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연주회의 감동스토리
샤르비네는 노래도 잘 부르고 악기연주 솜씨도 뛰어난 선녀였다. 틈틈이 내 앞에서 즈후라는 악기를 타면서 노래를 불러주곤 했는데, 천상의 목소리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선녀의 노래 솜씨였다.
샤르비네는 목소리만 아름답지 않고 춤 솜씨도 신의 경지에 달해 있었다.
즈후라는 악기는 아주 가는 열여섯 줄의 현으로 이루어진 악기였고, 손가락을 이용해서 현을 타면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신비한 소리가 우주의 진동을 타고 그윽하게 울려 퍼졌다. 그렇게 신비한 악기를 연주하면서 슬프고 애절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샤르비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가슴에서 북받치는 감정이 샘솟곤 했다.
그렇게 천상의 목소리와 즈후의 신비한 연주솜씨를 가진 샤르비네가 뜻밖에도 나에게 가상 연주회를 가지자고 제안했다.
가상연주회는 작업실에 마련된 가상의 무대에서 가상의 청중을 상대로 한 연주회였다. 가상의 청중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이 아니라 가상현실 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인물들로, 가상의 공간에서는 아무리 많은 청중도 손쉽게 초대할 수 있었다. 가상무대의 연주회라고는 하지만, 실력이 만만찮은 샤르비네와 함께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한다는 자체가 부담됐지만 샤르비네가 간곡하게 부탁해서 시키는 대로 따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평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하모니카나 기타 정도였는데, 하모니카 비슷한 악기를 너사미 신선마을의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수소문 끝에 인조인간을 시켜 빌려오도록 했다.
하모니카 비슷한 악기였지만 구조와 음색이 많이 달랐다. 구버드란 악기였는데 제대로 소리도 내지 못하고 내가 만지작거리고 있자 샤르비네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소리도 잘 못내는 걸 보니 자신이 없나 봐요?"
나는 얼굴이 붉어지며 약간 볼멘소리로 대꾸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사양했던 것인데 이게 무슨 망신이오?"
샤르비네는 여전히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남자가 한 번 결심을 했으면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악기의 소리조차 제대로 못내는 데 어떤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지구 인류들이 사용하는 속담도 모르나요?"
샤르비네는 빙그레 웃는 표정을 짓더니 작업실과 연결된 가상의 문을 열고 가상의 방으로 들어가 늘씬한 미녀 한사람을 데리고 나타났다. 가상의 공간에 살고 있는 가상의 존재였다.
현실 세계에서는 살 수 없고, 가상의 공간, 가상의 세계에서만 살아가는 가상의 존재. 그녀의 이름은 누우시라 했다.
가상의 방에서 누우시를 데려온 목적은 나에게 구버드 악기를 연주하는 법을 지도해 주기 위해서였다. 누우시가 구버드 악기를 입에 대고 불기 시작하자 애간장을 태우는 듯 간드러진 음률이 작업실 방안을 진동시켰다.
그리고 나에게 구버드 악기를 입에 물려주며 부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아주 짧은 시간에 누우시가 알려주는 대로 구버드를 입으로 불자나도 놀랄 만큼 아름다운 음률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구버드를 연주하는데 자신감이 붙은 나는 샤르비네와 함께 수많은 가상의 청중이 바라보고 있는 가상의 무대에 섰다. 가상의 무대가 설치되어 있는 가상의 방에는 어디서 운집되었는지 모를 가상의 청중들이 수천, 수만에 달하게 동원되어 있었고,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게 우리들의 연주를 기다리고 있는 표정들이었다.
샤르비네와 내가 가상의 무대에 올라서서 함께 인사를 하자 가상의 청중들은 우리들을 향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가상의 청중들 앞에서 나는 구버드를 불고 샤르비네는 즈후를 탔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악기가 놀랄만한 하모니를 연출하며 신비로운 음률을 만들어 냈다. 연주가 끝나자 청중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처음처럼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가상의 청중들로부터 받는 박수였지만 기분은 매우 좋았다.
합주가 끝난 후 샤르비네가 혼자 무대에 서서 즈후로 연주를 하면서 독창으로 노래를 불렀다. 샤르비네의 애절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청중들이 숙연해졌다. 가상의 청중들은 숫자가 5만 명으로 집계되었다. 그 많은 청중들이 샤르비네의 노래 소리에 취해서 숨소리도 제대로 못내고 일제히 무대를 향해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표정들이 장엄하게 느껴졌다.
샤르비네의 노래가 서너 곡 끝나고 내가 다시 샤르비네의 권유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한 곡 뽑았다. 세상을 먼저 떠난 동생이 그리울 때마다 불렀던 이별이란 주제의 노래였는데, 내가 노래를 부를 때 자동으로 노래에 맞춰 어떤 악기로부터 반주가 흘러 나왔다.
지구인의 노래가 샤르별에 알려져 있지 않았을 텐데 노래에 맞춰 반주가 흘러나오는 현상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가상의 청중들은 샤르비네가 노래를 부를 때보다 나의 노래를 듣고 더욱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었다.
나의 노래솜씨는 샤르비네를 따라갈 순 없었겠지만 애절한 감정이 청중들의 호응을 얻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가상의 무대. 가상의 청중들 모두 4차원 가상프로그램에 의한 가상현실세계에서 만들어내는 연출이지만 모든 느낌은 실제와 다르지 않았다.
가상무대를 체험하고 나면 실제무대에서도 강해졌는데, 가상무대란 반드시 노래나 악기연주만 발표하지 않고, 웅변, 강연, 세미나 등 가상무대에서 발표할 수 있는 주제는 제한이 없었다.
가상무대 발표회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재능과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는데, 청중들 앞에서 말솜씨가 부족한 나는 웅변이나 강연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자주 가상프로그램의 가상무대에 서곤 했다.
가상무대 게임장치는 샤르별의 가정이나, 공동문화시설, 휴게소 등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어서 편리했고, 가상무대 발표회는 반드시 가상청중만 동원하지 않고 친구나 지인들을 초대할 수도 있었다. 가상공간의 청중석에는 가상청중과 현실의 존재들이 함께 동석해서 발표회를 관람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샤르별의 존재들은 가상현실세계와 현실세계를 공존시키며 신선놀음을 즐기고 있었고, 신선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4차원 문명세계를 살아가고 있었다.
4차원 문명세계의 메세지 4 <빛의나라, 4차원 문명세계 샤르별> - 박천수著
첫댓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 ^^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이별은
패티김의 이별을 부르셨을까?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
아 그런가요 ^^
생각나는 ..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