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자기 성향에 따라 언론사를 골라 지원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트겐]

안녕하세요?

아직 준비는 거의 못했지만 차차 공부하는 셈 치고 올해부터 지원을 시작한 초보 언시생입니다.

지금까지 서류합은 4번 정도 됐고, 그 중 논작/상식은 1번 봤는데요. 채용공고를 살펴보다 글 한번 올려봅니다.

현직 기자인 선배들의 조언이나, 다른 기자분들이 쓰신 책을 보면 결국에는 회사의 성향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성향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몇몇 보수성향 신문사에는 지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전에 같이 스터디를 하던 어떤 분도 비슷하게 '지원불가 리스트'를 갖고 있더군요. 다만 저와 정반대의 기준을 갖고 계셨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언론사의 성향이 보수로 구분되는 만큼 제 경우를 많이 걱정해주시더라구요. 결국엔 넣을 곳이 없다구요. 맞는 소리 같지만 아직은 준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원하는 곳에 적절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상반기라 많이 뜨지도 않는 것 같구요. 다만 앞으로의 지원이 살짝 걱정이 되긴 합니다.

최근 계속된 고민은 경제지에 지원하는 것이었는데요. 경제지들이 대부분 기업친화/노동계에 대한 반감을 보이면서도 흔히 진보/보수로 구분되는 진영논리를 그대로 따르지는 않기 때문에 애매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지나치게 시장논리만 강조해 정치적 해결을 가볍게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언론보다는 정보 자체를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그나마 호감을 갖고 있었던 매경의 공고를 마감 몇 시간 전에 발견해서, 다른 지원서를 쓰다말고 바로 지원하게 됐습니다.(매경 주최의 대규모 세미나를 참석한 바 있어서 호감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렇게 시작하게 됐으니, 경제지는 계속 지원하게 될 듯합니다.

그런데 최근 공고가 뜬 조선비즈의 경우 경제지이기도 하고 구독을 취소하기 전까지는 재밌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이 꺼려지네요. 위에 쓴 지원불가 리스트 중 하나가 조선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만, 업무가 긴밀히 공조되는 것 같지도 않는데 괜히 기분이 그렇네요. 뭐 기분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지금 준비도 많이 안돼있고 이미 몇 개 지원한 상태라 조선비즈 지원은 안하게 될 거 같습니다. 다만 이렇게 지원을 안하는 것이 그저 별 이유없는 감정 때문인 것 같아서 조금 혼란스럽습니다. 매경은 지원하는데 조선비즈는 성향 때문에 안한다니 그건 무슨 어불성설입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 글을 남겨봅니다. 이런 것에 관련해 고민하시는 분이 많은가 하구요.    

물론 각 언론사의 기사의 수준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스터디원의 경우 저와 전혀 다른 '불가리스트'를 갖고 있었지만 재밌게 스터디를 했구요. 작년에 붙었던 한 선배는 '한겨레/조선'은 지원을 안하겠다는 기준이었는데... 그건 나름의 평가가 들어있겠군요. 

다만... 최근에는 천관율 기자님의 어떤 포스팅을 봤는데요. 최근 총선 이후 종편과 보수지의 극적인 태도변화를 두고 조롱을 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러지 말자고 하시더군요. 그것도 언론사 안에서 각고의 노력끝에 겨우 느슨해진 상황을 틈타 목소리를 낸 것일 수 있다구요. 물론 그냥 극적인 태도변화일 수도 있겠다고 덧붙이셨지만...

하여 위에 쓴 제 상황에 대한 생각이나, 본인의 입장을 공유해보면 어떨까 해서 글을 올립니다.

[비트겐]

비댓이라 사라졌군요.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경제지에 대한 고민은, 제가 전에 했던 활동들이 노동문제와 관련이 많았어서 정체성 혼란과 비슷한 듯합니다. 말씀하셨다시피 이렇게 생계과 관련된 상황에 직면하다보니 그런 정체성이 얼마다 치밀한 것인지 반성이 되네요. 어딜 가든 회사의 성향과 완전히 맞는 사람은 없을테고 신념을 굽히는 일은 생기리라 봅니다. 다만 그런 일이 잦아지면 관성에 따라 업무만 지속하는 기자가 될까 두렵네요.(붙기에는 멀었겠지만) 다만 자신이 납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면, 확실히 제 생각이 무엇인지 따져봐야할 것 같고 이를 위한 공부도 많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응원/조언 감사합니다! 화이팅!

[비트겐]

음.. 확실히 그런답변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이직도 잦다구요. 아, 그런데 '티X'라면..?

[출중한남성]

티비조선 아닐까요 ㅎㅎ

[aa11]

요즘 경제지 특히 매경이 조선보다 더 해요 ㅋㅋㅋㅋ 신문 보시면 아실텐데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