 아직도 공사중이라서 그런지 밖으로 나오는 길이 어수선하고 좁은 길 양쪽에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나는 처녀에게 송편과 청포도를 얻어 먹은 답례로 서점에 들러 책을 한 권 사 주자 기뻐합니다.
처녀는 내가 다리를 절름걸이는 것을 봤을텐데 애써 모른척 합니다.
나는 솔직하게
`다리가 불편하신가봐요`
라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뭘 이제 헤여지면 그만인걸`
"오늘 덕분에 여행 즐거웠어요 안녕히 가세요"
라고 하자 처녀도
"저도 즐거웠어요 선생님 안녕히 가셔요"
라고 합니다.
내가 돌아서 가려는데
"저기요"
"예?"
"저어 전화번호 좀 가르쳐 주실래요?"
"예? 아 예"
나는 종이에 나의 피아노 학원의 전화 번호를 적고 내 이름 정세근을 써서 주었습니다.
"이름이 누구시지요?"
"저는 김미옥이예요"
(계속)
첫댓글 약방에 감초가 빠지면 안되는데
앙꼬없는 찐빵을 누가 먹어요?
지바고 닥터님 어서 라아라님 보내 주셔요
보고 싶어요 훌쩍 훌쩍 으앙~
조금 있으면 청포도 익어가는 계절이 오는군요,
이육사님의 수의 번호까지 알고 계시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네요,
김미옥씨에 좋은 감정~
밤새 잠 못이루시고 계시지는 않으셨는지요 ~ㅎㅎ
아니면 그 분과 백년 해로 하고 계시는지~
형광등님이 살아오신 인생 드라마.
점점 궁금해집니다,
수지니님 어서오세요
일찍 일어나셨네요 하하하
감사 좋은 하루 되시고요
아하 이육사 시인님께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지신 거였군요.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버스 안에서 아름다운 교감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네요.ㅎㅎ
형광등등 님의 핑크빛 사연이 그렇게 시작이 되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송초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참 부지런도 하셔아 하하하
그 시를 다 알고 계시는 군요
옛날 시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지요
좋은아침입니다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아니
264 수감시절 번호였다니?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김미옥 아가씨가 양구의 해안이군요
에고
옛날 생각이 납니다
양구에서 군생활을 했기에...
해얀의 선착장에서 춘천으로
배 타고 나오고 들어가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김미옥씨와 좋은 만남을 기대해 봅니다
사랑벼리님 우리는 알고보면 어디엔가 다 걸리는 인연이 있어요 하하하
양구군해안면에 펀치볼이 또 있지요 하하하 감사
우리네 사람들 인연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인연이 아니라면 비록 청혼을 받았다 하더라도 비껴가는 듯 싶더라구요.
김미옥님과 같은 느낌 같은 생각이 일치하는 걸 보면 형광님과 좋은 인연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
어서오세요 순수수피아님 감사합니다.
하하하 님과 여기에서 만난것도 인연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많은 좋은 분들과 만나 참 좋답니다 모두에게 감사
그렇죠
사랑엔 싯귀가 아니 빠질 수가 없겠지요
거기다 육사님 시 청포도라니
푸른 시절 푸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구만요 ㅎㅎ
운선님 오셨어요?
하하하 남의 시를 가지고 인연이 생겨 좀 이상하답니다 하하하
처녀가 건네준 청포도와
이육사의 청포도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청포도가 알알이 익어가듯
두분의 사랑이 익어가기 시작했군요..
그 사랑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영글어가는지 담 편이 궁금해집니다.
모렌도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처녀도 그 시를 좋아했고 저도 좋아한 것이 우연의 일치입니다. 하하하
찾아주심에 감사드리며 좋은 하루 되소서
사랑 이야기는 관심들이
모두많습니다
재미 있네요 ᆢㅎㅎ
어서오세요 초코릿님 님은 어떤 사랑을 원하시는지요?
저는 매사에 적극성이 부족해 항상 다 놓쳐 버려요 하하하
"그차가 아니다."란 속사김이
김미옥 처자를 만나게 하기위한 어떤 보이지 않는분의 멧세지 같습니다.
어떻게 전개될지 기다려집니다.
어서오세요 수지사랑님 감사합니다.
모두 다 꿰뚫고 보시네요, 어찌했으면 좋지요? 하하하
잘.되었네요.
하느님 음성을 들으신것에
이런일이 있을거란 짐작이 들었읍니다.
가슴이 두근반.서근반 하였겠 네요.
아유 그런데 처녀와 저와 차이는 아버지와 딸 같은 차이입니다.ㅎㅎㅎ
양구펀치볼 둘레길에서 찍은 노랑제비꽃 올리고 갑니다.
두분의 인연이 고운 사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시길 빕니다^^
노랑제비꽃의 꽃말은
수줍은 사랑, 농촌의 행복이랍니다♡
와 자하님 귀한 펀치볼 사진이군요 감사하니다.
앞으로 펀치볼 이야기가 나와요 하하하
이야기는 점점 흥미를 더하고 다음 회를 기다리는 어린시절 만화를 보는듯 합니다.
글 고마워요.
유곡가인님 어서오세요
부족한 글인대도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청포도까지나.....
그리고 이육사 선생의 시에......
송편 아가씨가
청포도 아가씨가 되고
이제 시향을 머금은
그 무엇이 되어 형광등등님의 가슴에 담기었군요.
종이등불님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저는 초창기라서 그런지 아직 처녀에게 별 관심이 없었어요 하하하
사람의 인연이란 정말 모를 일이에요^^
아리따운 아가씨 미옥님과 중년의 세근님이 이렇게 인연이 이어질 줄 짐작이나 했겠어요!
처음엔 눈만 감고 있던 아가씨가 이육사님의 청포도를 읊는 님에게서 님의 예술적 분위기를 알아본거지요^^
두 분이 나이 차는 많지만, 아주 잘 어울리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앞으로의 이야기 너무 궁금합니다.
제가 요즘 소설같은 님의 역사에 푹 빠졌습니다.
이리 큰 즐거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누리님 아유 이를 어쩌나 그냥 문학인데....
앞으로 이상한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혹시 실망하시면 어쩌나 걱정 하하하 감사
하 하 하 ~ 글맛이 구시해요 잘보고갑니다 ~
어서오세요 정노식님 저와 같은 성씨라서 더욱 반가워요
부족한 글인데 찾아주심에 감사드려요 ^)*
분이님은요?
자고로 여자는 예뻐야 하나봐요
안녕하세요? 혜자님
님은 모든게 다 궁금하신가봐요 하하하
ㅜㄴ이는 그 후 몰라요
찬조주 하느님께서 하와를 처음 만드실 때부터 여자를 아름답개ㅔ 만드셨지요
평생 서로 사랑하며 살도록
전번도 주셨군요.
청포도 사랑 ㅡㅡ노래가 생각납니다.
나나앤님 감사합니다. 늦어 죄송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