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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7.08 11:32
조현병은 조기에 치료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불렸던 조현병은 느슨해지거나 너무 팽팽한 현악기의 줄을 잘 조율하면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듯이 회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담은 명칭이다. 조현병은 현악기의 줄이 조율되지 않은 상태로 해석될 수 있다. 조현병은 도파민 이상으로 생기는 병으로 전 인구의 1%가 앓는 병이다. 약물치료를 꾸준히 하는 것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적절한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
조현병, 도파민 과잉 탓
조현병의 발병 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유전적, 생물학적 취약성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조명되고 있다. 즉, 타고난 생물학적 취약성이 덧붙여 극심한 스트레스, 트라우마 같은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결합됐을 때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조현병은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과잉과 관계가 깊다. 도파민 과잉은 망상과 환청의 병리기전에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약물은 주로 과도한 도파민을 낮추는 약물이 사용된다. 하지만, 조현병은 도파민 외에도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글루타민과 같은 물질의 불균형과 연관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최근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조현병이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전과 예후를 보이는 질환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다양한 유전자들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환경적인 요인이 개입되면서 경과와 증상의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병 시작은 10대... 주의 깊게 봐야
조현병은 약물치료, 심리 및 행동 치료를 시작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문제는 조현병 환자가 자신의 이상 상태를 인정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다수 조현병 환자들은 자신이 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기에 치료실의 문턱을 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럴 때는 보호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로 환자를 진료실로 이끌어야 하는데, 이 과정 중 보호자는 환자가 받을 충격, 원망 등을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의와의 대면이 치료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에 일단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섰다면 긍정적인 상황으로 발전할 소지가 크다.
만약 치료가 계속 늦어진다면 환자의 뇌 상태가 망가져 증상이 심해지고, 치료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조현병이 최초로 발견하는 시점인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초반의 청년층의 정신건강 상태는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는 조현병이 발병하기 쉽고, 방치 시 뇌 손상이 심각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10대들의 경우 조현병이 발병하더라도 스스로 이를 자각하지 못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향후 학업에 문제가 생길뿐 아니라 사회성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소지가 많다.
배승민 교수는 “과거와 달리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의 불균형 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약물이 다양하게 개발돼 환자가 치료의지만 가진다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며 “소아나 청소년의 경우 정신기능이 계속 발달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학습, 사회적응 기술 습득, 대인관계기술 등 사회적응력 습득이 또래와 많은 차이가 벌어지게 되므로 조기치료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꾸준한 약물 치료가 관건
조현병은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한 관리가 관건이다.
초기 단기로 볼 수 있는 급성기에는 충분한 양의 약물로 증상을 신속히 호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후 증상이 효과적으로 조절되면 안정기에는 서서히 투여 용량을 줄인다. 또한 유지기에서는 호전 상태를 유지하면서 재발을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효과는 최대화하는 것이다. 모든 약물이 그렇듯이 조현병 치료 약물도 일부 부작용이 존재한다. 주로 졸림, 입마름, 어지럼, 변비, 체중증가, 눈의 초점조절이 느려지는 등의 증상과 움직임이 둔해지고, 손발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종훈 교수는 “최근 개발된 약물들은 기존 약물의 부작용은 개선하고, 치료 효과는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따라서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서 일반인과 같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100명 중 한 명 걸리는 조현병, 치료 왜 중요한가>>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8/2019041801026.html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 등을 겪는 정신질환이다./사진=조선일보 DB
17일 경남 진주 아파트에서 방화를 저지른 뒤 흉기 난동을 부려 20여명의 사상자를 낸 40대 남성이 과거 조현병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져 조현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현병 있다고 공격적인 것 아냐
조현병은 전두엽에 이상이 생겨 이성적인 판단을 하거나 충동 등을 조절하기 어렵고, 망상·환청과 같은 증상을 겪는다. 이로 인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타인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나 모든 조현병 환자가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조현병과 무관하며,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기 전 이웃 주민에게 시비를 걸거나 오물을 투척하는 등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 중에서도 약을 제대로 먹지 않거나,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동반됐거나, 알코올에 중독된 환자 등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크다.
◇100명 중 한 명 걸려… 초기에 치료를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100명 중 한명, 즉 인구 1%가 걸리는 흔한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현실에 대한 왜곡된 지각, 비정상적 정서 체험, 사고 및 행동의 총체적 손상 등이 있다.
조현병은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때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병적 증상이 처음 생긴 후 치료를 받게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이 길어질수록 질병의 경과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조현병은 보통 청소년기부터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발병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두통, 체력저하 등 신체 증상과 불면, 우울감, 주의력 저하, 인간관계 회피 등이 있다. 가족들이 이러한 증상을 단순히 사춘기 문제나 스트레스 탓으로 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보다 빨리 개입할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만일 외부로부터 오는 감각에 예민해지거나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자신과 관련지어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면 약 30% 정도에서 1년 안에 조현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 조현병을 진단받으면 무조건 입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현병 치료에 있어 입원은 초기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상황,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 치료를 거부하는 상황에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조현병의 경우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3분의 2에서 중간 이상의 양호한 경과를 보인다. 또한 치료 예후가 좋지 못한 환자들일지라도 일부에서만 공격성을 보이며 이 또한 꾸준한 치료와 재활을 받으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조현병은 여러 원인과 발병 기전 등에 따라 증상과 경과가 천차만별이다. 일부 조현병 환자의 행동을 전체 환자의 특성으로 확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8/201904180102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