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389027?cds=news_media_pc
대통령님을 위한 반도체 특강, 오늘 강의는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해 망신을 샀던 바로 그 단어, RE100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 당시 워낙 화제가 됐으니까 RE100이 뭔 지는 이미 잘 아실 거라 생각했는데, 대통령님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기존 30.2%에서 21.5%로 8.7%포인트로 낮추는 걸 보고 아직도 RE100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신 것 같아 이렇게 따로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RE100은 Renewable(재생) Electricity(전기) 100%의 줄임말입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국제 캠페인인데, 영국의 다국적 비영리기구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 주도로 2014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가입한 회사를 보면 미국의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우리에게 익숙한 회사가 많습니다. 일본의 소니와 엡손도 회원사이며, 독일의 BMW와 지멘스도 가입되어 있습니다. 2023년 4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401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습니다.
한국 회원사들, 재생에너지 사용율 2% 불과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KT, 네이버 등 29개의 기업이 RE100에 참여했습니다. 참여 기업 수로만 보면 미국, 일본, 영국 다음인 세계 4번째입니다. 그럼 한국 회원사들의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얼마나 될까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회원사들은 일년에 2만 981GWh(기가와트시)를 사용하면서 재생에너지로 400GWh를 충당하여 재생에너지 사용율은 고작 2%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보고서는 맨 앞 요약 페이지에 한국(2%), 중국(32%), 일본(15%) 및 싱가포르(26%)가 재생에너지 사용이 가장 시급한 나라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한국의 2%는 32%의 중국과 26%의 싱가포르와 나란히 적어 준 게 민망할 정도로 낮은 수치입니다.
전체 내용을 쉽게 요약해 드리자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회사로부터는 아무 것도 사지 않을 수 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고작 애플 하나 때문에 우리 나라 에너지정책을 손볼 수 없단 생각을 하시나요? 독일의 자동차 회사 BMW는 2018년부터 배터리 공급사에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조건을 맞출 수가 없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해외 공장에서 만든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삼성전자 해외 사업장의 경우 재생에너지 사용율 100%를 달성한 곳이 여럿 있다는 겁니다. 미국, 유럽, 중국의 사업장들은 이미 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했습니다. 브라질에서는 90%가 넘고, 멕시코에서도 71%가 넘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낮은 재생에너지 사용율이 그 17%의 주된 이유라는 거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그 긴 세월이 필요하다는 겁니다.