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가 올 스토브리그 시작과 함께 흥미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일명 ‘투수 맨투맨 지도’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기아는 투수 코치들을 대거 영입, 투수 코치 왕국을 건설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중 김봉근 코치가 SK로 떠나자 기아에는 문희수_신동수 단 두 명의 투수 코치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최근 구단은 ‘팔색조’ 조계현(전 KBS 해설위원)을 신임 투수 코치로 임명한 데 이어 일본인 코치 이케우치 유다카 전 주니치 투수 코치와 계약을 했다.
기아는 LG서 은퇴할 이광우도 조만간 코치로 영입한다. 여기에 올해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던 재일동포 주동식 씨도 내년에 그대로 고용할 계획이다.
여기까지가 무려 6명이다. 이상윤 수석 코치도 예전에 명 조련사로 활약한 것을 고려하면 기아의 투수 코치는 7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왜 이렇게 투수 코치에 집중 투자하는 것일까. 정재공 단장은 “선수 구성으로 보면 대강 야수 30명에 투수 30명이다. 그런데 야수 쪽에는 7∼8명의 코치가 있는데 투수 쪽은 2∼3명이 전부다. 올해만 해도 우리 팀의 투수는 32명이다. 보강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훌륭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좋은 스승을 먼저 앉히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투수 코치가 늘어나면서 가을 훈련장의 지도 방식에도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언더핸드는 주동식 인스트럭터와 이케우치 코치, 좌완은 신동수 코치, 변화구 등 구질 개발은 조계현 코치가 맡는 식이다. 재활 투수들을 위한 전담 코치도 생긴다. 과연 이 실험은 어떤 결과를 나을까. 내년 시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